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트 베이스드 월드 엑스포 내 베러미트 부스. 신세계푸드 제공
플랜트 베이스드 월드 엑스포 내 베러미트 부스. 신세계푸드 제공

CJ제일제당, 신세계푸드, 농심 등 식품업체들이 최근 대세로 떠오른 ‘가치소비’ 트렌드에 맞춰 비건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30일 KB국민카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오프라인 비건 전문 음식점의 신용·체크카드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8월 기준 국내 비건 전문 음식점 가맹점 수는 지난 2019년 8월말 대비 39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도 같은 기간동안 272% 늘었다.

이는 소비자들이 생명 존중과 환경 보호 등에 대해 관심이 많아지면서 소비 형태도 가치 소비를 선호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식품업계도 비건 시장의 가능성을 파악하고 관련 시장 진출을 서둘렀다.

식품업계는 대체육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체육이란 동물 유래 단백질을 대신할 수 있는 식물성 단백질 공급원이다.

농심도 대체육을 개발했고 이를 활용한 메뉴를 자사의 비건 레스토랑인 '포리스트 키친'에서 판매하고 있다. 브랜드 이름은 숲(Forest)과 주방(Kitchen)을 조합해 자연의 건강함을 담은 메뉴를 제공하겠다는 의미를 담아 지었다.

지난 5월 27일 문을 연 포리스트 키친은 사전예약제로 운영되는데 농심은 6월 한 달간 1000명이 이 식당을 방문했고 주말 예약률은 10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풀무원도 비건 소비자가 안심할 수 있는 ‘비건 레스토랑 공식 인증’을 강조한 비건 레스토랑 플랜튜드를 선보였다. ‘플랜튜드’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 지하 1층에 문을 열었다. 144.6㎡ 규모이며 조리과정을 지켜볼 수 있는 오픈 키친 형태다.

‘플랜튜드(Plantude)’는 식물성을 의미하는 ‘플랜트(Plant)’와 태도의 ‘애티튜드(Attitude)’의 합성어이다. 식물성 지향 식단으로 맛있고 즐거운 식사를 제공하고 지구와 환경까지 생각하는 태도를 지향한다는 뜻이다.

오뚜기도 채식 레스토랑 ‘두수고방’과 협업해 한국형 채식 스타일의 두수고방 컵밥·죽 8종을 출시했다. 두수고방은 사찰음식의 대가 정관 스님의 제자인 오경순 셰프가 운영하는 채식 레스토랑이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7월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의 첫 제품인 대체육 슬라이스 햄을 출시했다. 이어 미국에는 지난 7월 600만달러의 자본금을 출자한 자회사 ‘베러푸즈’를 설립하면서 대체육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베러미트의 첫 제품인 '콜드컷'은 콩에서 추출한 대두단백과 식물성 유지 성분을 이용해 제작했다.

비비고 플랜테이블 왕교자 오리지널. CJ제일제당 제공
비비고 플랜테이블 왕교자 오리지널. CJ제일제당 제공

CJ제일제당은 최근 대체육을 포함한 식물성 식품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오는 2025년 이 분야에서 2000억원의 매출을 내겠다는 도전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해 12월 식물성 식품 전문 브랜드 '플랜테이블'(PlanTable)을 출시한 데 이어 앞으로 제품군을 점차 확대하면서 해외 시장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시장 규모가 아직 미미한 만큼 미국·유럽·일본 시장에 집중하고 이후 중국·동남아 시장으로 진출할 예정이다.

CJ제일제당은 현재 개발한 대체육 소재에서 더 나아가 버섯 등 균사체를 이용한 발효단백과 배양육에 대한 연구 개발도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 대체육 시장은 주로 B2B(기업간 거래) 중심이었다. 그러나 식품업체들이 고유 브랜드와 매장을 연이어 선보이면서 직접 소비자를 만나는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영역으로 확대됐다.

식품업계는 대체육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주목하고 있다.

최근 종교적·윤리적 이유뿐 아니라 건강과 환경 문제, 동물 복지 등을 이유로 채식을 하는 사람이 최근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