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7일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에 따라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8월 4일 오전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과의 양자회담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8월 4일 오전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과의 양자회담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앞서 지난 7월 폼페이오 장관의 3차 방북은 예상과 빗나갔다. 북한은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을 떠난 직후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미국 측은 싱가포르수뇌상봉과 회담의 정신에 배치되게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요, 신고요, 검증이요 하면서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만 들고 나왔다"고 대립각을 세웠다.

북한은 4·27 판문점선언과 6·12 북미공동성명에 따라 조속한 시일 내에 종전선언을 하자고 요구했다. 그러나 미국이 선제적인 핵 시설 신고를 요구하면서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은 교착 국면에 돌입했다. 

지난 8월 미국이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 일정을 공개하면서 교착 국면을 벗어날 여지가 생기는 듯했으나, 이내 없던 일로 되면서 분위기는 더욱 나빠졌다. 당시 북미는 물밑 접촉을 진행됐으나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판단해 만남을 취소한 것으로 전해진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방북 일정은 단 하루이며, 김 위원장과의 면담 일정도 사전에 잡았다. 이는 북미 간 물밑접촉에서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분석이다.

이번 폼페이오 방북의 성패는 단기적 상응조치를 설정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북한은 지난달 남북 평양정상회담을 계기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을 유관국 전문가들이 참관한 가운데 영구적으로 폐기하고, 나아가 미국의 '상응조치'에 따라 영변 핵시설을 영구 폐기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은 종전선언을 본격적인 비핵화 단계별 행동에 앞선 신뢰 구축의 출발점이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협상의 여지가 없지는 않지만 선의에 의한 선제적 조치인 동창리 발사장 폐기를 종전선언의 등가 교환 카드로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영변 핵시설을 영구 폐기할 만큼의 상응조치는 종전선언 이상의 것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방북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에 관한 구체적인 논의도 진행할 계획이다. 이 역시 물밑 접촉에서 비핵화 진전에 대해 어느 정도 확신을 되찾았음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북한이 조금 더 전향적인 자세로 나올 가능성도 있다. 미국과의 비핵화 실무협상을 총괄해온 북한 최선희 외무성 부상은 지난 4일 중국에서 양자협상을 진행한 데 이어 6일 모스크바로 넘어가 북중러 3자 협상을 연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직전에 진행되는 것인 만큼 비핵화 로드맵에 관한 입장을 정리하고, 미국과의 협상에서 다양한 카드를 낼 수도 있다.

러시아까지 참여한다는 점에서 핵 무력 불능화 등에 관한 기술적 문제까지 논의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북한 핵무력이 옛 소련의 핵·탄도미사일을 역공학 방식으로 제조한 것인 만큼 해체 관련 논의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것이다. 관련해 제3의 해법도 제시되고 있다. 

무엇보다 비핵화를 약속한 북한이 내놓아야 할 것과 비핵화 동력을 살려 나가기 위해 미국이 내놓아야 할 것들 사이의 틈을 얼마나 좁힐 수 있을지가 이번 만남의 관전 포인트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하루 동안의 방북 일정을 마치고 곧바로 한국으로 들어와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방북 결과를 설명하고, 이어 중국으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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