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회의 100분...그림,핵미사일 주제로 환담
文 "훈민정음처럼 남북 서로 통하게 만들자"
金 "문대통령과 직통전화로 실무적 대화하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오전 10시15분부터 11시55분까지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2층 회담장에서 진행된 오전 회담을 종료하고 마무리 발언을 했다. 두 정상은 평양 방문에 대한 이야기부터 북한의 핵 실험과 우리 측 대응을 주제로 뼈있는 농담을 주고받았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오늘 아주 좋은 논의를 많이 이뤄서 남북 국민들과 전세계 사람들에게 아주 큰 선물이 될 것 같다"고 말하며 긍정적인 회담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많이 기대를 하셨던 분들한테는 물론 이제 시작,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겠지만 우리 오늘 첫 만남과 오늘 이야기 된 것이 발표가 되면 기대하셨던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만족을 드렸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화답했다.
회담 마무리 발언에서 먼저 말문을 연 것은 김 위원장이었다.
김 위원장은 "내가 말씀드리자면 비행기로 오시면 제일 편안하시니까, 우리(북한) 도로라는 것이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불편하다"면서 "제가 오늘 내려와보니 이제 (문 대통령이) 오시면 공항에서 영접 의식을 하고 이렇게 하면 잘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을 미루어 볼 때 비공개 회담 때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에 대한 논의가 오간 것으로 관측된다.
문 대통령은 이에 "그 정도는 또 남겨놓고 닥쳐서 논의하는 맛도 있어야죠"라고 농을 건넸다. 김 위원장은 웃으면서 "오늘 여기서 다음 계획까지 다 할 필요는 없지요"라고 답하면서 정상회담 정례화 가능성을 내비췄다.
또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핵 실험과 우리 측 대응을 주제로 뼈있는 대화를 주고받았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께서 우리 때문에 NSC(국가안전보장회의)에 참석하느라 새벽잠을 많이 설치셨다고 한다. 새벽에 일어나는 것이 습관이 되셨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께서 우리 대북특별사절단이 (평양에) 갔을 때 선제적으로 말씀을 해주셔서 앞으로 발뻗고 자겠다"고 화답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5일 대북특별사절단과 평양에서 만난 자리에서 "그동안 우리가 미사일을 발사하면 문 대통령이 새벽에 NSC를 개최하느라 고생이 많으셨다"면서 "오늘 (남북대화 국면 속 핵실험 중단을) 결심했으니 이제 더는 문 대통령이 새벽잠을 설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또 "이제는 (북측) 실무적 대화가 막히고, 안하무인격으로 나오면 문 대통령하고 나하고 직통전화로 이야기하면 간단히 해결된다"고 밝힌 것으로도 전해졌다.
대북특사 방북결과 발표에 따르면 북측은 대화가 지속되는 동안 추가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 전략도발을 재개하는 일이 없을 것임을 명확히 했다. 아울러 북측은 핵무기는 물론 재래식 무기를 우리 측을 향해 사용하지 않을 것임도 확약했었다.
두 정상은 환담장 벽면에 걸린 그림을 보면서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김중만 작가의 '천년의 동행-그 시작' 그림을 설명했다.
훈민정음 창제 취지가 적힌 작품에서 '사맛디'는 서로 통한다는 뜻이고, '맹가노니'는 만든다는 의미다. 문장에 나온 'ㅁ(미음)'과 'ㄱ(기역)'은 각각 파란색과 붉은색으로 칠해졌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문재인의 'ㅁ'과 김 위원장의 'ㄱ'이 만나면 '서로 통하게 만든다는 뜻이 된다"고 남북정상회담 성공을 향한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이날 남북정상회담은 오전 10시15분부터 오전 11시55분까지 100분간 진행됐다. 두 정상은 각측 오찬을 마치는 대로 오후 회담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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