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샤오핑 이래로 중국은 집단지도체제에 의해 운영돼왔다. 마오쩌둥의 1인 독재로 빚어진 온갖 폐해를 극복하고 건강한 정치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였다. 그 결과 중국은 30년 동안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들이 권력을 골고루 나눠 갖고 국정을 운영해왔다.

후안강 칭화대 교수가 “중국은 여러 명의 대통령이 나라를 다스리는 집단대통령제”라고 주장할 정도로 이는 기존 서구의 민주주의체제에 대한 대항마 성격도 띠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뉴시스

그러나 시진핑이 집권한 뒤로 상황이 달라졌다. 시진핑은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수를 9명에서 7명으로 축소했으며, 자신에게로 권한을 집중시켰다. 경제 분야에서는 전권을 행사하던 총리의 권한을 대폭 축소시키고 자신이 직접 경제 문제를 챙기기 시작했다.

당 총서기는 당과 국가의 전반적 사항을 관장하고 총리가 나라 살림, 즉 경제를 책임져왔던 30년 동안의 관례를 깨고 경제까지 시진핑이 챙기기 시작한 것이다.

또한 강력한 정풍운동(整風運動)과 부패 척결운동을 통해 당 내부의 기율을 엄격히 세우고, 후계 구도의 씨앗을 잘라냄으로서 명실상부한 1인 독주체제를 확립했다. 마지막으로 헌법을 개정해 국가주석의 임기 제한까지 폐지함으로써 장기 집권의 길까지 열어젖혔다. 

집권한 이래로 경쟁자를 제거하고, 자신에게 국가의 모든 권한을 집중시키면서 1인체제를 확립한 시진핑은 이른바 21세기의 황제로 거듭나고 있다. 

시진핑 집권 2기는 크게 5가지 로드맵을 통해 알 수 있다.

우선 ‘중국몽(中國夢)’으로 이는 시진핑이 집권 초기부터 줄곧 주장했던 목표다. 이는 2010년 류밍푸 국방대 교수가 처음 언급한 용어로서 중국이 경제·과학기술·군사·문화 네 가지 측면에서 미국을 제치고 대국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시진핑은 이를 바탕으로 집권하자마자 “중국몽이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중국몽을 국가의 새 비전으로 선포했다. 그의 모든 행보는 결국 이 중국몽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다음으로 ‘신시대(新時代)’로서 이는 5개 목표가 실현되는 세상을 말한다. 5개 목표란 중국특색사회주의의 승리, 전면적인 소강사회 달성과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건설, 모든 인민의 공동 부유(富有) 구축, 중국의 인류 문명에 대한 공존, 그리고 중국몽이다.

시진핑은 19차 당대회에서 “이미 중국의 ‘신시대’가 시작되었다”고 천명했다. 집권 1기에 ‘중국몽’만을 강조했다면, 이제 이 중국몽에 4가지 목표가 더해진 ‘신시대’를 국가의 비전으로 제시한 것이다. ‘신시대’는 ‘중국몽’과 더불어 시진핑의 치세를 규정하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다. 

그 다음은 ‘강군몽(强軍夢)’으로 시진핑은 신시대를 이루기 위한 첫 번째 조건으로 이 강군몽을 꼽는다. 강력한 군사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중국몽과 신시대는 한낱 꿈에 불과하다며 2035년까지 국방의 현대화를 달성하고 21세기 중엽에는 세계 일류 수준의 강력한 군대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2035 황제의 길」 유상철 지음(메디치미디어)
「2035 황제의 길」 유상철 지음(메디치미디어)

이어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이 꼽힌다. ‘일대’란 중국과 중앙아시아, 러시아, 유럽을 잇는 육지의 ‘실크로드경제대’를 의미하며, ‘일로’란 중국에서 출발해 동남아와 인도를 거쳐 아랍과 아프리카, 유럽으로 뻗어 나가는 ‘해양실크로드’를 뜻한다. 사람들은 중국이 이 ‘21세기판 실크로드’를 통해 동북아의 맹주 자리를 되찾고, 이른바 ‘신조공질서’를 구축하려 한다고 평가한다. 

마지막으로 ‘부패 척결’이다. 시진핑은 집권 초기부터 강력한 부패 척결의 기치를 내걸며 성역을 가리지 않는 수사를 펼쳤다. 이는 중국 인민의 강력한 지지를 이끌어냈으며 건강한 정치생태계 구축이라는 긍정적 결과를 낳았다. 한편으로는 원로들의 민원과 입김을 차단하고, 정적까지 제거함으로써 시진핑의 입지를 더욱 단단히 하는 효과도 얻었다. 

시진핑의 중국, 나아가 시진핑체제의 권력구조와 성격, 앞으로의 전망까지 다루고 있다. 독자들은 저자의 날카로운 분석을 통해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관련된 중국의 미래가 어디로 향할지, 그리고 그에 대한 우리의 대처는 어때야 하는지를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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