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특별사절단 단장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특사단이 5일 오후 평양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접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대북 특별사절단 단장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특사단이 5일 오후 평양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접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스트레이트뉴스 강인호기자] 대북 특사단이 5일 14시간의 방북 여정을 마무리하고 돌아왔다. 특사단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만찬 자리까지 가진 뒤 귀환했다.

특사단은 이날 오전7시40분께 공군 2호기를 통해 방북길에 올랐다. 이후 북한에서 11시간40분 가량을 체류한 후, 오후 8시40분께 평양에서 출발해 오후 9시40분께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방북부터 귀환까지 총 14시간의 방북 여정이었다.

특사단은 먼저 오전 9시께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해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과 통일전선부 관계자들의 영접을 받았다. 

이어 오전 9시33분께 평양 고려호텔에 도착,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의 영접을 받은 후 고려호텔 38층 미팅룸에서 김 부위원장과 리 위원장 간 환담을 39분간 진행했다. 다만 김 부위원장은 20분정도 환담하다가 이석했다고 한다. 

환담 자리는 사실상 서로의 카드를 공유하는 성격의 자리였을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리 위원장과 김 부위원장을 환담 자리에 내보낸 것은 우리가 가진 종전선언·비핵화 추진 로드맵과 진전된 남북관계 안을 확인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리 위원장은 지난 고위급 회담에서 북측의 단장 역할을 해오며 남북의 주요 현안을 조율하고 실무 총괄자 역할을 해왔다. 김 부위원장은 한반도 비핵화 국면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이른바 '키 맨'으로 활약하며 비핵화 협상을 담당했다. 

김 부위원장이 40여분 간 이어진 환담자리에서 20분만에 이례적으로 이석한 것 역시 우리 측 핵심 메시지를 상부인 김정은 위원장에게 보고하기 위한 것 아니겠느냐는 관측도 많다.

환담을 마친 특사단이 오전 10시22분께 북측과 공식 면담을 위해 다른 장소로 이동한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우리 측의 중재안과 북측의 입장에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바로 김정은 위원장과의 공식적인 면담 자리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이날 특사단 오찬 자리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함께 하지 않았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이후 오후 6시가 넘어서야 청와대는 특사단이 김 위원장을 만나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 이어 특사단은 만찬 자리를 가진 후 오후8시40분께 평양에서 서울공항으로 출발했다.

당초 우리 정부는 만찬 전 귀환할 계획이었다. 특사단은 또 청와대에 만찬 후 오후 8시쯤 출발할 것 같다고 메시지를 보냈지만 평양에서 이들의 출발 시각은 오후 8시40분이었다. 

이번 특사단 방북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북한은 우리 측 특사에 최선의 예우를 다한 것으로 보이며, 당일치기로 예정된 일정에서 두번의 식사를 북측 인사와 함께 했다는 것은 서로 상당부분 공감대가 형성됐기에 가능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기대 이상의 방북 성과물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있다. 

이들은 오후 9시40분께 서울공항에 도착해 방북 일정을 끝냈다. 특별전용기에서 내린 정 실장의 표장엔 옅은 미소가 감돌았다. 정 실장은 '방북 총평', '정상회담 개최 시기' 등에 대해 기자들이 질문했지만 미소만 보이며 침묵으로 일관,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특사단은 바로 청와대로 향해 문 대통령에게 방북 결과를 보고했다. 아울러 정 실장은 6일 오전 10시께 브리핑을 통해방북 성과를 설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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