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양산항만
상하이 양산항만

전 세계를 잇는 무역망은 세계화를 거치며 고도로 발전했다.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초대형 선박이 전 세계를 누비고 항만은 로봇으로 운영되며 화물을 추적하는 컴퓨터 데이터베이스는 막대하다. 

하지만 수백만 장의 문서작업은 19세기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리고 물류산업의 세계화에서 마지막 남은 작업을 블록체인이 시작했다. AP-머스크와 현대상선과 같은 글로벌 해운업체들이 블록체인 기술업계와 손잡고 세계에서 가장 고도화한 물류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다. 

◆ '블록체인, 물류산업 혁명 일으킨다'

경제주간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블록체인이 물류산업에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며 '1조달러에 달하는 무역효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세계화의 시대의 포문을 열어준 컨테이너 표준화 이후 가장 혁명적인 작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를 위해서 해운업계 뿐 아니라 제조업, 은행업, 보험업, 중개업, 항만청까지 하나의 거대한 플랫폼에 새로운 시스템이 통합할 수 일종의 '프로토콜'(규칙)이 필요하다.

결국 이를 위해서는 현재 수 일이 소요되는 문서 작업은 인간 노동자의 수동입력 없이 몇 분 안에 이뤄져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그러면 대륙간 상품 운송 비용이 급감하면서 해외 제조공장이나 원자재를 재배치할 동인이 커진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이러한 작업의 핵심은 블록체인이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블록체인을 이용해 커뮤니케이션을 개선하고 관리 영역을 확대함으로써 세계 무역시장에서 1조달러의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의 라울 카푸르 애널리스트는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며 "컨테이너 해운업계가 껍질을 깨고 새로운 기술을 따라 잡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세계 3대 해운업체 CMA CGM를 보유한 APL은 앤하이저부시 인베브, 엑센추어와 협업해 지난달 블록체인에 기반한 플랫폼을 시범 운영했다고 밝혔다. 한국의 현대상선은 지난해 삼성 SDS가 개발한 블록체인 시스템을 사용하는 트라이얼 버전을 운영했고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지난 8월 해운물류 블록체인 컨소시엄을 통해 국적 선사로는 최초로 한-중 구간의 냉동 컨테이너를 대상으로 블록체인 기술 도입을 위한 첫 시험 항차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 주주·항만·운송업계 설득 관건

특히 글로벌 무역에서 핵심적인 문서작업은 가장 큰 부담이다. 지난 2014년 머스크는 케냐에서 네덜란드로 장미와 아보카도를 실은 한 냉동컨테이너를 추적했다. 해당 컨테이너의 운송에만 인력 30명이 필요했다. 농장에서 소매업체까지 가는 기간은 34일로 이 가운데 문서작업만 10일이 소요됐다. 그 와중에 중요 문서 하나가 분실되는 일까지 발생했다.

물류업이 다른 산업에 비해서 전자화가 더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문서작업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글로벌 무역에서 언어, 법률, 관련 조직의 상이함이 문서의 표준화를 어렵게 만든다. 

현대상선 컨테이너선 / 현대상선 제공
현대상선 컨테이너선 / 현대상선 제공

블록체인을 이용한 표준화한 전자시스템으로 전환이 쉬운 일은 아니다. APL은 "모든 주주들이 같은 블록체인 솔루션과 플랫폼 사용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해운 업체들이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려면 항만 운영조직과 화물 운송업계도 설득해야 한다. 일단 몇 개 항만에서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을 사용할 계획이다. 머스크에 따르면 싱가포르 항만운영업체 PSA와 헤이그 항만운영업체 APM터미널이 새로운 플랫폼을 사용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2년 안에 업계에서 비용절감이 가시화할 것이라고 낙관한다. 

해운컨설팅업체 퓨처노틱스그룹의 K D 아담슨 최고경영자(CEO)는 "물류업계가 중간섹터로서 사고를 중단해야 한다"며 "물류에서 서로 다른 요소들을 다른 시스템에 어떻게 맞출지를 생각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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