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3차 무역협상 합의 실패
공동성명도 없어 의견차 뚜렷

미국과 중국의 3차 무역 협상이 해결점을 마련하지 못한채 끝나면서, 양국간 무역 긴장이 더 커질 전망이다. 

미중은 당초 예고한대로 500억 달러(약 53조 5000억원) 규모의 상대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갈등을 지속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미중 기업인 행사에 시진핑 국가주석과 함께 참석해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미중 기업인 행사에 시진핑 국가주석과 함께 참석해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류허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과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 등 미국 대표단은 2~3일 베이징에서 만나 무역 문제를 논의했다. 지난 달 워싱턴 2차 협상 때와 달리 양국은 회의가 끝난 뒤 공동성명을 발표하지 않았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달 18~19일 워싱턴에서 열린 2차 무역 협상에서 미국의 대중 무역 적자를 실질적으로 축소하기 위한 효과적인 조치를 취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로스 장관은 이번 방중은 중국이 미국산 제품의 수입을 확대하는 방안에 초점이 맞춰졌다. 
 
로스 장관은 3일 회의를 마친 후 "지금까지 우리의 회의는 우호적이고 솔직했으며, 특정 수출 품목에 대한 몇가지 유용한 주제들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에 에너지·농산물의 구매를 늘리는 다년간의 협정을 체결할 것을 요구했다. 중국은 미국산 제품의 수입을 늘리는데에는 동의했으나, 이를 즉각 이행하기는 어렵다고 대응했다. 로스 장관이 베이징을 찾은 것도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회의 이후 공동 성명 등 발표 내용이 나오지 않자 양국간에 아직 상당한 의견차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트리트저널(WSJ)는 이번 회의에서 에너지 분야 이슈가 집중적으로 논의됐으며 농업과 투자, 무역 구조 등에 대해서는 거의 진전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2차 무역 협상에서의 합의와는 달리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계획대로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이번 협상에 걸림돌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백악관은 지난 5월 29일 성명을 통해 ‘메이드 인 차이나 2025’ 프로그램 등과 관련된 중국산 첨단 기술제품들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백악관은 오는 15일까지 최종 관세 목록을 발표한다.

이런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국들의 반발을 신경쓰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자신의 트위터에 "만약 우리가 한 나라들의 상품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데 그 나라들은 우리 상품에 25%, 50%, 심지어 100% 관세를 부과한다면 그것은 불공평한 일이며, 우리는 이를 더는 참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것은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않은 무역이며, 바보 같은 무역"이라며 "미국은 연간 8000억 달러(약 860조4000억원)의 무역 적자를 보고 있고, 수년간 다른 나라와의 무역에서 바가지를 썼다. 지금은 지혜로워져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양국이 '관세 폭탄'을 강행하면서 무역 전쟁이 벌이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3차 무역 협상이 돌파구를 찾지 못한 째 끝나면서 두 경제 대국은 이르면 이달 초부터 1000억 달러(약 107조원) 규모의 무역 전쟁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3일 관영 신화통신과 중국중앙(CC) TV 등을 통해 “만약 미국이 무역 제재 조치를 시행할 경우 양측이 지금까지 달성한 모든 합의 사항은 발효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지난 4월 미국이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같은 규모로 보복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대두, 자동차, 항공기 등 106개 품목의 미국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계획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