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 미·중·일·러 한반도 전문가들이 29~30일(현지시간) 이틀간 미국 뉴욕 콜럼비아 대학교에서 열린 '2018 국제 평화포럼(2018 Global Peace Forum on Korea·GPFK)'에서 비핵화와 함께 '종전선언'에 한목소리를 냈다.

이번 행사에는 남북미중일러 6개국의 정치인, 학자, 기업가, 종교인, 문화예술인 등 120여명이 참석했다. 

태형철 김일성종합대학 총장 겸 고등교육상은 리기호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참사관이 대독한 기조연설문에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의 체결은 조선반도(한반도)의 비핵화를 보장하는 가장 효과적인 신뢰 구축 조치이자 강력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태 총장은 "6·12 북미 정상회담 후 양국 간에 비교적 안정된 화해 분위기가 조성됐다"며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양국이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 적대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며 이를 위한 법적 제도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종전선언을 선포하고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는 것이 법적, 제도적 메커니즘을 제공하는 첫 번째 단계가 될 것"이라며 "이는 조선반도 비핵화에 있어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기 위한 전제조건"이라고 강조했다.

태 총장은 "조선반도의 핵 문제, 정기적으로 발생하는 위태로운 상황은 모두 불신과 대립을 야기하는 북미간의 적대 관계에 기인한다"며 "미국이 조선반도, 동아시아 지역, 그리고 나머지 국가들에서 진정한 평화와 안보를 원한다면,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에 서명하기 위해 과감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영국, 프랑스, 이스라엘의 핵을 위협으로 여기지 않는다. 하지만 북한과 미국은 적대 관계에 있고 양국은 엄밀히 말해 전쟁 상태에 있다"며 "가장 중요한 문제는 북한과 미국간의 적대적인 관계를 없애고 북미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측 기조연설자로 나선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종전선언에 메시지의 힘을 줬다. 홍 의원은 "종전선언은 평화체제로 나아가는 첫번째 조치가 될 것"이라며 "이는 북의 더 대담하고 속도있는 비핵화 결단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 나가는데 있어 가장 우선적인 것이 종전선언과 함께 지난 65년간 지속된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는 것"이라며 "북측의 용기있는 선택, 국제사회의 여건 마련 등이 필요하다. 국제사회는 북측과 합의를 존중하고 그 합의에 따른 관계 정상화와 경제협력 확대 등 보다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프로그램을 제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세계적 한반도 전문가인 레온 시걸 미 사회과학연구위원회 동북아안보협력프로젝트 국장은 "상응조치에 대한 미국의 구체적인 제안과 함께 '주고받는 외교'(diplomatic give-and-take)만이 유일한 길"이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국의 적대시 정책 종식과 함께 화해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내놓으면, 그에 맞게 미국이 북측이 원하는 종전선언을 해주는 게 빠른 평화 정착의 길이라는 의미다. 시걸 국장은 "'올 테이크 노 기브'(All take, No give)로는 북한에는 아무런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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