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스트레이트뉴스는 29일부터 선거 직전까지 격전지에서 뛰고 있는 주요 승부사들의 공약을 살펴보고 판세를 분석한다. <편집자주>
이번 6・13지선 부산시장 선거에는 더불어민주당 오거돈 후보, 자유한국당 서병수 후보, 바른미래당 이성권 후보, 정의당 박주미 후보, 무소속 이종혁 후보 등 총 5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전국동시 지방선거가 처음 실시된 1995년 이래 진보 진영 인사가 부산시장에 당선된 사례는 없다. 민주자유당 문정수 시장, 한나라당 안상영 및 허남식 시장, 새누리당 서병수 시장 등 보수 일색이었다.
그런 보수의 텃밭에 한나라당 허남식 후보와 두 차례, 새누리당 서병수 후보와 한 차례 등 총 세 차례나 도전했지만 모두 고배를 마신 인물이 있다. 오거돈 민주당 후보다. 이번에는 오 후보가 3전4기 신화를 쓸 수 있을까?
초반 오거돈 압도, 중반 서병수 맹추격
6・13지방선거를 정확히 30일 남겨놓은 지난 14일, 정가가 술렁였다. 리얼미터(CBS 의뢰)가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002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율 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구・경북(TK) 지역에서 민주당이 37.3%를 기록하며 올해 1월 이후 4개월 만에 한국당(36.7%)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지지율은 부산과 경남, 울산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민주당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펼친 이유는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능력 덕이었다. 그 덕에 민주당 오거돈 후보의 초반 지지율 역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지난 4일 리얼미터(CBS 의뢰)의 단순 지지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거돈 후보는 57.7%를 획득해 27.1%를 얻는 데 그친 한국당 서병수 후보를 무려 30.6%p나 앞섰다. 전통적인 보수 텃밭에서 초반 표심이 현역 시장을 외면했던 것이다.
당선 가능성 조사에서는 오거돈 후보(60.7%)와 서병수 후보(24.4%) 간의 격차가 36.3%p로 더 벌어졌다. 정당 지지도 역시 민주당이 53.3%로 23.7%에 불과한 자유한국당을 압도했다. 같은 조사에서 바른미래당 이성권 후보는 3%, 정의당 박주미 후보는 2.2%, 무소속 이종혁 후보는 1.8%를 얻는 데 그쳤다.
이런 흐름은 한동안 이어져 지난 25일 발표된 중앙일보 여론조사에서도 오거돈 후보가 서병수 후보를 23%p가량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판세가 그대로 굳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선거전이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판세가 출렁이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폴리컴(프라임경제신문 의뢰)이 26~28일 부산에 거주하는 만19세 이상 성인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서병수 후보가 42.3%로 오거돈 후보(48.1%)를 맹추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흘 만에 불과 5.8%p까지 좁힌 것이다. 정당 지지도 역시 한국당이 38.5%로 민주당(45.3%)을 바짝 추격 중이다.
이 조사에서 바른미래당 이성권 후보, 정의당 박주미 후보, 무소속 이종혁 후보는 각각 2.2%, 1.3%, 1.7%를 얻었다.
이처럼 급변한 판세에 대해, 민주당과 한국당의 의견은 엇갈린다. 서병수 캠프의 관계자는 “오거돈 후보는 토론회까지 무산시키면서 시민과 언론을 무시했다. 오 후보와 관련된 여러 의혹과 지역경제를 우려하는 부산의 바닥 민심이 정확히 반영된 조사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오거돈 후보는 “지금 서 후보는 4년 전보다 더한 마타도어를 하고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있다”고 성토했다. 오 후보 캠프의 관계자는 “서병수 후보 측의 네거티브 공세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가짜 뉴스와의 전쟁을 선포할 것이다. 앞으로도 시민들을 계속 만나면서 기반을 유지할 예정이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두 후보 맞고발로 난타전
오거돈 후보의 공약은 ▲경제 체질 개선을 통한 일자리 창출, ▲청년 희망정책 프로젝트, ▲출산/보육/돌봄 OK프로젝트, ▲정책/예산 편성 과정 시민참여 강화 등이다.
서병수 후보의 공약은 ▲글로벌 게이트웨이/국제도시 인프라 구축, ▲전통산업 고도화/4차산업 활성화로 일자리 창출(20만), ▲아이맘 플랜 플러스, ▲2030월드엑스포 유치 등이다.
두 후보의 핵심 공약은, 오거돈 후보의 ‘1조 원 규모 도시재생펀드 조성’과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 서병수 후보의 ‘도시재생 뉴딜사업’과 ‘사직야구장 돔구장 재건축’으로 압축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부산시장 선거는 ‘네거티브 공방’이라는 구태가 그대로 재연되고 있다. 포문을 먼저 연 쪽은 서병수 후보 측이다.
지난 15일, 서병수 후보 측은 “과거 서 시장의 측근이 비리 혐의로 처벌받은 것을 두고, 오 후보 측은 서 후보를 ‘범죄 소굴의 수장’이라고 비난했다. 이는 공직선거법상 후보자 비방죄에 해당한다”며 오 후보를 검찰에 고발했다.
그러자 오거돈 후보 측은 엿새 후인 지난 21일 “서 후보 측은 오 후보가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 공약을 낸 배경에 가덕도, 김해, 진영 등지에 부동산을 보유한 오 후보의 가족기업 대한제강의 재산 증식 목적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며 고발장을 제출했다.
서 후보 측은 다시 지난 27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BNK금융지주가 엘시티에 200억 원을 특혜 대출해 준 사건과 관련, “2013년 4월 30일 당시 오 후보는 BS금융지주의 사회이사였고, 특히 대출 직전인 3월 28일 이사회의 리스크관리위원회에 참석하기도 했다”며 “특혜대출이 벌어질 때 오 후보는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고 해명을 요구했다.
오거돈 후보 측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오 후보 선거대책위원회는 다음날 “서 후보 측의 보도자료에 적시된 내용은 명백한 허위다. 리스크관리위원회 안건과 해당 사항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만 보면 확인이 가능한데도, 기초적인 확인조차 하지 않은 채 고의적이고 악의적, 자의적으로 왜곡했다. 이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죄 및 후보자 비방죄에 해당한다”며 서 후보와 김범준 시당 수석부대변인을 부산 지검에 고발했다.
선거전 초반 30.6%였던 두 후보 간의 지지율 차이가 보름여 만에 5.8%로 좁혀졌고, 그 사이에 네거티브 공방이 끼어들었다. 고소 고발이 난무하는 부산시장 선거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판세로 흘러가고 있다.
중반으로 접어든 부산시장 선거, 대통령의 지지율 영향이 사라졌다. 그 자리에 네거티브와 고소 고발이 들어앉았다. 토론회가 무산되는 등 애초부터 정책 대결은 없었다. 두 후보의 발언대로, ‘범죄 소굴의 수장’ 서병수 후보가 승리할 것인지, ‘가족기업의 재산 증식에 목적을 둔’ 오거돈 후보가 승리할 것인지만 남았다. 이번 6・13지방선거 중 가장 구태스러운 방식으로 치러진 선거로 남지 않을까 우려되는 대목이다.
김태현 bizlink@hanmail.net
이번 6・13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유권자가 받게 될 투표용지는 광역자치단체장, 기초자치단체장, 광역시・도의원(지역구/비례대표), 기초시・군・구의원(지역구/비례대표), 교육감 등 총 7장이다.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지역은 총 8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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