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 없이 치러진 바른미래당 대표 선거
손학규, 민주당 이후 8년 만에 당 대표
당 안팎에 산적한 문제 해결이 순항 관건

[스트레이트뉴스=김태현 선임기자]

 

바른미래당 대표로 정치 일선에 복귀한 정치인 손학규와 ‘민심 100일 대장정’ 중인 시민 손학규 ⓒ스트레이트뉴스=뉴시스/자유광장
바른미래당 대표로 정치 일선에 복귀한 정치인 손학규와 ‘민심 100일 대장정’ 중인 시민 손학규 ⓒ스트레이트뉴스=뉴시스/자유광장

“무능과 독선의 제왕적 대통령, 그리고 갑질 양당 체제를 무너뜨리는 데 저를 바치겠습니다. 1987년 체제를 넘어서 7공화국 건설에 나서겠습니다. (중략) 무엇보다 당의 통합이 가장 중요합니다. 모든 이분법을 뛰어넘어 우리 안에 통합을 이뤄내야 합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에 의해 정계에 입문한 93년 이후 경기도지사, 보건복지부 장관, 대통합민주신당 대표를 지낸 손학규 바른미래당 신임 대표(71)의 일성이다.

이변은 없었다. 2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바른미래당 전당대회에서 손학규 후보가 27.02%를 득표하며 신임 당 대표로 선출됐다.

22.86%를 얻은 하태경 의원과 19.34%를 얻은 이준석 노원병 당협위원장은 최고위원에 선출됐고, 권은희 전 의원은 여성 몫 최고위원으로 뽑혔다. 김수민 전 의원도 전국청년위원장에 당선되면서 최고위원 자리를 꿰찼다.

손 대표가 정치 전면에 나서면서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선거 경선에 나섰던 민주당 이해찬 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와 함께 이른바 ‘올드보이의 귀환’이 완성됐다.

손 대표의 귀환을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손학규 징크스가 깨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손학규 징크스는 경기도지사 직에서 퇴임한 후 ‘민심 100일 대장정’을 마치고 대국민보고를 할 때 북한이 미사일 실험을 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이후 손 대표의 정치적 움직임이 있을 때마다 더 큰 이슈가 터져 뉴스에서 사라지는 바람에 “손학규 징크스는 과학”이라는 말까지 나돌 정도였다. 손학규 징크스는 전남 강진 만덕산의 토담집에서 칩거하다 정치 복귀를 선언할 때도 이어졌고, 당 대표선거에 출마할 때까지도 계속됐다.

손학규호 앞에는 무수한 난제가 쌓여 있다. 당 대표 수락연설에서 밝힌 바대로, 유승민, 안철수, 두 대주주를 위주로 뚜렷이 구분되어 있는 당을 화학적으로 결합하는 작업이 최우선이다.

지난 6・13지방선거 참패 이후 침체의 수렁에 빠져 있는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것도 시급한 현안이다. 선거 기간 내내 지지율을 갉아먹었던 공천 갈등과 이번 선거 기간 논란이 됐던 안심(안철수 전 대표의 의중)으로 깊어진 당 내홍도 해결해야 한다.

바른미래당이 자유한국당에 흡수 통합될 수 있다는 안팎의 전망을 극복하고 여의도 정치지형에서 주도권을 쥐는 것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손학규호의 순항 여부는 제3세력 및 중도개혁세력 통합 여부와 연동형 비례대표제 또는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등으로 대변되는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입장 정리에 달려 있을 전망이다.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한 자릿수 당 지지율이 부담이다. 손 신임 대표는 당내 화학적 결합으로 지지율을 견인하고 중도개혁세력을 통합하면서 민주당 이해찬 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와 함께 올드보이 전성시대를 구가할 수 있을까. 그리고 평소 자신의 지론인 ‘저녁이 있는 삶’과 '7공화국'을 위한 정치를 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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