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민주교육 향해 담대하고 치열하게 전진"
ㅣ"진보교육감 재선 자체가 혁신의 지속"
ㅣ"서울 교육에 민주주의가 흘러넘칠 것"
ㅣ"배우는 즐거움에 꿈을 키우는 교육환경 조성"
ㅣ"창의 감수성이 넘치는 ‘협력형 괴짜’ 키울 것"
ㅣ"명실상부한 대안창출형 교육감 기대해 달라"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스트레이트뉴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스트레이트뉴스

"교육 전반에 민주주의가 뿌리내리고 흘러넘치는, 민주주의 교육감으로 민주주의를 감행하겠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인터뷰에서 “민주시민교육과 혁신교육을 향해 담대하고 치열하게 전진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교육현장에서 소외되고 억울하며 차별이 없도록 하는 마당을 만들어나가겠다”는 그는 “명실상부한 대안창출형 교육감으로 교육 돌봄과 교육복지를 연계한 교육복지 시스템을 임기 내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내달 청와대 청원 시스템과 같은 ‘시민・학생 청원 게시판’을 개통하고 4년 재임기간 동안 ‘열린 교육감실’을 운용하는 등 소통하는 민주교육감이 되겠다는 조희연. 그는 현직 교육감 최초로 전국 민주진보교육감 예비 경선에 참여하였고 6.13 지방 선거에서 재선되었다. 선거 과정에서 그의 공약이 2014년 선거 때보다 우클릭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당시 6개 시민단체는 서울시교육감 후보들의 공약을 평가한 뒤 “누가 당선된다고 해도 서울 교육의 획기적인 변화를 기대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 2일 태풍으로 인해 약식 취임식을 가진 그의 취임사는 활력이 넘쳤다. “담대하고 치열하게 교육선진국을 향해 전진하겠다.", “아침이 설레는 학교를 만들겠다”, “국민의 공복으로서 능동적인 행정을 하지 않는 무사안일도 청렴의 적이다”, “위계적이고 권위적인 관계 문화 등을 개선하겠다.", “시민 1만명, 청소년 1천명 이상이 교육청에 청원을 하면 교육감이 직접 답하겠다” 등 등. 재선의 민심에 고무받은 서울시 일선 교육의 수장은  평소 교육의 소신를 강하게 내비췄다.

“조용한 변화, 일관된 혁신”을 강조하던 초선 교육감이 이번에는 “담대하고 치열하게”를 외쳤다.

16일 오전 교육감 집무실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4년째 서울시교육청 민주시민교육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인 필자는 민주 교육을 내세우며 재선에 성공한 그에 대한 시민과 교육계의 기대를 나름 집약. 궁금증을 풀어 나갔다.

-당선을 축하드린다. ‘6·13 청소년 모의투표 운동본부’가 실시한 투표에서 52.7%의 지지를 받았다. 일반 유권자의 지지율 46.6%에 비하면 청소년으로부터 6%를 더 받았는데 어떤 느낌이 들었는지?

"일반 시민에게 지지받은 것도 중요하지만, 학생들로부터 더 많은 지지를 받았다는 것도 소중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러 군데에서 중고생이 참여하는 교육감 모의투표가 있었는데, 참으로 뿌듯하다. 미래 주역이 될 세대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이라 더 의미가 있다."

서울시 교육감 집무실에서 조희연 교육감과 인터뷰 @스트레이트뉴스
서울시 교육감 집무실에서 조희연 교육감과 인터뷰 @스트레이트뉴스

-현직교육감으로서 13세 이상의 청소년들이 투표할 수 있는 민주진보교육감 후보 경선에 최초로 참여했다. 투표 결과가 걱정될 수도 있었는데…….나아가 ‘교육감 선거권 13세 하향’을 주장할 생각도 있는지?

"교육시민단체가 주관한 후보 단일화 경선에 중학생까지 참여하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선거 제도화까지 생각한다면, 대선과 총선은 18세까지 인하, 교육감 선거를 포함한 지방선거는 16세까지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번처럼 후보 단일화 경선과정이 민주주의 교육의 재료가 되었으면 좋겠다. 학생들이 토론하고 주체적 판단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에 교육적 효과도 크다고 생각한다.

