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이 중국 에너지기업의 부실채권 문제에 대해 "기업 실사도 하지 않은 KTB, 한화투자증권은 직무유기를 한 것"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 국정감사 자리에서 지상욱 의원은 "신용평가 보고서를 이해관계자들이 오해하게 작성했던 나이스신용평가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

이 사건은 지난 5월 11일 중국 에너지기업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의 역외 자회사 'CERCG오버시즈캐피탈'이 발행하고 CERCG가 보증한 3억5000만 달러 규모의 채권이 부도가 나면서 시작됐다.

CERCG가 해당 채권에 대해 지급보증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서 다른 자회사인 CERCG캐피탈의 회사채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의 디폴트 가능성도 높아진 것이다.

당시 국내에서는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이 해당 ABCP를 인수해 유통했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서는 현대차증권(500억원), BNK투자증권(200억원), KB증권(200억원), 유안타증권(150억원), 신영증권(100억원) 등이 해당 채권을 매입했다. KTB 자산운용은 펀드를 통해 해당 ABCP에 200억원가량을 투자했다.

지 의원은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 김영대 나이스신용평가 대표, 김태우 KTB자산운용 대표에게 ABCP의 주관사와 기업 실사 여부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지 의원의 '해당 채권을 발행한 주관사가 어디냐'는 질문에 윤 금감원장은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김태우 KTB운용 대표 역시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이다"고 답했다.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는 "관행적으로는 그렇지만 법적으로는 주관사 논란이 있다"며 법적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어 기업 실사를 진행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김영대 나이스신평 대표는 "2월에 출장을 갔다"고 답했다. 하지만 지 의원이 "한화증권이 주관사로 있던 때가 아니라 교보증권이 있을 때 아니냐"고 캐묻자 그는 "맞다"며 기업 실사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  의원은 "기업 실사도 안 하고 ABCP를 발행했는데 누구 책임이냐"고 따져 물었다. 윤 금감원장은 "한화투자증권하고 이베스트 투자증권의 책임이다"고 말했다.

지 의원은 또 "엉터리 신용평가로 법인투자자 144개, 수많은 개미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힌 이번 사건에 대해 금융감독원은 철저히 검사하고 조사해서 보고하라"고 말했다. 

윤 금감원장은 "잘 알겠다. 다만 CERCG를 공기업으로 분류한 건 한국적 기준에선 큰 문제는 없다고 본다"며 "이 펀드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소비자에게 끼친 피해가 매우 크다는 점에서 해당 문제를 들여다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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