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X파일 폭로 등 노동계 출신 진보진영 '간판스타'
'촌철살인' 진보정치 두각...드루킹 의혹에 스러져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국회 5당 원내대표들과 함께 미국 의회와 행정부 관계자 등을 만나 한반도 비핵화, 미국의 자동차 고율관세 부과 등 통상 현안에 관한 입장을 전달하고 지난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하고 있는 모습.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국회 5당 원내대표들과 함께 미국 의회와 행정부 관계자 등을 만나 한반도 비핵화, 미국의 자동차 고율관세 부과 등 통상 현안에 관한 입장을 전달하고 지난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하고 있는 모습.

노회찬(65) 정의당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아파트에서 투신해 사망한 소식이 전해졌다. 정의당의 한 축을 이루며 진보정치계의 중심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정치권은 물론 사회 전체의 충격이 적지 않다.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진보 정치인인 노회찬 원내대표는 1953년 부산 출신으로 부산중학교와 경기고등학교,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대학시절부터 노동운동 분야에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노 원내대표도 대학입학 후에는 학생운동에 전념했다. 이후 1980년 광주민중항쟁을 바라보며 조직화, 세력화 된 노동자들이 앞장서야 세상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음을 깨달았고 전해진다.

그가 노동운동을 하기 위해 1982년 서울의 한 청소년직업학교에서 전기용접기능사 자격증을 딴 뒤 용접공으로 위장취업해 노동자들과 모임을 가졌던 것은 유명한 일화로 꼽힌다.

이후 노 원내대표는 각종 시위를 주도하고 불온문서를 배포한 혐의로 수배돼 짧지 않은 기간의 수배생활을 겪기도 했다.

지난 2005년 12월 27일 오전 국회헌정기념관에서 갖은 'X파일의 진실, 이대로 묻히나' 토론회에서 민노당 노회찬의원(당시 삼성불법정치자금 및 안기부 불법도청 특별대책위원회 위원장)이 '검찰의 X파일 사건 관련 삼성의 불법 정치자금관련자 모두와 정치인, 떡값검사들에 대해 공소권 없음,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리한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모습.
지난 2005년 12월 27일 오전 국회헌정기념관에서 갖은 'X파일의 진실, 이대로 묻히나' 토론회에서 민노당 노회찬의원(당시 삼성불법정치자금 및 안기부 불법도청 특별대책위원회 위원장)이 '검찰의 X파일 사건 관련 삼성의 불법 정치자금관련자 모두와 정치인, 떡값검사들에 대해 공소권 없음,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리한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모습.

노 원내대표는 1987년 6월 항쟁 이후에는 인천지역민주노동자동맹(인민노련)에서 중앙위원으로 활동했다. 당시 인민노련은 노동자 계층이 독자적인 정치세력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1987년 대선에서는 백기완 현 통일문제연구소장을 대선후보로 추대하기도 했다.
 
노 원내대표는 인민노련 활동에서 1989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돼 징역 2년6월형을 살고 1992년 만기 출소했다.

1997년 진보정당 '국민승리21'의 정책귀획위워장으로 본격적인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2000년 창당한 민주노동당에서 초대 부대표를 지냈고 사무총장까지 역임한 뒤 2004년 17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중앙정치를 시작했다.

17대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배치된 노 원내대표는 국정감사에서 피감기관이 뽑은 베스트 의원에 선정되기도, 언론사 정치부 기자들이 선정하는 백봉신사상 베스트 10에 꼽히기도 했다.

특히 삼성그룹으로부터 이른바 떡값을 받아온 검사 7인을 공개한 '삼성 X파일'을 폭로했는가 하면 카드가맹점 수수료인하 운동,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우개선, 학교급식 직영화,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추진 등의 활동을 벌여 주목받았다.

노 원내대표는 2007년 민주노동당 후보로 대선후보로 출마했다가 당내 경선서 패배했고 대선 이후 민주노동당 분당사태에서 심상정 의원과 진보신당을 창당했다. 2008년 진보신당 공동대표를 맡았다가 18대 총선 서울 노원병에 출마했으나 한나라당 후보를 상대로 득표율 3%p 차이로 떨어졌다.  

노 원내대표는 2008년 진보신당 공동대표를 시작으로 초대 및 2대 대표를 맡은 바 있고 2010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하기도 했다.

그는 2011년 창당한 통합진보당에서 당 대변인을 맡다가 19대 총선에서 노원병에 재도전해 당선됐다. 19대 국회 활동 9개월만에 과거 '삼성 X파일' 문건 폭로에 대한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유죄를 선고받고 의원직을 상실하기도 했다. 해당 문건을 인터넷을 통해 일반 국민들에게 알게 한 것이 불법이라는 규정이 근거가 됐다고 전해진다.

드루킹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은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투신 자살한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의당 대표 및 원내대표실에서 '특권은 내리고'라고 적힌 백드롭이 보이고 있다. 뉴시스
드루킹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은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투신 자살한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의당 대표 및 원내대표실에서 '특권은 내리고'라고 적힌 백드롭이 보이고 있다. 

노 원내대표는 2014년 정의당 후보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해 패배했고 2016년 총선에서 경남 창원 성산에 출마해 20대 국회 활동을 시작했다.

노 원내대표는 최근 민주당 댓글 여론조작사건의 중심인물인 드루킹으로부터 청탁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관심을 받던 상황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에 일각에서는 노 원내대표의 결백함에 대한 해석이 나온다.

다만 노 원내대표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에는 드루킹과 관련해 금전을 받은 사실은 있으나 청탁과는 관련이 없다는 내용,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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