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이트뉴스 연중 기획- 전문가 기고]

글로벌시장에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브랜드를 제고하기 위해서는 성장동력의 장착이 필수적이다. 성장동력은 축척된 지식자본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보장, 대외 경쟁력을 제고한다.

우리는 흔히 대한민국의 성장동력이 저하됐다고 말하면서 회복이 긴요하다고 말하지만 정작 성장 동력의 정체가 무엇인지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취한다.

경제성장의 이론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근본적인 성장 동력을 네 가지로 꼽을 수 있다. 첫째는 인구성장과 교육 등에 따른 실효노동력의 증가고, 둘째는 투자에 따른 자본축적(자본스톡의 증가)이며, 셋째는 기술발전과 새로운 아이디어 등을 통해 주어진 노동과 자본에서 더 높은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으로서 경제학 용어로는 총요소생산성 증가라고 부르는 것이다.

일반적인 말로는 기술의 발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여기서 기술은 공학적 기술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제도와 정책, 조직과 문화 등 사회적 기술도 포함하는 총체적인 개념이다. 이상의 세 가지 동력은 공급 측면에서 생산 능력을 확대하는 힘이다. 시장경제에서는 수요가 확대되어야 공급의 확대도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수요확대가 네 번째 성장 동력이다.

이상 네 가지의 성장 동력은 경제 발전에 미치는 함의가 각기 다르다. 인구의 성장으로 노동력의 투입이 증가하여 생산량이 증가하는 것은 경제 전체 규모의 증가는 이루지만 일인당 소득의 증가는 가져오지 못한다.

경제발전은 노동력의 증가 대비 자본과 생산성의 증가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인구 증가는 환경문제 때문에 무한정 지속될 수 없으며, 실제로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인구증가율은 낮아진다. 또한 경제의 활력을 유지하는데 인구증가는 유리한 조건을 제공해주지만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교육과 훈련, 경험과 자기계발 등을 통하여 노동의 질을 제고함으로써 실효노동력을 증가시키는 방법도 있기 때문이다.

노동력의 질을 흔히 ‘인적 자본(human capital)’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인적 자본을 축적하여 실효노동력이 증가하는 경우 그에 따른 생산의 증가는 고스란히 일인당 소득의 증가로 나타난다. 따라서 경제발전에서 인적 자본의 축적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하지만 사람의 수명은 한정되어 있어서 교육기간이나 인적 자본이 무한정 늘어날 수 없다.

노동 대비 자본의 양이 증가하면 노동 한 단위당 더 많은 생산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즉, 노동력 증가율을 상회하는 자본의 증가는 일인당 생산량과 소득의 증가를 가져온다. 따라서 도로와 항만 등 사회간접자본, 주택과 건물, 기계와 생산시설 등을 포함하는 물적 자본의 축적은 경제발전의 핵심 요소다. 물적 자본의 축적은 인적 자본의 축적과 달리 무한정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러나 자본축적만으로 한없이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본이 부족할 때는 자본을 조금만 축적해도 생산을 크게 증가시키지만, 자본이 풍부해질수록 그러한 효과는 작아진다. 경부고속도로는 물류의 효율성을 크게 증가시켰지만, 최근 지방에 건설한 고속도로들은 이용 차량이 별로 없어 효용성이 떨어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러한 이치를 ‘수확체감의 법칙’이라고 부르는데, 이 때문에 자본축적에 의한 성장은 일인당 소득수준이 일정한 수준에 이르면 멈추게 된다.

노동력이나 자본의 증가와 달리 생산성의 증가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으로서, 넓은 의미의 기술 발전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 바탕은 지식의 증대라는 점에서 이를 지식자본의 축적이라고 볼 수도 있다. 여기에는 인적 자본 축적의 경우와 같은 양적인 한계도 없고 물적 자본 축적의 경우와 같은 수확체감의 법칙도 작용하지 않는다.

새로운 지식의 발견과 기술의 개발을 생각해보면, 갈수록 더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측면이 존재한다. 하지만 다른 한 편, 더 많고 높은 수준의 기존 지식과 기술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문제해결 능력도 그만큼 커진다. 그래서 수확체감의 법칙이 작용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생산성 증가 혹은 그 바탕이 되는 지식자본의 축적이야말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보장해주는 요소다. 모험을 하고 혁신을 하는 ‘기업가 정신’도 사실 중요한 성장 동력이라 할 수 있는데, 이는 결국 생산성을 제고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공급 혹은 생산 능력의 확대는 잠재성장률을 결정하는 것이고 실제로 얼마큼 성장이 실현되는지는 총수요에 의해 결정된다. 지난 20년 동안 한국의 실제성장률은 지속적으로 잠재성장률보다 낮았고, 이는 다시 잠재성장률을 떨어트리는 요인이 되었다. 이는 수요부족이 만성화되었기 때문이다. 반면 수요 확대가 빠르면 투자가 활성화되면서 잠재성장률도 상승할 수 있다. 이처럼 수요의 확대는 경제성장을 실현하기 위해 언제나 필수적인 요소다.(유종일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지식협동조합 좋은나라 이사장)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