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이트뉴스 연중 기획]

빛을 이용해 인체 암세포만을 골라 죽이고 레이저열로 암세포를 죽일 수 있는 빛 에너지 활용 의술이 보편화되는 길이 열렸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28일 인체 조직 안에 깊이 자리한 물체에 빛에너지를 10배 이상 모을 수 있는 '빛 에너지 접속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IBS 분자분광학및동력학연구단 최원식 부연구단장 연구진이 일궈낸 이 기술은 관찰 물체에 빛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모으는 획기적인 기술로 국제학술지 네이처 포토닉스(Nature Photonics)에 지난 26일 게재됐다.

이 기술은 물체에서 반사되는 다중 산란파의 세기를 극대화하는 빛의 패턴을 찾아 이 패턴의 빛을 다시 물체에 비춰 기존보다 10배 이상의 빛에너지가 목표 물체에만 모이게 한 게 핵심이다.

연구진은 물체에서 반사되는 다중 산란파를 활용, 관찰하려는 물체에 빛 에너지를 모으는 방법을 찾아냈다. 빛을 이용해 질병을 진단하거나 치료하는데 활용될 수 있는 이 기술은 광열이나 광 역학 치료에 획기적으로 기여할 전망이다.

광역학 치료는 빛을 흡수하는 광과민제를 투여한 뒤 레이저 광선을 쏘아 암세포만 골라 죽이는 암 치료법이며, 광열 치료는 암 조직에 나노입자를 전달한 후 근적외선 레이저를 비춰 열을 이용해 암 세포를 괴사시키는 치료 방법이다. 우리 몸의 조직 내부 깊은 곳에 심긴 어떤 물체에 충분한 빛 에너지를 모아서 비춘 뒤, 반사된 빛의 신호를 읽는 원리다.

빛을 잘 반사하는 물체로는 금속 물질이 있고, 생체 조직 중에서는 지방이 속한다. 체내 조직 속에 이식된 의료 장치를 빛으로 충전하거나 암 조직 내부에 삽입된 금(Au) 입자의 반사 신호로 암 조직을 추적 관찰하는 등의 광열 치료에서는 물체까지 빛 에너지가 도달되도록 하는 일이 필수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28일 인체 조직 안에 깊이 자리한 물체에 빛에너지를 10배 이상 모을 수 있는 '빛 에너지 접속 기술'을 개발했다. [IBS 제공]
기초과학연구원(IBS)은 28일 인체 조직 안에 깊이 자리한 물체에 빛에너지를 10배 이상 모을 수 있는 '빛 에너지 접속 기술'을 개발했다. [IBS 제공]

그러나 피부 조직은 많은 입자로 이루어진 복잡한 매질이다. 보려는 대상이 조직 깊숙이 위치한다면, 빛이 많은 입자에 부딪쳐 발생하는 다중 산란 현상에 의해 대상을 볼 수 있는 빛 에너지가 급격히 감소한다. 단일 산란파는 물체와 단 한 번 부딪쳐 반사된 빛으로 물체에 대한 정확한 이미지 정보를 갖기 때문에 물체의 관찰에 용이하다. 하지만 빛이 매질을 통과하면서 많은 입자에 부딪치기 때문에 단일 산란파의 양이 급격히 감소한다. 단일 산란파만을 이용하기에는 역부족인 것이다. 

IBS 최원식 연구진은 단일 산란파에 비해 세기가 훨씬 크면서 물체의 정보를 갖는 다중 산란파를 활용, 관찰하려는 물체에 빛 에너지를 모으는 방법을 개발하기에 이른 것이다.

연구진은 개발한 빛 에너지 집속 기술은 광유전학이나 광 자극 기술과 같은 연구 분야에도 접목이 가능하며, 광 치료 기술 및 체내 의료용 이식 장치의 광 충전 등 다양한 바이오 기술에 응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최원식 부연구단장은 "생체조직과 같은 산란매질의 내부에 묻혀서 보이지 않는 물체에 빛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모을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으로 향후 그 응용 가능성이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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