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유행 시기를 지나 엔데믹(풍토병화) 시기가 도래했다. 기업들이 리오프닝(경기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가운데 업종별 대응 전략에 나서고 있다. 본지는 창간 10주년을 맞아 업종별 리오프닝 전략을 살펴보고 타 기업들도 활용할 만한 방안을 소개한다. - 편집자주

뷰티업계가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시대를 맞아 늘어난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으로 인한 일상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사진은 백화점 매장에 마련된 화장품 매대. 연합뉴스
뷰티업계가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시대를 맞아 늘어난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으로 인한 일상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사진은 백화점 매장에 마련된 화장품 매대. 연합뉴스

뷰티업계가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시대를 맞아 늘어난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으로 인한 일상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이에 아모레퍼시픽은 친환경 경영을 통한 이미지 제고 정책을 펼쳤고 LG생활건강은 북미 시장 진출을 통한 해외 매출처 다양화에 나서고 있다. 애경산업은 자체브랜딩에서 나아가 첫 M&A(인수합병)에 나서며 색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먼저 아모레퍼시픽은 지속가능경영과 환경을 위한 다양한 실천들을 대중에게 공개하며 '더 아리따운 세상(A MORE Beautiful World)'을 만들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인 활동인 그린사이클(GREENCYCLE) 캠페인을 통해 다 쓴 화장품 공병을 매장에서 회수해 리사이클링(Recycling)에 적극 활용하고, 나아가 제품을 생산하며 발생하는 다양한 부산물들도 창의적으로 재활용하는 업사이클링(Upcycling)을 통해 자연과 공존하려는 친환경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환경기업 ‘테라사이클(TerraCycle)’ 및 GS칼텍스와의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매년 플라스틱 공병을 최소 100톤 이상 재활용하고자 한다.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 용기가 초래하는 환경 문제에 공감해 불필요한 플라스틱 소비를 줄여나가고 있다. 재활용과 재사용이 쉬운 원료를 선택하고 리필 가능한 제품 품목을 확대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순환 경제 구축에 기여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한 4R 전략을 펴고 있다.

아모레스토어 광교 리필스테이션. 아모레퍼시픽 제공
아모레스토어 광교 리필스테이션. 아모레퍼시픽 제공

4R정책 중 먼저 재활용(Recycle) 정책으로 다 쓴 화장품 용기를 재활용할 수 있도록 메탈프리(Metal-Free) 펌프를 적용하거나 쉽게 탈착할 수 있는 라벨을 부착한 제품들을 점차 늘리고 있다. 내용물의 토출을 돕기 위해 사용해 온 금속 스프링을 적용하지 않을 경우 다 쓴 뒤 별도의 분리 작업 없이 그대로 분리배출이 가능하다. 대표 제품으로는 해피바스 자몽에센스 바디워시가 있다.

감소(Reduce) 정책으로 고갈 자원인 석유 원료 대신 재생 플라스틱의 사용을 확대하고 있다. 옥수수, 사탕수수 등 식물 유래 원료나 폐플라스틱 원료를 활용해 제작한 용기도 적극 활용 중이다.

재사용(Reuse) 정책으로는 운영 중인 리필 스테이션을 통해 리필 활성화 활동에 나서고 있다. 아모레스토어 광교에 위치한 리필 스테이션에서는 샴푸와 바디워시 제품의 내용물을 원하는 만큼 소분해 판매한다. 작년 10월 말 오픈한 이래 1000명 넘는 소비자가 리필 제품을 구매했다.

역전(Reverse) 정책을 위해 다 쓴 화장품 공병을 회수해 소각하지 않고 용기 원료로 다시 활용하는 ‘물질 재활용’ 비율을 높여 가고 있다. 매년 약 200톤가량의 화장품 용기를 그린사이클(GREENCYCLE) 캠페인을 통해 수거하는데 글로벌 환경 기업 테라사이클(TerraCycle) 및 최근 MOU를 체결한 GS칼텍스 등과 함께 플라스틱 용기를 최소 100톤 이상 재활용하고자 한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코리아타운 샤토 플레이스에 오픈된 에이본 플래그십 스토어 스튜디오. LG생활건강 제공
미국 로스앤젤레스 코리아타운 샤토 플레이스에 오픈된 에이본 플래그십 스토어 스튜디오. LG생활건강 제공

LG생활건강은 미래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 사업을 확대한다. 이와 관련돼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진정한 글로벌 명품 뷰티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글로벌 최대 시장인 동시에 트렌드를 창출하는 북미 시장에서 사업 확장을 지속해 나가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LG생활건강은 2019년 8월에 미국 ‘더 에이본 컴퍼니(The Avon Company)’를 인수하며 미주 시장 진출을 뒷받침할 디딤돌을 마련했다. 이후 더 에이본 컴퍼니의 포트폴리오를 프리미엄 제품으로 재편성하고 현지 시장에 적합한 한국의 차별화된 제품을 선보였다.

