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개발에 주목하고 있다. 면역항암제로 주목받는 세포·유전자 치료제는 다양한 암종 치료제로 확대될 전망이며 관련 시장 규모도 대폭 성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개발에 주목하고 있다. 면역항암제로 주목받는 세포·유전자 치료제는 다양한 암종 치료제로 확대될 전망이며 관련 시장 규모도 대폭 성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개발에 주목하고 있다. 면역항암제로 주목받는 세포·유전자 치료제는 다양한 암종 치료제로 확대될 전망이며 관련 시장 규모도 대폭 성장하고 있다.

7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종근당·메디포스트·큐로셀 등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세포·유전자 치료제에 주목해 임상 혹은 관련 기업 인수에 나서고 있다.

세포·유전자 치료제는 몸속 면역세포와 유전자를 조절해 각종 질환을 고치는 방식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세포치료제는 사람 또는 동물의 살아있는 세포를 체외에서 배양·증식하거나 선별하는 등 생물학적 방법으로 조작해 제조해서 세포와 조직 기능을 복원시키는 의약품이다. 세포치료제는 암 치료 부문에서 임상개발이 활발하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최근 전체 항암 치료 임상의 60%가 세포 기반 면역항암제 임상시험 일정도로 시장 확장세가 크다. 관련 투자 금액도 지난해 240억달러(30조 4000억원)를 기록해 2020년 188억달러에 비해 27% 늘었다.

유전자 치료제는 유전물질을 함유한 의약품으로 치료 유전자를 투여해 유전자 이상을 교정하는 형태다.

시장이 급성장하자 전통 제약사와 바이오업체들이 세포·유전자 치료제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

먼저 종근당은 세포·유전자 치료제 개발 기술을 보유한 ‘이엔셀’에 전략적 투자를 하며 세포·유전자 치료제 시장에 뛰어들었다. 종근당에 따르면 이엔셀은 2018년 설립된 CMO 기업으로 임상시험에 쓸 수 있는 세포와 바이러스를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현재 14개 회사의 임상용 의약품을 생산하고 있다.

종근당은 이엔셀에 전략적 투자를 하고 이엔셀의 세포·유전자치료제 개발 경험과 생산 기술을 활용해 카티세포(CAR-T·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 치료제와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 기반 유전자치료제 등을 연구할 계획이다.

종근당은 항암제 개발 등에 필요한 글로벌 임상, 이엔셀은 유전자 치료제의 공정 개발과 후보물질 및 임상 시료 생산을 각각 맡기로 했다.

국내 바이오벤처인 ‘큐로셀’도 카티세포 치료제 후보물질 ‘CRC01’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앞서 큐로셀은 지난해 10월 임상을 통해 CRC01을 투여한 환자 9명 중 7명에게서 암이 완전히 사라지는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면역 항암제(우리 몸의 면역 체계를 이용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치료제)의 일종인 CAR-T 세포 치료제는 면역세포인 T세포에 CAR 유전자를 도입해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유전적으로 변형시킨 유전자 세포 치료제다.

미국에서 2017년 처음으로 2종의 CAR-T 치료제가 허가를 받은 뒤 현재까지 5종의 치료제가 나왔다. 중국은 전 세계에서 이뤄지는 500여건의 임상시험 중 절반가량을 수행할 정도이지만 국내에서는 그동안 임상시험 사례가 없었다.

GC셀
GC셀

GC셀은 GC(녹십자홀딩스)와 함께 미국 세포·유전자 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바이오센트릭'(BIOCENTRIQ)‘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바이오센트릭은 뉴저지혁신연구소(NJII)의 자회사로 세포·유전자 치료제 공정 개발과 제조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 회사는 미국 뉴저지 소재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인증(cGMP) 시설에서 자가 및 동종 세포치료제, 유전자 치료제, 바이럴 벡터 등을 위탁생산하고 있다.

GC셀은 이번 투자로 아시아와 미국을 잇는 CDMO(위탁개발생산)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국내 바이오업체 ’메디포스트‘도 캐나다의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 기업 옴니아바이오(OmniaBio) 인수에 성공했다.

메디포스트는 100% 자회사로 설립한 '메디포스트 씨디엠오'를 통해 옴니아바이오에 총 9천만 캐나다달러(886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옴니아바이오는 캐나다 비영리기관인 재생의료상용화센터(CCRM)의 자회사로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 사업을 위해 설립됐다. 자가 및 동종 세포치료제, 유도만능줄기세포(iPSC), 유전자치료제의 위탁생산시설과 현지 영업망을 갖고 있다.

차바이오텍은 미국 자회사인 마티카 바이오테크놀로지를 통해 세포·유전자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 시설을 준공하고 본격적으로 설비를 가동했다.

미국 텍사스주 칼리지스테이션에 지어진 이 시설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인정하는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에 맞춰 만들어졌다. 500L 용량의 바이오리액터(Bioreactor, 세포 배양기)와 최신 기술이 적용된 제조 설비 등을 갖췄다. 마티카 바이오는 이곳에서 세포·유전자치료제의 핵심 원료를 생산해 공급할 예정이다.

CBM이 입주해 있는 미국 필라델피아 셀리콘밸리에 위치한 디스커버리랩. SK㈜ 제공
CBM이 입주해 있는 미국 필라델피아 셀리콘밸리에 위치한 디스커버리랩. SK㈜ 제공

제약바이오업체 뿐만 아니라 타 분야의 대기업들도 세포·유전자 치료제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SK그룹은 지난 1월에 자회사 SK팜테코를 통해 미국의 세포·유전자 치료제 업체 ‘CBM’에 3억 5000만달러(약 4200억원)를 투자하며 2대 주주가 됐다. SK그룹은 지난해에 3월에 프랑스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 기업 ‘이포스케시’ 지분을 인수하기도 했다. SK그룹은 미국과 유럽의 유전차 치료제 업체를 인수해 관련 시장 선두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마이크로바이옴 전문 기업 ‘천랩’을 'CJ바이오사이언스'로 이름 바꿨다. 이후 지난해 11월에 네덜란드의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바타비아 바이오사이언스’의 지분의 약 76%를 2677억원에 인수하며 관련 시장에 진입했다.

롯데는 차세대 먹거리로 바이오를 선택한 후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하며 세포·유전자 치료제 시장 진출을 예고했다. 롯데지주는 지난달 이사회를 열고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시에 위치한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공장 인수를 의결했다.

롯데는 스큅의 시러큐스 생산기지를 통해 항체 의약품 CDMO 사업 확장은 물론 완제의약품(DP)과 세포·유전자 치료제 생산이 가능한 시설로 전환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다음해 말에는 제4공장 완공을 목표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세포·유전자 치료제는 차세대 바이오의약품으로 주목받고 있다”면서 “치료제 특성상 개발이 까다롭지만 치료제가 없는 희귀·유전 질환에서 효능이 기대돼 시장규모가 연평균 약 50%씩 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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