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50주년 개천절인 3일 서울 도심에서 일본을 규탄하는 집회가 연이어 열렸다. 일본이 오는 10일 제주도 국제관함식에 참석하면서 자국 군함에 전범기인 '욱일기(旭日旗)'를 게양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비판 여론이 거세진 상황이다. 
 

제1355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열린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길원옥 할머니가 노래를 하고 있다.
제1355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열린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길원옥 할머니가 노래를 하고 있다.

이날 낮 12시께 정의기억연대는 서울 종로구 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군 성노예 문제 해결을 위한 제1355차 수요집회'를 열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한 수요집회는 지난 1992년 1월 시작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일본을 상대로 20세기 제국주의 침략 전쟁을 전개하면서 자행한 성적 학대에 항의하고 공식적이고 진정성 있는 사과를 촉구해왔다.
 
이번 집회는 인천국제고등학교 사회참여동아리인 유토피아(UTOPIA)가 주관했다. 참석자는 약 700명으로 추산되며 대부분이 청소년들이었다.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92), 길원옥(90) 할머니도 행사에 동참했다.

참석자들은 '우리는 아니어도 위안부 할머니들은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진실은 감출 수 없다 일본군들은 잘못을 뉘우치고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사죄해라'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등의 문구가 수기로 적힌 팻말을 손에 쥐었다.
참석자들은 "일본 정부는 일본군 성노예 범죄의 강제성을 부인하면서 과거의 침략 전쟁에 대한 진정한 용서를 구하지 않고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라며 "일본은 과거 잘못을 공식적으로 사죄하고 법적인 배상을 해야 한다. 일본군 성노예 문제를 역사 교과서에 기록하고 교육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한국 정부는 화해치유재단 즉각 해산하라' '한국 정부는 십억엔 반환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집회 중간 일본어를 하는 남성이 행사장 인근에서 혓바닥을 내밀고 사진 촬영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반아베 반일청년 학생 공동행동'은 집회 장소 인근에서 오후 3시께 일본의 국제관함식 욱일기 게양 문제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들은 "일본이 2차 세계대전 당시 우리나라에 잔혹한 식민통치로 성노예 피해 여성 20만명, 강제 징용 피해자 840만명이 발생했고 100만명 넘는 조선인이 학살당했다"라며 "그럼에도 일본은 국제관함식에 제국주의의 상징이자 전범기인 욱일기를 군함에 달고 해상 사열을 하려고 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평화통일 정세에 역행하는 국제관함식에 반대하고 욱일기를 군함에 달고 국내에 들어오려는 일본을 규탄한다"라며 "과거사에 대한 반성 없이는 어떠한 진전도 있을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욱일기는 빨간색 동그라미 주위에 퍼져나가는 햇살을 그린 것으로, 과거 제국주의 일본의 군기(軍旗)이자 현재 일본 자위대 깃발이다. 일제가 침략 전쟁을 하면서 내걸었으며, 세계적으로 독일 제3제국(나치) 깃발인 '하켄 크로이츠'처럼 20세기 군국주의의 상징처럼 인식되고 있다.
 
앞서 일본은 제주민군 복합관광미항에서 오는 10일부터 14일까지 열리는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에 욱일기를 달고 참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와 해군에서는 욱일기 대신 일장기와 태극기 게양할 것을 요청했으나, 일본 측이 받아들일지 여부는 미지수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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