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올들어 최저...의도적 절하는 아니듯
"위안화 5% 떨어지면 성장률 0.4%p 높아져"
WSJ "인민은행, 균형점 찾아 환율전쟁 없을 것"

중국과 미국의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공포가 고개를 들고 있다. 중국 위안화가 달러 대비 6개월 만에 최저로 밀렸다.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떨어 뜨려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수출경쟁력을 높일 것이라는 논리다. 

하지만, 중국이 아직은 의도적으로 위안화 평가절하를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환율전쟁 위험이 크지 않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인민은행이 위안화 약세를 어느 정도 수준에서 허용하고 있지만, 동시에 중국경제의 붕괴를 유발할 수 있는 급격한 절하를 용인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인민은행이 27일 고시환율을 6거래일 연속 높여 6개월만에 최고로 올려놨다. 이에 역내외 거래시장에서 장중 달러/위안 환율은 6.6195위안까지 치솟아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 최고를 나타냈다. 하지만 이후 인민은행의 개입으로 추정되는 달러 매수로 달러/위안 환율은 다소 꺾여 6.5969위안으로 내렸다. 트레이더들에 따르면 최소 한 개의 국영은행이 인민은행을 대신해 시장에 개입해 막대한 달러를 팔아 치웠다.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위안 약세를 어느 수준에서 허용해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받는 무역압박에 대응할 수 있다.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중국산 제품 가격이 낮아져 미국의 관세폭탄 영향력을 일정 부분 상쇄할 수 있다.

골드먼삭스의 얀 하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위안화 가치 5% 절하가 중국의 성장률을 0.4%포인트 높여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보복관세 이외로 취할 수 있는 조치 가운데 미국 국채의 매도보다는 위안화 약세 허용이 낫다는 설명이다. 중국이 1조8000억달러에 달하는 미국 국채 보유분을 되파는 것에 비해 위안화 약세를 훨씬 더 감내할 가능성이 있다고 골드만삭스는 판단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중국이 미국 국채를 매도할 경우 미국의 금융환경이 0.1%포인트 긴축돼 그 효과가 캐나다와 멕시코 등 여타 국가로 번질 수 있다. 

그러나 위안화가 갑자기 떨어지면 중국 경제에 미치는 피해는 수출경쟁력을 압도할 수 있다. 지난 2015년 8월 위안화 평가절하로 자본 유출이 심화한 바 있다. 게다가 중국이 환율조작국이라는 미국의 비난이 다시 커질 수 있다. 

결국 인민은행은 위안화가 통제불가능하게 떨어지지 않도록 균형을 맞출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망했다. 악사투자운영의 아이단 야오 시니어 이머징아시아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책결정자들이 정교하게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며 "국내 경제성장에 하방압박이 강해지는 가운데 해외에서 무역갈등에 따른 위협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균형을 찾으려는 인민은행이 있는한 미중간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번질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애널리스트들은 예상했다. 도이체방크의 알랜 러스킨 통화전략가는 "이론상으로 무역전쟁이 더 추악해지면 환율전쟁을 촉발할 수 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어느 국가도 환율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키워드

Tags #위안화 #무역전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