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이트뉴스 강인호기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4차 방북을 위해 아시아를 찾는다.

지난 8월 4일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아세안외교안보포럼(ARF)에 참석한 마이크 폼페이오(왼쪽) 미국 국무장관이 성 김 주필리핀 미국 대사와 대화하고 있다.
지난 8월 4일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아세안외교안보포럼(ARF)에 참석한 마이크 폼페이오(왼쪽) 미국 국무장관이 성 김 주필리핀 미국 대사와 대화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6일 일본에 도착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상을 만난 뒤 7일 평양을 방문할 예정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면담한 뒤 같은날 오후 서울로 자리를 옮겨 문재인 대통령에게 회동 결과를 보고한다. 8일에는 베이징에서 중국 관리들과 만난다.

이번 평양 방문은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 지도자들에게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처음으로 소개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8월 비건 대표를 임명하고 북한을 방문할 계획이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비핵화에 충분한 진전이 없다며 방북을 취소한 바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7월 3차 방북때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지 못하고 평양을 떠났다. 당시 김정은 위원장은 폼페이오 장관을 만나지 않고 백두산의 감자 농장을 방문했다. 당시 북한은 미국이 '빈손으로 왔다'며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비핵화에 진전이 없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주 한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필요로 하는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반박했다. 

미국 관리들은 최근 몇주간 실제로 많은 진전이 있었다는 입장이다. 3차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이 미사일 시험장 해체를 약속했고 영변 핵시설 폐기 가능성을 언급해서다. 

강경화(오른쪽) 외교부 장관이 지난 8월 4일 오전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악수를 하고 있다.
강경화(오른쪽) 외교부 장관이 지난 8월 4일 오전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악수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북한 비핵화와 관련한 새로운 접근법도 나오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3일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에 북한 핵무기 목록 요구를 보류하고 영변 핵시설의 검증된 폐기를 우선시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강경화 장관은 "북한은 영변 핵시설을 영구히 폐쇄할 것을 시사했다"며 "만약 북한이 미국의 종전선언에 대한 조치로 핵시설 영구 폐쇄를 한다면 이는 비핵화를 위한 큰 진전"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2008년 조지 W. 부시 행정부 당시 북한이 플루토늄 관련 시설에 대한 수천 페이지의 자료를 넘기고 난 뒤 오히려 협상이 악화했던 것을 예로 들며 "초기 단계부터 목록을 요구하는 것은 협상을 무산시킬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강경화 장관은 "어느 시점에서는 목록을 봐야겠지만 어떤 면에서는 먼저 행동을 한 뒤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통해 (우리가 목표하는 바에) 더 신속하게 도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미국이 이번 방북에서 영변 핵시설 영구 폐쇄와 종전선언을 맞교환하는 해법을 도출하게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일각에선 이번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방북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일정을 조율하는데 주요 목적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폼페이오 장관이 반나절만 북한을 방문하는 것은 2차 북미정상회담의 의제와 합의 내용, 시기, 장소 등 중요 내용들이 이미 사실상 확정돼 있음을 말해준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미간 논의 내용을 정확히 알고 있는 지를 확인하려는 목적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