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개혁-사법 개혁-공공부문 개혁은 함께 간다

지난 달 국회 예산정책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말을 기준으로 119개 공기업·준정부기관 정규직의 1인당 평균 연봉은 7000만 4000원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총액인건비를 지난해 3%, 올해는 3.5%로 인상을 결정했기 때문에 이를 적용해 계산하면 금년은 국민소득의 2배를 훨씬 웃도는 7210만 4000원이다. 이중에는 의무교육이 아닌 고등학교와 대학교에 다니는 자녀학비 전액지원과 매년 실시하는 건강검진료 등 적지 않은 복리후생비 등이 다 빠져있다. 이것도 사실은 엄연히 인건비성 비용이다.

127만명이 넘는 정규직 공무원들은 매년 4월 인사혁신처가 기준연봉을 발표한다. 지난해에는 5892만원이었는데 비과세인 복지포인트 98만원을 합하면 5990만원이고 기준연봉에서 제외되는 연가보상비와 기타 수당들을 또 더하면 6000만원 이상, 월급으로는 500만원을 상회한다. 1인당 GDP(3162만원)의 1.9배, 사실상 2배에 달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성장률은 2.7%다. 공무원 연봉은 5.14%가 올랐으니 우리 국민은 공무원 월급으로만 추가 세금을 약 1조 7600억원을 더 부담했다. 공무원연금 및 군인연금 적자를 보전해준 것까지 포함하면 가구당 무려 32만원 꼴이다.

960만명에 이르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평균연봉은 지난해 11월 현재 1756만원으로 공무원 연봉의 30%도 채 되지 않는다. 이런 힘겹고 어려운 사람들의 세금을 모아 또 공무원 임금을 올렸다.

지난해 12월 3일 새벽, 232만개의 촛불이 활활 타오른 바로 그 날 400조원 규모의 새해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공무원들은 또다시 기본급 3.5% 인상에 호봉승급분을 포함하면 5.5%까지 오를 예정이다. 대부분인 8·9급 하위직들의 직급보조비 24만원 인상 등 각종 수당 인상도 대선을 앞두고 경쟁적으로 이루어졌다. 5일 후에는 공공기관 직원인건비 총액 인상비율 3.5%도 결정됐다.

올해 성장률을 OECD와 정부는 2.6%, 한국은행은 2.5%로 예측하는데도 이처럼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들만 축제 분위기다.

하지만 대한민국 공무원의 경쟁력은 아프리카 미개 국가 수준이다. 해마다 세계경제포럼이 나라별로 경쟁력을 조사해 발표하는데 세계 GDP비중 13위권인 우리나라는 지난해 국가경쟁력이 3년째 고작 26위(대상국 총 138개국)이다.

특히 부끄럽게도 ‘정책결정의 투명성’은 115위로 꼴찌 수준이다. 정책결정은 바로 공무원이 담당한다. ‘공무원 의사결정의 편파성’도 역시 하위권인 82위이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진경준 前검사장이 부당하게 얻은 이득금이 130억원이다. 서민들은 그 10분의 1도 평생 만져볼 수 없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전 조사를 받기위해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마련된 특검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7일 새벽 뇌물제공 혐의로 구속됐는데 그 금액은 총 443억원이다.

이렇게 공무원을 썩고 문들어지게 만드는 건 바로 재벌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 보았듯 재벌은 뇌물을 갖다 바치고 권력은 재벌에게 특혜를 준다. 그래서 '기업이사회의 유효성'은 세계 109위권이고 '기업 경영윤리'도 98위로 최악이다.

상장회사는 사외이사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청와대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검찰, 법원, 감사원 같은 힘 있는 기관에서 퇴직한 공무원들을 선임한다. 이는 대주주와 사내 경영인에 대한 감시를 위해 만들어진 법률 취지에 명백히 반한다.

참여정부 당시인 2003년부터 2년 동안 검찰총장을 지낸 송광수 변호사는 2013년 3월부터 삼성전자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역시 김상민 前의원으로부터 고용정보원장 재직 시절의 문재인 前대표 아들 특혜취업 의혹을 비판받은 바 있는 권재철 前청와대 비서관은 2014년 8월 제일모직 사외이사로 선임되어 2015년 7월 합병 삼성물산 사외이사를 다시 맡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도승 삼성생명 상근감사는 감사원 감찰정보단장과 감사교육원장(1급) 등을 지낸 인물이다. 삼성카드에는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출신인 박종문 변호사와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출신인 양성용 법무법인 율촌 고문이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이들은 1년에 서너 번만 출석하고도 연봉은 수천만원이다. 물론 개미 주주들에게 이익이 되고 재벌에게는 손해가 될 반대 표결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

삼성그룹 현직 사외이사 중에는 문재인 前대표의 이른바 ‘10년의 힘 위원회’이라는 자문단 소속이 적지 않다. 이들은 참여정부에서 장차관을 지낸 경제관료 출신들이다. 삼성중공업 사외이사인 박봉흠 前예산처장관. 삼성증권 사외이사인 김성진 前해양수산부장관과 이승우 前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차관급). 호텔신라 사외이사인 오영호 산업자원부 前차관이 바로 그들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되고, 재벌 개혁을 넘어서서 이제는 재벌을 해체하라는 광장의 요구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문재인 前대표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삼성그룹 사외이사들을 그렇게 많이 영입했는지 모르겠다.

 

최 광 웅

데이터정치연구소 소장

<돌직구뉴스>후원회원으로 동참해 주십시오. 눈치보지 않고 할 말 하는 대안언론!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당당한 언론! 바른 말이 대접받는 세상을 만드는데 앞장 서겠습니다.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키워드

Tags #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