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전력 25% 증강하는 '386개 비행대대' 건설 구상 발표
중·러 견제위해 냉전 이후 최대 규모 증강
국방전략의 핵심, '테러와의 전쟁'에서 '중·러 견제'로

[스트레이트뉴스 김정은 기자]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국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 미 공군이 냉전 이후 최대 규모의 대대적 전력 증강에 나설 전망이다.

헤더 윌슨 미 공군성 장관은 "미 공군은 2025년부터 2030년까지 386개 비행대대로 전력을 확장해야한다"고 17일(현지시간) 공군협회 기조연설에서 언급했다. 현재 미 공군은 312개 비행대대를 운영하고 있는데 향후 10년 전후로 공군 전력을 양적으로 25% 정도 강화하자는 내용이다. 

일본 매체 '재팬 비즈니스 프레스(JBPress)'는 27일 보도에서 "미 공군의 전력 강화 발언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제시한 미 국방전략의 대전환, 즉 '테러와의 전쟁' 기조 대신 '강대국간 경쟁'으로의 전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현재 개발중인 B-21 폭격기 (사진=노스럽 그러먼社)
미국이 현재 개발중인 B-21 폭격기 (사진=노스럽 그러먼社)

386개 비행대대 구상과 해군의 355척 함대 건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공약이었던 미군 증강과 전투기 및 군함 확대, 핵전력 현대화 등 군사력 증강에 힘을 쏟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발표된 미 공군의 386개 비행대대 구상은 트럼프 정권이 이미 추진중인 미 해군 355척 함대 구상을 연상시킨다.

해군 군사력 증강은 트럼프 진영의 선거 공약 가운데 하나였다. 당초 350척이었으나 400척도 부족하다는 해군 측의 의견이 다소 반영돼 총 355척의 함정을 보유·운영하는 내용이 법제화됐다. 대선 기간과 트럼프 정권 출범 직후 얼마간 군사적 긴장감은 없었으나 중국과 러시아의 빠른 해군 증강도 미 해군의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로 작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위대한 해군 재건'은 선거 슬로건이었던 '위대한 미국의 재건'을 대표할 수 있는 완벽한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국력은 강력한 해군과 공군 중심의 해양 전력으로 과시될 수 있고 이 같은 강력한 해운 능력은 강력한 경제력의 밑바탕이기도 하다.

동시에 군함 대량 제조는 미국 제조업의 활성화로 이어져 트럼프 정권뿐 아니라 해군, 군함 건조 관련 업체와 노동자들에게도 최선의 정책인 셈이다.
 
테러와의 전쟁에서 열강 견제로

미 국방부는 올해 초 국방 계획의 초점을 9·11 테러 이후 유지해온 테러와의 전쟁에서 중국과 러시아 등 열강(great power) 견제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새로운 국방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국방부는 전략보고서에서 특히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하고 약탈적 경제력을 통해 이웃 국가를 협박하는 동시에 남중국해를 요새화하고 있다며 강력히 비판했다.

트럼프 정권은 355척 군함 증강을 포함한 해양 전력의 강화 필요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17년간 미군이 싸워온 주적은 무장 반란 세력과 게릴라군이었다. 이제 미국은 테러리즘 대신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군사적 우위 유지를 국방안보의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육상 전력이 중심이었던 시대가 끝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말하는 강대국간 경쟁, 특히 중국과의 직접적인 군사 충돌 및 전쟁은 주로 해양 전력에 의해 승패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미군의 B-52 전략폭격기(사진=미 공군)
미군의 B-52 전략폭격기 (사진=미 공군)

전투기·폭격기 등을 포함한 전력 규모 최대화

미 공군의 가장 큰 위협으로 부상한 것은 바로 중국 항공전력(공군·해군 항공부대)이다.

중국군과의 전투는 항공 전력을 갖추지 못한 중동 테러리스트와는 완전히 양상이 다르기 때문에 미 공군의 철저한 전력 재정비가 필요하다. 미 공군은 이를 위한 검토 작업을 반년 이상 지속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386개 비행대대 구상은 중간보고 수준으로 내년 3월경을 목표로 보다 상세한 전력 강화책을 내놓을 방침이다. 각 조직의 구체적 내용, 가령 항공기 종류와 전력 등이 내년 3월에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공군 내부에서 검토한 비행대대 확대 초안을 통해 전력 증강이 태평양 방면을 주된 전역으로 중국과의 전투를 대비하기 위한 포석임을 확인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2025~2030년까지  C2ISR(지휘·통제·첩보·감시·정찰) 부문과 전투기 부문을 미 공군의 최대 대대로 키울 계획이다. 기존 55개로 최대인 전투기 부문에서 7개, 40개인 C2ISR 부문에서 22개가 늘어 각각 62개 비행대대로 확대된다.

C2ISR 부문에 이어 전력 강화가 요구되는 것이 '공중 급유' 비행대다. 현재 40개에서 14개(35%)가 늘어 수송기 부문과 함께 54개 비행대대 체제를 갖춘다. 또 폭격기 부대의 경우 현재 9개 비행대에서 14개 폭격비행대, 증강비율로는 최대인 56%를 확대할 계획이다. 

미군이 폭격기 부문, C2ISR 부문, 공중 급유 부문을 특히 중시하는 것은 각종 장거리 미사일과 함께 공군의 장거리 공격력이야말로 중국과의 전쟁시 승패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군은 대함탄도미사일(ASBM)을 비롯해 대륙에서 해양으로 군사적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한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 특히 중국 해군은 전력 현대화에 따른 급속한 발전으로 미국에 이어 규모 면에서는 두 번째의 군사력을 자랑하고 있다. 중국이 영토와 해역을 방어하는 개념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해양 강국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기 때문에 미국으로서도 견제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현시점에서 미 공군은 전력 강화의 기초가 될 새로운 전략 및 구체적 장비, 조직 방안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백악관과 국방부가 밝힌 열강과의 각축에 대비해 중국을 주요 가상의 적으로 삼아 공군 전력 강화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만은 명확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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