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의 핵실험 동결 깜짝 선언에 해석 엇갈려
NYT "미국, 비핵화 진정성 의구심 여전히 존재"
中 언론은 제재 풀리면 엄청난 경제 성장 점쳐

【서울=뉴시스】북한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이 20일 평양에서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를 주재하며,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고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한다는 새로운 '전략적 노선'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2018.04.22. (출처=노동신문)
【서울=뉴시스】북한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이 20일 평양에서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를 주재하며,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고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한다는 새로운 '전략적 노선'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2018.04.22. (출처=노동신문)

 

남북 정상회담을 나흘 앞두고 전 세계가 한반도를 주목하고 있다. 북한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선제적으로 핵실험과 미사일실험 중단을 천명했다.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나온 선제적 조치에 주변 열강들의 신경전이 치열하다. 

당장 5월 말 혹은 6월 초 북한과 정상회담이 예정된 미국이 실시간으로 대응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북한에 대한 결론을 내릴 때까지는 아직 먼 길을 가야 한다"며 "아마도 일이 잘 풀리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며 아닐 수도 있다. 오직 시간만이 말해 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이 일은 오래전에 해결됐어야 했다"며 전임 행정부가 북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을 비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을 앞두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최대의 압박을 유지하는 것이다. 미국 언론이 트럼프가 북한과의 협상에서 실익을 챙기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에 대한 반박이기도 하다. 실제 뉴욕타임스(NYT)는 '동결의 덫(freeze trap)'에 걸릴 수 있다며 미국에서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과 경계심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전했다. 

북한의 핵동결 선언이 오히려 '핵보유국' 선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북한의 20일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나온 성명이 "핵실험 금지와 핵무지 선제사용 포기, 이송금지에 대한 내용"이라며 "이는 책임있는 '핵 보유국이 갖춘 측면을 언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므로 이는 비핵화 성명이 아니라 북한이 책임있는 핵보유국이 될 수 있다는 선언이라고 그는 말했다. 

CNN방송은 '은둔하던 북한이 협상테이블로 나온 이유'에 대한 분석기사를 통해 3가지 시나리오를 상정했다. 첫번째 시나리오는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의 극도로 취약한 경제상태로 인해 '약자의 입장'에서 이번 협상에 임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상 유일한 동맹국이었던 중국까지 대북 경제압박을 가하면서 북한이 궁지에 몰렸다는 설명이다. 두번째 시나리오는 협상카드용 핵무기를 완성하면서 최대의 레버리지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김정은이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의 지도자로서 국제무대 진출을 꾀한다는 얘기다. 세번째는 전쟁 회피를 위한 시간벌이라는 지적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남북정상회담 및 북미정상회담에서 핵무기와 미사일 발사에 대한 제재는 최소화화면서 자국에 대한 제재 완화와 한미동맹 약화 등을 위해 노력할 수 있다고 CNN은 설명했다. 

중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을 환영하며 북한의 개방에 방점을 찍고 있다. 중국의 관영매체 환구시보의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22일 '엄청난 성장 잠재력을 가진 북한' 제하의 기사에서 북한의 경제적 효용성을 강조했다.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 선언을 계기로 대북 제재를 완화한다면 엄청난 경제 성장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전망이다. 북한의 값싼 노동력, 지리적 위치 등을 언급하며 북한의 개방을 낙관했다. 

하지만 중국은 최근 북한의 행보에 내심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NYT는 22일 '중국이 북미 대화에 걱정이 많으며 내심 소외됐다고 느낀다'고 평가했다. 특히 중국이 빠르게 전개되는 한반도 외교전의 중심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 한국과 미국에 손을 뻗으려 하는 김정은 위원장의 목적에 경계하고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실제 중국 전문가들은 지난달 김정은이 깜짝 방중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 것에 대해 화해 제스처라기보다는 중국을 등에 업고 미국과의 회담에 임한다는 인상을 주기 위한 목적이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본은 북한 문제에서 '재팬패싱' 우려에 휩싸였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재팬패싱을 불식하고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지난주 미국을 직접 찾아 트럼프를 만났지만, 결국 빈 손으로 돌아왔다는 평가만 나왔다. 17~18일 미일정상회담 이후 기자회견에서 온통 화두는 북한이었다.  아베 총리는 미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복귀를 내심 바랬지만, 보기 좋게 퇴짜를 맞았다. 대신 일본은 미국과의 양국간 무역협상 개시에 합의하며 되레 과제를 떠안게 된 꼴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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