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이 신동주 전 부회장을 상대로 5번째 경영권 방어전에 승리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뉴시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뉴시스

롯데그룹은 29일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신동빈 회장, 쓰쿠다 다카유키 부회장 이사직 해임안, 신동주 부회장 이사 선임안이 모두 부결됐다고 이날 밝혔다.

신 전 부회장은 이날 열리는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신 회장, 쓰쿠다 다카유키 부회장을 이사직에서 해임하고 자신을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로 선임하는 주주 제안 안건을 제출했다. 이 안건은 신 회장이 지난 2월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으로 징역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상황에서 신 전 부회장이 복귀를 노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는 신 회장이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못하자 전날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을 비롯해 민형기 컴플라이언스 위원장, 이봉철 재무혁신실장, 이태섭 준법경영실장 등을 일본으로 파견해 주주설득에 나섰다. 

황 부회장 등은 일본롯데 경영진들에게 한국의 현재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신 회장의 서신을 전달했다. 주주총회에서는 의장이 참석한 주주를 대표해 신 회장의 서신을 대독했다. 참석한 주주들이 회사제안 의안과 주주제안 의안을 심의했다. 

결국 신 전 부회장이 제출한 이사 해임안은 부결됐다. 신 회장은 앞서 2015년 8월, 2016년 3월과 6월, 2017년 6월 등 4번의 표 대결에서 일본인 경영진과 주주의 지지를 바탕으로 신 전 부회장을 모두 이겼다. 

신 전 부회장은 한국의 롯데·롯데상사·롯데물산·롯데부동산 이사직 해임 부당을 주장하며 일본 법원에 제기한 소송에서도 패소했다.

업계는 구속 상태에서도 경영권 방어에 성공한 만큼 사실상 신 회장 체제가 견고해 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임원이 실형을 선고받을 경우 사임·해임하는 것이 관례인데 일본에서 신 회장의 이사직을 유지시킨 점도 상당한 지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이 부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경영진에 대해 일본롯데 주주들이 다시 한번 지지를 보내준 것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어려운 현 상황이 빨리 극복되어 한일롯데의 경영이 불안정해지는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신 전 부회장은 더 이상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해 임직원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하고 롯데의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일을 멈춰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신 전 부회장은 그러나 지속적으로 롯데그룹의 경영정상화를 언급하면서 재도전 의사를 내비쳤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잉여금 배당건, 이사 3명 선임건, 감사 1명 선임건 등 회사가 제안한 5개 의안은 모구 과반수 찬성으로 승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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