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삼성·현대차, 연내 신상 로봇 출시 전망
올해 로봇 시장 37조 규모…2030년엔 3배

LG전자, 삼성전자, 현대차 등이 올해 로봇 사업 본격화에 나선다. 픽사베이 제공
LG전자, 삼성전자, 현대차 등이 올해 로봇 사업 본격화에 나선다. 픽사베이 제공

최근 재계는 '로봇'에 빠졌다. LG전자를 비롯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그룹 등 대기업들은 로봇 관련 기업에 지분을 투자하거나 연구소를 설립하며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이들 기업들은 올해를 로봇 사업 본격화 원년으로 삼고 연내 신제품 출시도 예고하면서 로봇산업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대기업 중 로봇산업 첫 주자로 꼽히는 LG전자는 최근 특허청에 전기식 튀김기계 로봇인 '튀봇' 상표를 출원했다. 통상 상표 출원은 제품 출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튀봇'(가칭) 출시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LG전자는 일찍이 로봇을 미래 성장동력의 한 축으로 삼았다. 지난 2003년 국내 기업 최초로 로봇청소기를 출시한 이후 ▲자율주행 ▲센서 ▲인공지능(AI) ▲카메라 등 로봇산업 기반이 되는 핵심 기술 역량을 축적해왔으며,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여러 스타트업에 투자도 꾸준히 이어왔다.

(왼쪽부터)LG 클로이 가이드봇, LG 클로이 서브봇(서랍형), LG 클로이 서브봇(선반형), LG 클로이 UV-C봇. LG전자 제공
(왼쪽부터)LG 클로이 가이드봇, LG 클로이 서브봇(서랍형), LG 클로이 서브봇(선반형), LG 클로이 UV-C봇. LG전자 제공

2018년에는 국내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 로보스타를 인수하기도 했으며, 2021년에는 기존 로봇사업센터를 비즈니스솔루션(BS) 사업본부로 편입하면서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로봇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 중이다.

LG전자의 대표적 로봇은 서비스 로봇 '클로이'다. LG전자는 지난 2017년 인천국제공항에서 클로이 가이드봇 시범 운영을 시작으로 ▲물건 운반 로봇 클로이 서브봇 2종(서랍형·선반형) ▲비대면 방역 로봇 클로이 UV-C봇 ▲자율주행 기반 물류 로봇 클로이 캐리봇 ▲클로이 잔디깍이봇 등 총 5종의 라인업을 구축했다.

이밖에도 CJ푸드빌이 운영하는 패밀리 레스토랑 '빕스'에 직접 국수를 만드는 요리로봇 '클로이 셰프봇'이 도입됐으며, 커피를 제조하는 '클로이 바리스타봇'도 개발해 LG유플러스 강남 복합문화공간과 LG 트윈타워, LG전자 베스트샵 매장 등에 비치하기도 했다.

해외로도 로봇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5월 일본 식당 프랜차이즈와 미국 식당, 마트 등에 클로이 서브봇을 공급했고 이후 일본 최대 쇼핑몰인 이온몰 나리타 지점과 토키점에 클로이 가이드봇을 도입했다. 일본 가라츠시 내 병원에서도 클로이 UV-C봇을 시범 운영했다.

교육기관으로도 활용 범위를 확대했다. 지난해 10월에 경북지역 초·중·고교에 디지털 교육용으로 클로이 가이드봇을 공급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배송·물류 분야 로봇사업에서 호실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2022년은 배송 로봇 판매 확대와 물류 배송 솔루션 공급 등에서 성과를 거뒀다"며 "서빙 로봇 및 물류 로봇 등 관련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특정 고객에 맞는 로봇 기반 무인 자동화 솔루션을 준비해 고객들이 LG 클로이를 만나고 경험할 수 있는 장을 넓혀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2일 특허청에 헬스케어 로봇 제품군 관련 '봇핏(Bot Fit)' 상표권을 출원했다. 해당 상품은 신체 기능을 개선하고 가상·증강 현실에 접속할 수 있는 로봇 외골격 슈트인 웨어러블로 확인됐다.

이 상품은 지난 2019년 CES에서 처음 선보인 바 있다. 의료용에 가까운 로봇으로, 삼성전자의 1호 케어로봇으로 알려졌다. 이번 상표 출원에 따라 해당 로봇 출시가 가까운 것으로 예상된다.

올 1월 CES에서는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이 "올해 안에 주행 보조기구 로봇인 'EX1'을 출시할 예정"이라며 "시니어 케어, 운동 등 다양한 로봇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따라 연내 사용자 주행을 돕는 보조로봇 EX1이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사용자 신체 일부분을 지지하는 로봇 기술 10여 가지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2021년 미래 먹거리로 로봇과 AI를 낙점하고, 향후 3년간 24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제시한 바 있다. 당시 '로봇사업화 TF(태스크포스)'를 꾸리기도 했으며, 해당 TF팀은 지난해 '로봇사업팀'으로 격상했다.

올해 들어서 로봇 사업 확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해 초 삼성전자는 로봇 개발업체 레인보우로보틱스에 약 590억원을 투자해 지분 10.2%를 인수했다. 또 로봇 인재 확보를 위해 이달 초 카이스트와 채용 연계형 로보틱스 인재양성 교육 과정 프로그램 신설 협약을 체결했다. 로봇사업 기술 축적·고도화에 힘쓰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자동차그룹도 로봇산업에 적극적이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 차량 전동화·스마트카·로봇&AI 등을 신(新)산업으로 지목하고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사재 2490억원을 투자해 2021년 로봇 공학계 선두주자인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20%를 확보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코스닥 상장 로봇 부품기업 A사에 지분을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방식 등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해당 기업이 로봇 부품용 감속기 분야 시장 선두기업으로 꼽히는 만큼 로봇 사업에서의 경쟁력 강화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감속기는 전기모터 동력 사용 과정에서 빠질 수 없는 필수 부품으로, 로봇에서 차지하는 원가 비중이 20~40% 수준으로 가장 높다. 국내 고정밀 감속기는 대부분 일본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는 지난해 미국 보스턴에 5510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로봇 AI 연구소(BD-AI)'를 중심으로 로봇 핵심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올해 의료용 신상 로봇 '엑스블'을 선보이며 헬스케어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엑스블은 장애가 있는 사용자 하지 근육 재건이나 관절 운동 회복 등 재활훈련을 돕는 기능을 하는 로봇이다.

아울러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한 배송로봇 상용화에도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 말부터 경기도 수원 주상복합단지에서 로봇을 활용한 자율주행 배송 서비스 실증사업을 진행하는 등 관련 사업을 적극 추진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로봇 시장은 37조원 규모로 예상되며, 2030년에는 올해보다 3배가량 커질 전망이다. 정부 역시 로봇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하기로 하면서 시장 경쟁을 부추기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헬스케어용이나 서빙/배송 등 서비스용 로봇은 사용자와 직접 밀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만족도·이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더욱 높은 기술이 요구된다"며 "대기업 중심으로 조기 투자가 진행되면서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빠르게 확보해나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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