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관 "우리로선 뜻밖의 일...매우 유감"담화
외국언론"미북 생각차이 커 메우기 어려울 것"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내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예정됐던 북미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하자 외신들은 이 소식을 일제히 긴급뉴스로 보도하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영국 BBC는 미국의 북미정상회담 취소는 최근 북한의  발언에서 드러난 강렬한 분노와 노골적인 적대감 때문이라며 그 배경으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24일 발언에 주목했다. 당시 북한 측은 "미국이 우리의 선의를 모독하고 계속 불법무도하게 나오는 경우 조미수뇌회담을 재고하는 문제를 최고지도부에 제기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외교가 실패할 경우에는 핵을 통한 최종 결전의 가능성이 있다며 21일 펜스 부통령이 언급한 리비아식 핵폐기 방식에 강하게 반발했다.

미국 로이터 통신 역시 백악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펜스 부통령을 겨냥한 북한의 비난이 북미 정상회담 취소의 결정적 배경이 됐다고 진단했다. 또 "북한이 핵보유국으로 미국과 대등한 입장을 고수하며 비핵화 협상에 임해 갈등이 메워지지 않고 있다. 북미관계가 다시 긴장 국면으로 돌아서는 것은 불가피하다. 북한 발언 수위가 조절돼야 한다"고 전했다.

USA투데이는 "회담 성사 여부에 다소 잡음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취소 발표 타이밍은 놀라운 것"이라고 밝혔고 허핑턴포스트는 “양국이 서로 견제하던 가운데 북한이 예고대로 풍계리 핵 실험장을 폭파하면서 회담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예견됐으나 정상회담 취소 소식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AFP 통신은 25일 북한 관영조선중앙통신(KCNA) 보도를 인용해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정상회담 취소 7시간 만에 '매우 유감'이라는 뜻을 밝혔다고 속보로 전했다. 김 제1부상은 성명에서 "돌연 일방적으로 회담 취소를 발표한 것은 우리로서는 뜻밖의 일이며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우리는 아무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음을 미국 측에 다시금 밝힌다"고 말했다.  

일본 매체들도 북미정상회담 취소 소식을 빠르게 전하며 회담 중지 배경과 앞으로의 전망 등에 대한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아사히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서한 발표 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핵 협상의 주도권을 위해 자신의 카드가 북한에 대한 최대한도의 압박임을 분명히 하는 한편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북미 간 협상 과정에서 미국 측의 강한 불신이 배경에 있었음을 드러냈다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25일 회담 취소와 관련해 한반도 문제에 정통한 다케사다 히데시(武貞秀士) 다쿠쇼쿠(拓殖) 대학 특임교수의 발언을 보도했다.

다케사다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북측과 생각의 차이가 크고 이를 메우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당초 김정은 위원장의 지위만 보장하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북한은 주한미군 축소와 핵우산 철회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북미 정상회담 개최는 어려워졌다고 본다.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할 것이며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 실험을 재개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25일 다른 기사에서 미 정부 고위 관계자의 발언도 집중 조명했다. 이 관계자는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 준비회담에 북한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기도 했으며 최근 들어 조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김 위원장이 이해를 보여 온 한미합동군사훈련에 대해 다시 난색을 표한 것 역시 약속 위반이다"라며 북한을 강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공은 북한에 있다"며 북한의 대응 여하에 따라 협상 지속도 가능하다는 의사를 내비쳤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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