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GS25에서 판매 중인 ‘원소주 스피릿’. [신용수 기자]
편의점 GS25에서 판매 중인 ‘원소주 스피릿’. [신용수 기자]

하이트진로의 참이슬, 롯데칠성(롯데주류)의 처음처럼으로 대표되는 소주 ‘양강체제’를 무너뜨린 제품이 등장했다. ‘박재범 소주’로 잘 알려진 ‘원소주’다. 원소주는 가수 박재범이 이끄는 ‘원스피리츠’가 출시한 증류식 소주다.

원소주는 비주류로 평가절하되던 증류식 소주를 순식간에 ‘대세’로 끌어올렸다. 편의점 GS25는 인터넷을 통해서만 판매되던 원소주를 지난 7월 12일부터 ‘원소주 스피릿’이란 이름으로 판매 중이다.

기존의 원소주와 원소주 스피릿은 자그마한 차이점이 있다. 원소주 스피릿은 오프라인 판매를 목적으로 만들어졌지만 기존의 원소주는 2주간의 옹기숙성을 거쳐야 한다. 또 기존의 원소주는 도수 22%에 가격이 1만 4900원에 판매되고 있으나 원소주 스피릿은 도수가 24%로 올라갔고 가격은 1만 2900원으로 내려갔다.

매서운 가격대다. ‘서민의 술’로 통했던 소주가 일반 오프라인 매장에서 2000원대, 일선 식당에서는 4000~5000원대에 팔리는 것과는 가격차가 크다.

애주가들 사이에서는 원소주와 원소주 스피릿의 맛 차이가 크다는 평가도 있다. 이들의 이야기를 정리해보면 기존의 원소주가 2주간의 옹기 숙성을 거쳐 술맛이 더욱 부드럽다는 평가다.

다만 본 기자가 두 제품을 비교해서 마셔보았을 때 큰 차이는 느껴지지 않았다. 두 제품 모두 향이 부드럽고 좋다. 향이 부드럽고 좋다는 점에서 젊은 층에서 더욱 인기를 끌기 좋을 듯 하다.

그러나 소주는 소주다. 원소주도 소주 제품 특성 상 끝맛에서 강한 쓴맛이 올라온다. 다만 도수 높은 소주인 안동소주나 일품진로에서 느껴질 수 있는 강렬하게 쏘는 맛까지는 느껴지지 않았다.

원소주 스피릿이 젊은층에서 인기를 끈다는 것은 GS25의 판매 기록에서도 볼 수 있다. GS25에 따르면 원소주 스피릿을 구매한 소비자의 주요 연령대는 30대 37.4%, 20대 33.1% 등으로 2030세대 비중이 70.5%를 차지했다.

이에 GS25는 2030 소비자를 다수 보유한 편의점을 통해 원소주 스피릿을 출시한 것이 4050세대 중심이었던 증류식 소주 음용 문화를 MZ세대로 크게 확장시키는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했다.

게다가 원소주 스피릿은 지난 7월 출시 직후 2달여간 입고 물량이 당일 완판되는 오픈런 행렬을 이어오며 지난 12일 기준으로 GS25에서 누적 판매량 100만병, 매출액 100억원을 돌파했다.

롯데칠성의 신제품 ‘처음처럼 새로’
롯데칠성의 신제품 ‘처음처럼 새로’

한편 원소주가 불러온 변화의 바람은 기존 소주 업체들에게도 끼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15일 신제품 ‘처음처럼 새로’를 출시했다. 롯데칠성이 소주 신제품을 선보이는 건 2006년 ‘처음처럼(360ml)’ 이후 16년 만이다.

‘처음처럼 새로’는 최근 소비시장의 트렌드인 ‘저당’에 맞춰 과당류를 뺐고 원소주처럼 증류주를 일부 넣은 제품이다.

하이트진로도 원소주에 자극받아 지난달 병당 10만원 상당의 프리미엄 소주를 출시했다.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 ‘진로 1924 헤리티지’다. 임금님표 이천쌀을 100% 사용하고 3번의 증류를 거쳤다.

‘진로 1924 헤리티지’도 지난 20일 기준으로 준비한 물량 1만 5000병이 완판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원소주의 등장으로 인해 바야흐로 증류주가 주류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는 뜻이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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