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첫 대면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나렌드라 모디 (Narendra Modi) 인도 총리와 함께 인도 뉴델리 인근 노이다 공단에서 개최된 ‘삼성전자 제2공장 준공식'에 참석하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안내로 신규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있다./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나렌드라 모디 (Narendra Modi) 인도 총리와 함께 인도 뉴델리 인근 노이다 공단에서 개최된 ‘삼성전자 제2공장 준공식'에 참석하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안내로 신규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있다./사진=뉴시스

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인도 노아디 휴대전화 제조공장 준공식에서 진행될 두 사람의 만남은 그동안 소원했던 정부와 삼성 간 관계회복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추측이 무성하다. 일각에서는 이번 만남이 문 정부가 친기업 행보로 선회하는 신호탄이자 대기업 정책 변화를 시사하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이날 예정보다 30분 늦은 오후 5시 30분(현지시간) 제2공장 준공식 행사장에 도착했다.이 공장은 인도 최대 휴대폰 공장으로 양국 경제 협력의 상징으로 평가된다.

미리 현장에서 대기했던 이 부회장이 문 대통령과 모디 총리를 웃으면서 영접했다. 이 부회장은 두 정상을 향해 허리를 크게 숙이며 인사해 눈길을 모았다. 이어서 문 대통령과 모디 총리는 이 부회장과 악수했다. 이 부회장은 문 대통령과 모디 총리 뒤를 따라다니면서 수행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준공식 축사를 통해 "노이다 공장이 인도와 한국 간 상생협력의 상징이 될 수 있도록 정부도 최선을 다해 뒷받침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고대 가야시대 문명교류'와 비교하며 삼성전자와 협력사 임직원들의 노고와 성취를 치하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앞서 정부는 적폐청산 및 재벌개혁을 기치로 내걸고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휘말려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부회장과의 만남을 꺼려왔다. 이 부회장도 지난 2월 초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후 이번이 사실상 첫 공식일정이다. 그동안 이 부회장은 세 차례의 해외 출장 등을 통해 인공지능(AI) 사업 등을 챙겨왔지만 국내에서는 행보를 자제해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내외적 상황들이 안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과 삼성 오너가 만난다는 것 자체가 경제계 입장을 들어보려는 것 아니냐"면서 "친기업적 방향으로 노선을 변경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어 "인도의 경우 모디 총리를 중심으로 경제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상징적으로 의미가 있는 만큼 우리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문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만남이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무리한 해석이라는 지적도 만만찮다. 

이 부회장의 대법원 판결, 삼성전자서비스센터 노조와해 의혹 수사,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의혹 등 삼성과 관련된 악재가 일거에 해소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 여당, 공정위, 금융당국 등이 여전히 '재벌개혁'을 기치로 기업들을 옭아매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시선에 힘을 싣고 있다. 

국정농단 재판이 채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이 부회장을 만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주장도 있다. 이는 정부가 지지층이나 시민사회단체의 목소리를 더욱 의식하게 되는 부담을 안게 되기에 되레 재계엔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시각도 있다. 

다만 재계를 압박하는 보험업법 개정안,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정권 출범 이후 이어진 큰 틀의 재벌개혁 기조는 유지한채 청와대가 기업들과 소통을 보다 적극적으로 펼쳐나갈 것으로는 기대된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과 문재인 대통령의 만남에 대해 재계와의 관계 개선의 신호탄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하지만 청와대에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며 "정부의 대기업 정책이 변할지는 상황을 좀 더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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