-이번 선거 공약이 2014년보다 많이 우클릭하고 했다는 평가여서 걱정하는 이들도 많았다. 이번 선거에서도 출마 선언시의 공약이 막상 선거 공보에서는 더 약화된 것들도 있었다. 공약집에는 민주시민, 세계시민, 다문화, 평화․통일과 관련된 교육을 “교육과정에 반영”하겠다고 했지만 선거 공보에서는 “정책 네트워크를 구성해 학교 수업의 다양한 운영 방안을 마련”으로 후퇴했다.

"우클릭에 대해 말하자면, 교권보호대책에 대한 발표에 대해서 학생인권을 주장하다가 왜 교권보호를 이야기하느냐라는 맥락에서 우클릭에 대한 우려가 나온 것 같은데, 학생과 교사의 인권을 종합적으로 보는 관점에서 ‘진보적 종합’이라고 본다. 민주시민교육도 교육과정에 그대로 반영하는 것보다 과목 간 융합교육을 해야 할 것 같다. 교육과정의 종합적인 재설계가 필요한 것이다. 새로운 과목 신설 시 교육영향평가를 받아 보아야 한다. 시민교육은 교육과정 전체의 기본 지향점으로 자리 매김 되어야 하며, 모든 과목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혀야 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선거 전에 6개의 시민단체로 구성된 ‘2018 서울교육감 시민선택’이 서울시교육감 후보 공약을 비교 분석해 발표했다. “누가 당선된다고 해도 교육감 후보들에게서 서울교육의 획기적 변화를 기대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미 6개 단체가 발표한 시점이 선거 진입국면이었다. 그래서 시민단체들은 공약 평가에서 기계적 중립을 유지할 수밖에 없었던 시점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후보 간의 공약은 명백히 질적으로 차이가 난다고 생각한다. 시민단체들의 그런 우려는 그 당시 시점의 특수한 상황이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진보교육감 당선 자체가 혁신의 지속이다'라는 말이 있다. 재선됨으로써 그 동안 진행한 4년간의 서울 혁신교육이 총체적으로 긍정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선거에서 발표한 공약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서울교육이 미래교육으로 나아가기 위해 부단히 변화할 것임을 예고하는 내용들을 많은 곳에서 찾을 수 있다. 교수-학습․평가․학교 운영 등에 관한 혁신의 단발적 확산을 넘어 모든 학교에서의 안정적인 적용과 운영, 획기적인 교육청-교육지원청-학교의 권한 이임을 포함한 체제 개편, 학교 업무 감소를 통한 학교교육 정상화, 유아교육 공공성 확대, 초․중등교육에서의 공교육 활성화를 통한 사교육 의존 축소, 남북 화해에 발맞춘 남북 학생교류 등의 평화교육 부문에서 이전 4년과는 다른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

-서울시교육청 교육지표인 ‘모두가 행복한 혁신 미래교육’의 뜻이 모호하다는 의견이 있다. 심지어는 예전에 많이 들어본 ‘선진 조국 창조’와 같다고 말하는 분도 있다. 어떤 혁신인지, 어떤 미래인지 그리고 지향하는 가치는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다는 비판이 있다.

"혁신교육은 기존의 국영수 성적 경쟁에만 매몰되지 않고 새로운 창의성과 주체적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는 교육이다. 지금까지 우리 교육은 학생의 성장이나 행복 등에 대해서는 무시하고 입시라는 틀에 묶여 운영되어 왔다. 그러다 보니 성적 만능주의 내지는 지상주의, 1등만 있고 나머지는 없는 서열화 교육을 통해 학생 대다수에게 열패감을 주고 자존감을 잃어버리도록 했다. 이런 암울한 현실에서 탈피해 진정으로 학생들이 성장하고 꿈을 이루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육을 하는 것이 혁신이라고 생각한다. 미래교육은 한 마디로 미래 시대를 살아갈 우리 학생들에게 그에 걸 맞는 능력을 길러주는 교육이다. 진보도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서 혁신미래교육을 완성하겠다는 표현을 쓰고 있는데, 여기에서의 미래교육은 지난 4년간의 혁신교육과 다른 개념이 아니라 심화시키고 확장하겠다는 의미이다. 예를 들면, ‘질문 있는 교실’을 만들고자 하는 혁신학교의 노력, 그것이 심화되는 과정 속에 미래가 있다고 생각한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7월 2일 간이 취임식에서 "민주주의 교육을 향해 담대하고 치열하게 전진할 것읻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7월 2일 간이 취임식에서 "민주주의 교육을 향해 담대하고 치열하게 전진할 것읻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

-7월 30일까지 41일간 출범준비위원회를 가동하여 서울교육의 청사진을 제시하겠다고 했는데 그 위원회에 학교 현장의 교사들이 많이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다.

