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 전기자동차 시장에서 앞서나감에 따라 우리 완성차 업체들과 자동차 부품 업체들도 이런 시장의 변화에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지난해 독일 전기차 신규 등록대수는 2만5056대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하면 증가율이 119.6%에 달한다.

독일의 전기차 시장이 급속도로 팽창하는 데는 전기차에 대한 세제와 지원금 혜택, 충전시설 확충 노력 등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독일은 전기차 구매 시 10년간 자동차세를 면제해주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를 사면 3000유로(한화로 약 390만원), 순수전기차를 사면 4000유로(약 520만원)를 지원해준다. 

특히 올해는 닛산의 전기차량인 리프 2세대 등이 출시를 앞두고 있어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출시를 앞둔 리프 2세대 모델은 독일에서만 사전 주문 예약건이 1000대에 달한다. 리프 2세대의 전 세계 예약 대수는 약 1만대로 이중 10%가 독일에서 주문된 것이다. 

리프는 2010년 첫 출시 후 전 세계 시장에서 약 28만5000대가 판매돼 현재까지 전기차 모델 순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리프 2세대는 150마력의 전기모터와 40kWh의 배터리가 장착돼 1회 충전하면 최대 378㎞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기본 가격 역시 3만1950유로(약 4170만원)로 책정돼 부담이 줄었다.

아우디의 첫 번째 순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이트론 콰트로(E-tron Quattro)도 오는 8월 출시를 앞두고 있다. 400마력으로 최대 500㎞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재규어랜드로버 역시 올해 최초의 전기차 아이페이스(I-PACE)를 선보인다. 재규어의 클래식 차량인 '재규어 E타입' 역시 전기차로 새롭게 부활시킬 예정이다. 특히 재규어는 올해 안에 전기차 개발을 위해 5000명의 직원을 추가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히는 등 전기차 시장 공세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전기차의 명가 테슬라도 올 하반기 350㎞까지 주행이 가능한 모델3를 선보일 예정이다. 중국의 신생 스타트업인 퓨처모빌리티(FMC)는 테슬라에 대항할 모델로 내년 신 전기 SUV 모델인 바이톤을 준비하고 있다. FMC는 중국 출시 후 2020년 유럽과 미국 시장에 진출 계획을 밝혔다.

현대차 코나도 출격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프랑크푸르트 국제모터쇼(IAA)에서 처음으로 공개한 소형 SUV 모델인 코나는 올해 중반 4.17m 길이의 전기차 모델로 출시될 예정이다. 최고 주행거리는 500㎞다.

전기차가 부상함에 따라 자동차 부품 업계 역시 시장 대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내연기관용 부품 생산에 집중해온 자동차 부품 업계로써는 전기차 판매 확대를 반길 수만은 없는 입장이다. 자동차 부품 업계의 매출 손실이 24~50%에 달한다는 연구논문도 나왔다. 

독일의 세계적 자동차 부품업체인 쉐플러와 말레는 전기차 시대에 대비해 시스템을 정비하고 있다. 로젠펠트 쉐플러 대표는 "우리의 제품 포트폴리오는 아주 광범위하다"며 "쉐플러는 현재 20개의 고객 프로젝트 작업을 진행 중인데 이 중 4개가 전기차량용"이라고 밝혔다. 

회사 포트폴리의 대부분이 내연기관용 모터인 말레 역시 전기동력 부품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말레는 현재 회사의 모든 연구·개발(R&D) 비용의 75%를 E-모빌리티에 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트라는 전기차 모델이 기존의 소형에서 중형급, SUV로 확대됨에 따라 글로벌 시장의 전기차 각축전이 벌어질 것이라 전망했다. 우리 완성차 업체와 부품 업체들의 공격적인 시장 공략 행보도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또 국내 전기차 시장의 발전을 위해 독일의 전략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세제 혜택이나 지원금 보조 등을 확대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전기차 국산화 증가로 확대되는 고기능·고부가가치 부품 수요에 발맞춰 나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독일 완성차 기업의 행보를 보면 고품질 제품 개발과 더불어 기존의 거래선을 돈독히해나가면서 유연하게 대응하는 게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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