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고위급회담 연기-북미회담 재고 언급 분석
"한미훈련 맥스선더 내세워 분노하는 건 거짓""
트럼프 얼마나 양보할지 시험하려는 의도 해석도

북한이 남한과 고위급 회담을 돌연 취소하고 북미정상회담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에 대한 해외 언론의 분석이 나오고 있다. CNN방송은 '김정은(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트럼프를 시험대에 올렸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16일 00시 30분 한미 군사훈련을 이유로 남북한 고위급회담을 무기 연기한다고 알려왔다. 또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일방적인 핵포기만 강요하면 다음달 12일 북미정상회담에 응할지 재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

이에 대해 프리다 기티스 CNN 칼럼니스트는 "북한이 '평화 열차'에 급제동을 건 것은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며 "트럼프에게 보내는 메시지인 동시에 위협"이라고 말했다. 기티스 칼럼니스트는 이번 메시지가 트럼프에게 주는 일종의 '시험'(test)으로, 현재로서 트럼프는 협상가로서 가장 기본적인 실수를 범했다고 지적했다. 북한과의 협상 타결을 막대한 정치적 승리로 이끌도록 판을 키우는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북한은 상대방의 양보를 이끌어내고 경제적·정치적 이득을 취한 다음 자신들이 이전에 약속한 조금한 양보도 결국 지키지 않는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따라서 한미 군사훈련 '맥스 선더'(Max Thunder)를 들어 갑작스럽게 분노를 나타낸 것은 '거짓'(sham)이라고 기티스는 일갈했다. 북한이 이 훈련을 사전에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결국 이번 메시지는 '트럼프가 북미정상회담 파기를 막기 위해 얼마나 노력할지를 알아내려는 것'이라고 그는 평가했다.  CNN방송은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백악관이 허를 찔렸다'는 분석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북한의 이번 발표가 몇 달간 한반도에서 조성된 해빙 무드에 긴장감과 불확실성을 불어넣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북한 내부의 '속도조절'일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했다. 북한이 70년간 독재정권이 지배하고 있긴 하지만, 완전히 획일적인 사회는 아니라면서 북한에도 매파와 비둘기파가 있다는 설명이다. 의회전문지인 더힐은 북미정상회담을 지렛대로 삼아 한미연합훈련을 끝내려는 포석일 수 있다고 풀이했다. 

로이터 통신은 북한이 트럼프의 양보를 끌어낼 수 있을지를 시험해보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미국 정부의 한 전문가는 로이터에 "김정은이 트럼프가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실제로 협상장에서 나와버릴지를 가늠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요구를 받아들여 연합훈련을 중단한다면 이는 동맹인 한국과 일본의 신뢰를 손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북미정상회담이 취소될 경우 이는 임기 내 최대의 외교적 업적을 이뤄내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고 통신은 예상했다. 김정은 위원장 역시 회담을 '사보타주'할 경우 국제사회로부터 인정을 받으려고 노력이 훼손될 것이라고 통신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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