"한때 우리 교육청에서 유행했던 말 중에 ‘우문현답’이 있었다. 우문현답은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뜻이다. 출범준비위원회는 2기 임기 동안 학교 현장에서 시행하게 될 서울교육정책의 청사진을 만드는 역할을 하게 된다. 2기 청사진의 핵심은 학교교육 및 공교육의 정상화에 있다. 당연히 학교 현장 구성원들로부터 많은 의견을 듣고 현장 적합성이 뛰어난 청사진을 수립해야하기 때문에 교장․교사 등을 준비위원으로 많이 모셨다. 지난 4년간의 혁신교육 정책들이 현장에 충분히 착근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교사들이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을 보다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교육지원청’을 감독하고 지시하는 기관이 아니라 학교를 지원하는 ‘복합학교지원센터’로 만들고자 하는 것이 진정한 구조개혁인 것이다."

''담대하고 치열하게' 교육선진국을 향해 전진하겠다고 했다. 3선을 고려하지 않고 담대한 전진을 이루겠다는 비장한 뜻이 담긴 것으로 받아들여도 되는가?

"'조용한 변화, 일관된 혁신'이라는 서울교육의 지향점은 계속 유지하되 특별히 중요한 교육적 과제에 대해서는 담대하고 치열하게 해나가야 겠다는 다짐이나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이번 재선으로 8년의 시간을 주시는 것인데, 확실하게 체감되는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과주의까지는 아니지만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다짐하고 있다. 이제 2기 임기를 시작하는 시점이다. 다른 모든 것은 고려하지 않고 이전 4년 동안 해왔던 “병든 사회, 아픈 교육”을 바로 잡아 “건강한 사회, 정의로운 교육”으로 바꾸는 노력을 지속하고, 학생들이 성장하면서 꿈을 키워 나가는 “교육다운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매진할 생각이다. 배움이 느린 학생이건 빠른 학생이건, 공부를 잘 하는 학생이건 못하는 학생이건, 우리 아이들 그 누구 하나도 놓치지 않겠다. 소외되고 억울하고 차별받는 아이가 없도록 교육하겠다. 아이들의 다양한 잠재력에 부응하는 다양하고 따뜻하고 정의로운 서울교육을 향해서 나아가도록 하겠다.

-소통하는 민주 교육감을 자청했다. 열린 교육감실’운영과 특별 경청기간’, ‘교육감 임시 개인메일 개설’ 등……. 시민 1만명, 청소년 1천명 이상이 서울교육청에 청원을 하면 교육감이 직접 답하겠다고 했다. 교육청 직원들이 견딜 수 있겠는가?

"저도 고민한 부분인데, 너무 많은 청원이 오게 되면 교육청이 마비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그럼에도 이 청원을 통해서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고 이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적극행정, 협치행정이 요구된다고 생각한다. 시민을 향해 ‘열린 교육감’이 되겠다는 의지와 자세로 이해해주면 좋겠다. 시민 만명이나 청소년 천명이 움직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시민・학생 청원 게시판’ 의 효과적 운영을 위해 8월 10일(금) 개통을 목표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교육감 개인 임시 이메일(open-ear @sen.go.kr)을 통한 시민들의 의견 수렴은 8월 10일까지이다. 각급 학교에서도 학교별 청원제도를 만들고 교장이 답하는 제도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상곤 교육부장관이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에게 보낸 취임 축하 글 @서울시 교육청
김상곤 교육부장관이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에게 보낸 취임 축하 글 @서울시 교육청

-취임 시에 “구성원들을 직급과 직위에 의해 엄격하게 나누는 호칭 문화, 위계적이고 권위적인 관계 문화 등을 개선하겠다.고 말하며 “필요하다면 교육감도 청바지를 입고 시의회에 출석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교육청 본청부터 요일을 정해 ‘예사말 쓰는 날’을 시도해 볼 수도 있는가?

