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강원 B737-800 항공기. 플라이강원 제공
플라이강원 B737-800 항공기. 플라이강원 제공

지역 공항을 거점으로 둔 LCC(저가항공사)들이 경영난으로 잇따라 매각되면서 지역 균형발전을 목표로 설립된 항공사들의 존립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강원도 양양군에 모(母)공항을 둔 LCC 플라이강원은 최근 삼정KPMG와 KR&파트너스를 공동 주관사로 선정해 경영권 변동을 포함한 외부자금 유치에 나섰다. 경영난이 심각해서다.

플라이강원은 양양국제공항 활성화를 위해 강원도에서 투자한 곳으로, 2019년 항공운송면허(AOC)를 취득하고 같은 해 11월 취항을 했다. 이후 코로나19 사태로 국제선 운항을 중단했다가 지난해 6월 양양~필리핀 클락 노선을 시작으로 운항을 재개했다. 그러나 경영상태가 악화해 지난달까지 누적 적자가 13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설립된 청주국제공항 거점 항공사 에어로케이는 지난 2021년 AOC를 취득하고 취항했으나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해 대명화학그룹에 매각됐다. 현재 대명화학그룹으로부터 신규 투자를 받아 새로 객실 승무원을 채용하는 등 재단장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에어포항도 경영난으로 매각됐다가 끝내 문을 닫은 바 있다. 포항시는 지난 2017년 포항공항 활성화를 위해 ㈜동화전자와 중국 자본의 도움을 받아 에어포항 법인을 세우고 항공기를 도입했다.

그러나 에어포항은 당시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싼 갈등으로 중국 측의 투자가 보류되는 등 위기를 겪다가 2018년 11월 베스트에어라인사에 매각됐고, 이후 재취항하지 못하고 AOC 효력을 상실했다.

업계에서는 지역거점 항공사 설립 과정에서 철저한 시장 조사가 부족했다고 진단하고 있다. LCC는 AOC만 받으면 FSC(대형항공사)에 비해 적은 자본금으로 비행기를 띄울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나, 사드 배치 문제나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출입국 규제 등의 여러 돌발 변수에서 취약점을 나타낸 것이다. 또 코로나19 사태로 이동이 줄어들면서 심각한 경영난을 겪기도 했다.

지역거점 항공사들은 지역 균형발전을 도모한다는 이상적인 모델이나, 지방자치단체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경영난을 겪고 있는 다른 LCC들도 구조조정이나 결합 등을 거쳐 산업구조가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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