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의 77형 TV용 QD-OLED(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가 탑재된 삼성전자 TV. 삼성전자 제공
삼성디스플레이의 77형 TV용 QD-OLED(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가 탑재된 삼성전자 TV.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LG전자와 다시 TV 시장에서 맞붙는다. 삼성전자가 10년 만에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시장 재도전에 나선 것이다. 단 글로벌 TV 시장이 침체기를 맞은 가운데 중국 기업의 '저가 공세'가 거세지면서 시장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을지 관건이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달 9일 2023년 신제품을 출시, OLED(77·65·55형) TV를 선보인다. 그간 최상위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내세웠던 네오 QLED에 고가의 OLED 라인을 추가했다.

이번에 국내 출시되는 삼성 OLED TV에는 색(色) 재현력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다만 LG디스플레이의 W-OLED와 비교해 수율이 떨어지고 생산단가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3년 OLED TV를 첫 출시 했으나 기술 문제와 시장성 등을 이유로 2년여 만에 철수하고 이후 LCD(액정표시장치) 기반의 QLED TV에만 주력해왔다.

그러나 최근 중국이 저가 공세로 LCD 시장을 장악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가 LCD 사업을 철수했고, QLED TV 패널은 중국·대만 업체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에 결국 약 10년 만에 OLED 시장에 재진입하기로 전략을 수정한 것이다.

대형 OLED 패널에 대한 투자도 진행될 전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7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를 찾아 QD-OLED 패널 생산라인을 직접 둘러보고 사업 전략을 점검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가전 시장 침체가 이어지자 삼성전자도 OLED TV 포기를 위험한 것으로 판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OLED TV 출하량은 전년 대비 약 14%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전자에 이 같은 도전에 그간 OLED TV 시장 올인(all in) 전략을 고수해왔던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도 긍정적인 반응이다. OLED TV 시장이 더욱 확대되는 현상이 반갑다는 분위기다. 지난해 말 기준 OLED TV를 내놓는 브랜드는 삼성전자를 포함해 21곳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단 주시해야 할 것은 글로벌 TV 시장에서 중국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는 점이다. 삼성과 LG 모두 중국으로 인해 LCD 사업을 철수한 가운데 중국 TCL이 LG전자를 밀어내고 지난해 세계 TV 판매량 2위에 처음 올랐다.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지난해 TV 시장 점유율(출하량)은 삼성전자(19.6%), TCL(11.7%), LG전자(11.69%) 순이었다. TCL과 LG전자 2·3위 간 판매 대수 차이는 2만여 대였는데, 4위 하이센스(10.5%)와 5위 샤오미(6.2%)까지 더하면 중국 세 업체의 점유율이 28.4%에 이를 정도로 시장 장악 속도가 빠르다.

다만 판매액 기준으로는 국내 업체가 아직 강세다. 삼성전자(29.7%)와 LG전자(16.7%)의 판매액 비율을 더하면 46%가 넘는다. 3위는 TCL(9.4%)이었다. 중국이 저가 상품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탓에 실질적으로 판매액 자체는 낮은 모습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23일과 24일(현지시간) 양일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2023 유럽 테크세미나'를 개최하고 2023년형 Neo(네오) QLED와 OLED 등 TV 신제품을 선보인다. 유럽은 전 세계 OLED TV 판매량의 4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TV 주력 시장이기 때문이다.

현재 유럽 OLED TV 시장은 LG전자가 65%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며 주도하는 중으로, 삼성전자와의 격돌이 예상된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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