"교육계는 미래 세대를 교육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더욱 개방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리버럴(liberal)의 다양한 의미가 한국적 맥락에서는 이렇게 적용되었으면 좋겠다. 새로운 아이디어, 관행, 문화에 관해보다 열려있으면 좋겠다. 이번 촛불혁명이 정치혁명이었다면 미투운동은 생활문화혁명이다. 정치적 영역과 삶의 영역에서도 민주주의가 일상화되고, 확장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유럽에서 68혁명이 있었다면, 우리나라에서는 87년에 정치혁명이 있었다. 30년 만에 새로운 문화혁명의 불씨가 지펴지고 있는 것이다. 기성세대의 관행과 문화를 바꾸는 개방적 노력이 필요하다. ‘조직문화 TF’가 지금 꾸려지는 중이다. 기성세대의 문화가 젊은 세대의 상상력을 제약하는 것 같다. 나부터 문화적 진취성을 길러야겠다고 생각한다. 호칭개선은 수업혁신의 한 도구일 수도 있다. 수업 내에서도 교사와 학생의 위계가 있는데, 교사는 지식의 전달자이고 학생은 지식의 수용자라는 시각이 담겨있다. 학생을 다른 시각을 가진 지식 탐구자로 설정하고, 스스로 문제 탐구자가 되도록 하는 것이 수업혁신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취임사에서 '국민의 공복으로 능동적인 행정을 하지 않는 무사안일도 청렴의 적이다.'라고 했다. 교육청 공무원들과 학교관리자들에게 미운 털이 박힐 수도 있는 말이다. 그들에게 더 당부하고 싶은 말은?

"우리 교육청의 공무원들과 학교관리자는 모두 자기 분야에 있어 전문가들이다. 풍부한 전문적 지식을 가지고 있으면서 적극성을 발휘하지 않는 것은 사회적 낭비이기 때문에 적극성을 주문한 것이다. 서울교육의 발전을 위해 다소 부담스럽더라도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싶다. 지난 1월 문재인 대통령도 국무회의에서 "위에서 시키는 혁신이 아니라 아래에서 공무원들 스스로 의지와 열정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는 혁신 방안을 마련해야 혁신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서울교육혁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공무원이나 학교관리자가 객체로 인식되고, 수동적으로 임할 것이 아니라 혁신의 주체라는 능동적인 인식으로 혁신에 동참해 달라는 주문이다. '윗선'에 있다는 교육 공무원은 혁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앞으로 일선에서 뛰는 공무원의 현장 경험과 지식, 판단은 혁신 주체로 존중하겠다는 의미가 취임사에 담겨있다."

-프랑스 중학교의 졸업식에서는 시민교육 교과를 통해 학습하고 활동한 내용을 ‘시민수첩(Livret de citoyenneté)’으로 만들어 학교에서 교장의 명의로 발급한다고 한다. 학교에서 습득한 시민성의 내용을 환기시켜주고 시민으로 인정하는 작은 증명서인 것이다. 서울 ‘교복 입은 시민’들에게 ‘시민수첩’을 발급하도록 지원할 의향은?

"민주시민교육의 강화라는 맥락 안에서 학생들이 시민적인 리더의 의무와 시민성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것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시민교육은 문재인 정부에서 관심과 열의를 갖고 추진하는 주요 공약 사업 중의 하나이다. 교육부는 2020년까지 교육과정을 부분 개정해 ‘창의적 체험활동’등에서 민주시민교육을 다루거나 선택과목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8월까지 민주시민교육에 대한 종합계획안을 만드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상황을 지켜보고 프랑스에서 공부하신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시민 수첩 발급에 대해 연구해보도록 하겠다.

-최근 ‘관악산 여고생 집단폭행 사건’과 관련하여 정부는 피해자 보호대책 및 청소년 폭력 예방 보완대책을 대폭 확충하고 있다. 교육감으로서 책임감도 크실 텐데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기자가 만나본 몇 사람들은 서울시교육감만이라도 ‘학교 교육과정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과 학교스포츠클럽 시간, 교과시간에 워마드·메갈 문제, 스쿨미투 문제, 청소년 폭력문제 등을 지속적으로 다루어서 시민의 권리와 책임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신문 기사를 읽고 마음이 너무 아팠다. 참 미안했다. 이 상황의 심각성에 대해서 깊게 생각을 하고 있다. 스쿨미투운동이나 관악산 여고생 집단폭행 사건은 우리 안의 폭력성이 극단화되어 나타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현상들은 다 연결되어 있다고 본다. 현재는 문제가 발생하면 일종의 대증요법식의 대책을 세울 뿐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종합적인 계획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젊은 세대들 사이의 차별, 약자에 대한 폭력이 상당히 확산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청소년 문제이기도 하지만 이것은 사회에서의 경쟁, 폭력, 차별성이 학내에 투영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 부분에 고민을 하고 있으며 대책을 마련하고자 한다."

