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ASEAN) 관련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한·미 외교장관이 4일(이하 현지시간) 양자회담을 가졌다.

강경화(오른쪽) 외교부 장관이 4일 오전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악수를 하고 있다.
강경화(오른쪽) 외교부 장관이 4일 오전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악수를 하고 있다.

강경화 외교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아세안 관련 회의장이 마련된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열었다.

회담에는 북핵 6자회담 한국 측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미국의 전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성김 주필리핀 미국대사 등 실무 책임자들도 함께 했다.

이날 오전 8시20분께 만난 한미 장관은 1분가량 인사를 나눈 뒤 곧바로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 오전 8시55분께까지 한반도 비핵화 진전 상황과 양자 현안을 협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양국 장관은 특히 최근 진행되고 있는 남북 및 북미 간 접촉 동향과 관련 사안에 대한 의견을 중점적으로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달 북한을 방문해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만나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진행 상황을 공유했다. 다만 양측은 종전선언과 비핵화 관련 행동 중 어느 것을 선제적으로 할지를 놓고 이견만 확인했다. 

북한 리용호 외무상이 아세안 외교장관회의의 일환으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하기 위해 싱가포를 방문하는 계기에 북미 또는 남북 간 접촉 가능성이 주목되고 있으나, 리 외무상은 지난 3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아세안 국가 장관들과만 양자회담을 진행했다.

리 외무상은 지난 3일 환영만찬에서 강 장관과 조우, 이 자리에서 "외교장관회담에 응할 입장이 아니다"라며 정부의 ARF 계기 남북 외교장관회담 제안을 거절하기도 했다. 

강 장관과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양자회담에서 이러한 상황을 공유하며, 어려움은 있지만 4·27 판문점선언과 6·12 센토사 공동성명 이행을 위해 긴밀히 공조하자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양국 장관은 양자 간 주요 현안에 관한 입장도 교환했다. 강 장관은 미국 측의 대(對)이란 제재 복원으로 한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예외국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요구했으며, 이에 폼페이오 장관은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아울러 미국의 자동차 안보영향 조사 등과 관련해 호혜적 결론을 도출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으며, 방위비 협상에 관한 의견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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