이와 함께 인수 이후 모바일로 생생한 제품 체험과 주문까지 가능한 디지털 카탈로그를 론칭하는 등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기존 판매방식을 혁신했다.

앞으로 ‘더 에이본 컴퍼니’는 현지 소비자들의 반응을 통해 성장 잠재력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브랜드를 선정하고 이를 미주 시장의 ‘스타 브랜드’로 만들어 미주 시장에서 LG생활건강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간다는 계획이다.

LG생활건강은 2020년에 아시아와 북미 사업권을 인수한 유럽 더마 화장품 대표 브랜드 ‘피지오겔(Physiogel)’은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세계 최대 뷰티 시장인 미국 공략을 위해 아마존 내 브랜드 스토어를 오픈하고 코스트코 온라인몰에 입점하는 등 미국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지난해에 미국 하이엔드 패션 헤어케어 브랜드 ‘Arctic Fox(알틱폭스)’를 보유한 ㈜Boinca(보인카)의 지분 56%를 1억 달러(한화 약 117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알틱폭스는 2014년 미국에서 출시된 비건 컨셉의 브랜드로 패션 염모제를 중심으로 SNS를 통한 디지털 마케팅을 통해 MZ세대의 큰 호응을 받았다.

이어서 LG생활건강은 지난 4월에 미국 MZ세대 타겟의 뷰티 브랜드 미국 ㈜The Crème Shop(더크렘샵)의 지분 65%를 1억 2000만달러(한화 약 1485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2012년에 설립된 크렘샵은 미국 MZ세대들의 K-뷰티에 대한 관심을 효과적으로 반영하고 현지 감성을 적절히 배합해 ‘K뷰티와 현지 감성의 조화’ 이뤄낸 브랜드로 기초 및 색조화장품과 뷰티 액세서리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며 높은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크렘샵은 현지 고객들에 대한 높은 이해에 기반한 트렌드 센싱 역량으로 차별화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고, 헬로키티, 디즈니, BT21 등 다양한 캐릭터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재치 있고 트렌디한 제품들을 선보이며 활발한 SNS 마케팅을 펼쳐왔다. 인스타그램 등의 SNS를 통해 MZ세대 고객들과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온라인 시장에서 브랜드에 대한 관심도를 꾸준히 높이는 중이다.

앞으로도 LG생활건강은 글로벌 M&A를 통해 인수한 REACH(리치), Euthymol(유씨몰), Arctic Fox(알틱폭스) 등의 브랜드로 전략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이들 브랜드의 글로벌 인지도를 기반으로 데일리 뷰티 사업의 글로벌 확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애경산업이 처음으로 인수한 스킨케어 브랜드 '원씽'. 애경산업 제공
애경산업이 처음으로 인수한 스킨케어 브랜드 '원씽'. 애경산업 제공

애경산업은 설립 37년 만에 처음으로 M&A에 나서며 변화하는 모습이다.

최근 애경산업은 화장품 기업 '원씽'의 지분 70%를 140억 원에 인수했다. 원씽은 병풀, 어성초, 인진쑥 추출물 등을 첨가한 스킨케어 제품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회사다. 원씽은 에센스 세럼, 선크림 등을 출시하며 스킨케어를 중심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약 140억원 수준이다.

다소 노후화됐다는 이미지를 가졌던 애경산업은 첫 M&A를 통해 다양한 변화에 주목한다는 방침이다. 애경산업은 1985년 설립돼 37년간 국내에서 화장품, 생활건강 등 분야의 사업을 영위하면서도 자체 브랜딩을 통해 제품을 출시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M&A를 비롯해 디지털 산업, 해외시장 개척 등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애경산업은 최근 디지털 산업에 다양한 변화를 주고 있다. 애경산업은 이달중으로 자사의 뷰티매장몰인 AK뷰티몰의 서비스를 종료하고 주력 브랜드인 AGE 20's(에이지투웨니스) 단독몰을 론칭한다. 브랜드별로 단독몰을 운영해 전문화하고 소비자와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디지털 경쟁력 강화 전략으로 화장품 브랜드인 에이솔루션도 온라인 플래그십몰을 열었다.

해외 화장품 시장 개척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에이지투웨니스는 최근 일본 전역 오프라인 채널에 진출하며 판매 채널 확대에 나섰다. 판매 채널은 일본 쇼핑몰인 '이온몰', 멀티브랜드숍 로프트, 도큐핸즈 등 일본 주요 10개 채널이다.

애경산업은 일본 진출에 앞서 중국, 동남아, 북미 등에도 진출했다. 그간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화장품 사업부문의 영업을 이어왔으나 최근 아시아 전역과 중앙아시아 지역 등 글로벌 영역을 확장해 나가는 상황이다.

이번 원씽 인수가 애경산업의 해외 사업 진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기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저가 브랜드를 양산해 포트폴리오 강화와 함께 노후화된 이미지를 깰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뷰티업계는 리오프닝 수혜를 가장 크게 받을 업종으로 기대받고 있다”면서 “친환경 기조 강화와 함께 해외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며 리오프닝 기대감을 더욱 키우는 중”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