김원태 위원과 인터뷰하는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스트레이트뉴스
김원태 위원과 인터뷰하는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스트레이트뉴스

-취임 일성이 '아침이 설레는 학교를 만들겠다.'였다. 교육감의 레토릭으로 이해하는 사람들도 있다. 말이 아닌 가슴으로 느끼는 설렘이 있는 학교가 되기 위한 전제 조건 세 가지만 우선 꼽는다면?

"우선, 배우는 즐거움을 느끼는 학교를 만드는 것이 혁신교육의 방향이다. 대학 입시를 향한 인고의 12년을 견디는 것이 아니라 배움의 속도나 발달단계에 맞는 맞춤형 교육이 이루어지는 학교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초등학교형 프로젝트수업 같은 것들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은 목표성취형 교육이 중심이지만 학생들의 성장을 중시하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둘째는 ‘교복 입은 시민’의 개념을 더 질적으로 발전시켜서, 학생들이 우리 모두의 동료·동반자로 인정하는 문화적 제도적 변화를 이루어내도록 노력하겠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온전하게 주인으로 대접받고, 주인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을 때만이 온전한 시민으로서의 책임을 다할 수 있을 것이고 그러면 등교 길이 행복할 것 같다. 또한 맛있는 점심이 기다려지는 것도 설레는 학교의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그 동안 학교 급식은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하지만, 더 많은 관심을 갖고 급식의 질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

-김상곤 교육부 장관이 서울시 교육감 취임을 축하하면서 '우리 모두의 아이들이 성숙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해 가는 시금석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그 시금석은 장관이 먼저 마련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이에 대한 교육감의 입장은 무엇인가?

"위로부터 좋은 정책을 펴는 것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교사들의 열정이 소생하는 것이 더 중요할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율적인 학교라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장관의 말은 민주시민교육을 서울시교육청이 선도해달라는 말로 이해한다. 경기도교육청에서 시작한 혁신교육과 민주시민교육이지만 지난 4년 동안 그 선도성이 경기도에서 서울시로 옮겨졌다는 평가를 들을 때마다 기쁘게 생각한다. 물론 경기도도 잘 하고 있고, 역사가 오래되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기에 교육부도 민주시민교육을 위한 노력을 하겠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이고 우리 서울시교육청은 더 노력하겠다."

-교육부장관하면 떠오르는 키워드가 ‘혁신학교’, ‘무상급식’이다. 서울시 일선 교육의 수장인 조희연 교육감이 임기 내에 꼭 이루어 낼 핵심 브랜드는 무엇인가.

"첫째는 민주주의가 학교와 교육청에 뿌리내리게 하고, 교육과정 및 학교 운영에서도 민주주의를 감행하겠다. 서울의 교육분야에서는 민주주의가 흘러넘치도록 하겠다. 학생들이 일상에서 토론하고 논쟁하는 모습을 항상 발견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모든 교육영역에서 “민주주의를 감행”하는 민주주의 교육감이 되고 싶다. 둘째는 명실상부한 대안 창출형 교육감이 되고 싶다. 이제 외국의 정책을 도입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모방적 전진은 할 수 없는 시점에 왔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학교업무 정상화는 공문 줄이고 정책사업 줄이는 것인데,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업무정상화를 이룰 수 없다. 교육 돌봄과 교육 복지를 상호 연결시키는 대안적인 시스템인 교육복지 시스템을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학교교육과 학교 밖 교육을 횡단하는 ‘교육과정 환류시스템’도 만들어야 한다. 구체적 정책으로 간다면, 중학교 ‘협력종합예술활동’ 같은 것이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문화예술적 감수성이 풍부한 ‘협력형 괴짜’를 만들고 싶다. 이것이 초등학교를 넘어 중고등학교로 확장되는 과정을 교육과정 내에서 구현해 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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