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이사장, 제대로 된 인천 내항 재개발 위해 12년간 고군분투
“항만재개발은 노후·유휴항만을 주변지역과 연계 조화롭게 개발해야
…용도변경하고 땅장사하려는 기관은 먼 훗날 규탄의 대상이 될 것”

▲내항재개발을 위해 12년간 고군분투한 (사)내항살리기시민연합 김상은 이사장
▲인천 내항재개발을 위해 12년간 고군분투한 (사)내항살리기시민연합 김상은 이사장

인천 내항재개발 문제는 향후 인천의 미래를 좌우할 최대 사업 중에 하나이다. 하지만 해가 거듭되고, 단체장 얼굴이 여럿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스트레이트뉴스는 내항재개발의 근본 문제와 그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12년간 현장에서 고군분투 해온 김상은 (사)내항살리기시민연합 이사장을 만나보았다.

김상은 이사장은 그동안 내항재개발이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려 할 때 맨 앞에 서서 온몸으로 막아냈을 뿐만 아니라 외국의 항만 재개발 사례를 연구하면서 대안도 함께 제시해 왔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박남춘 인천시장은 물론 해당 자치구인 홍인성 중구청장이 내항재개발을 해양문화복합항만으로 발전시키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내항살리기의 산증인인 김 이사장의 조언이 공약의 밑그림이었다.

다음은 김상은 이사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인천 내항 살리기 운동을 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인천내항은 벌크화물부두로 하역작업 중 발생하는 소음 악취 분진 등이 주변 환경을 악화시키고 특히 8부두 고철 하역 중 철가루가 주변지역으로 날려 창문을 열 수도 없고 목재는 살충제를 뿌려 소독하기 때문에 바람이 강하게 불면 미세먼지가 인근지역으로 날아와 도시환경이 최악이었습니다. 특히 8부두 고철 때문에 8부두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시작한 지 벌써 12년이 되었습니다.

-(사)내항살리기시민연합이 그동안 한 일들은?

해양수산부가 해운물류환경의 변화로 전국 항만구역에 항만재개발을 고시하였습니다. 인천은 당연히 내항에 고시해야하는데 영종도 준설토 예정부지에 고시하였습니다. 주민들은 반발하였고 8부두대책위원회는 조직을 확대 개편하여 인천내항살리기 대책위원회를 발족하였습니다.

무려 72,000명이나 되는 시민의 서명을 받아 국회청원을 하였습니다. 2007년 11월 22일 국회본회의에서 만장일치 통과하여 내항에 항만재개발을 고시하게 되었습니다. 해양부 협의체 자문위원으로 참여하여 기본구상용역, 타당성용역의 기본 및 실시설계 등 주민의견을 전달하였습니다.

-단체의 책임을 맡고 있는 이사장으로서 애로점이 있다면?

12년을 용역만하고 진척이 없어 다들 지쳐있습니다. 3~4년은 열심히 하지만 이후 피곤하고 지쳐 떨어져 나가는 사람도 많고, 일부 정치인이 정치적로 이용하고 항만재개발과 동떨어진 일들을 벌여 답답하고 그만두고 싶은 생각도 여러 번 있었습니다. 제일 애로점은 재정이 문제입니다. 회비로 운영되는데 처음에는 회비들을 잘 냈지만 12년이 지나다보니 지쳐서 한 분씩 떨어져 나갔습니다. 내항이 잘 개발되면 인천이 크게 발전될 것입니다. 많은 시민들이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셨으면 합니다.

-내항재개발이 10여년을 넘도록 진척이 안 되고 있는 근본 이유는?

2001년 인천시민대토론회가 열렸습니다. 합의된 내용은 해양부가 제1차 전국항만기본계획 고시하였습니다. 인천신항, 북항, 남항을 건설하고 북항 건설 상황의 진척을 보면서 내항재개발을 하려고 하였지만 내항사업자들의 반발로 진척을 못하고 있습니다. 2017년 말 내항은 2340만톤을 하역하여 49,8% 가동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적자는 몇 년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버티는 상황도 임계점에 왔습니다. 인천신항은 처음은 2020년까지 30선석 계획이었지만 발목이 잡혀 6선석을 겨우 완공하였습니다. 내항의 이해당사자들은 대체부두와 일자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인천신항을 조기 확장하여 문제를 풀었으면 합니다.

-인천시가 인천항 내항 8부두 상상플랫폼을 20년간 CJ CGV에 운영을 맡기면서 전용면적 34%를 인천시민 공간으로 만들어 청년일자리 창출과 문화·관광의 혁신 공간으로 재창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8부두 원당창고는 문화예술창작공간으로 고시되었습니다. 기본구상 때부터 개항장역사문화지구와 연계하여 원당창고를 이용하자고 했습니다. 인천시가 개항창조도시에 편입하여 개발하는 것 보다는 1.8부두 재개발 함께 개발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왜냐면 바다 암벽에서 경계선까지 폭이 넓지 않아서 내항재개발과 같이해야 합니다.

원당창고를 문화예술창작공간으로 가자고 한 이유는 개항장역사문화지구를 지정받을 때 용역서에 역사문화지구를 활성화를 위해서 문화예술 접목하자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영화 영상관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최근 인하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인천항만공사가 주도한 내항재개발 마스터플랜 아이디어 국제공모에서 1위로 당선됐다고 하는데 평가한다면?

인하대 산학협력단은 개항창조도시에 오랫동안 관여하여 활동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항만재개발에 경험이 없어 걱정이 됩니다. 항만재개발은 해양문화복합항만으로 개발해야 하는데 바다 쪽 이용계획이 없습니다. 바다 쪽 이용계획을 넣지 말라했는지 아니면 몰랐는지 문제가 많습니다. 화물선이 나가면 마라나 해양레저 여객선 등을 도입해야 하는데 그런 계획이 없습니다. 골든하버를 살리기 위해 도입시설을 밖으로 빼 IPA(인천항만공사)가 땅장사를 하자는 것인지 알 수가 없네요.

-내항재개발은 어느 방향으로 나야가야 되는지 (사)내항살리기시민연합의 의견을 듣고 싶다.

항만재개발은 노후하거나 유휴항만을 주변지역과 연계하여 조화롭게 개발하는 것입니다. 개항의 역사와 내항은 밀접한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기본구상용역서’에 인천내항재개발은 역사문화를 중심으로 개발하자였습니다.

육역과 수역부분이 함께 가야 하지만 수역부분은 요즘 이용계획이 거론되지 않고 있습니다. 화물선이 나간 뒤 여객 마리나 해양레저 등 시설들이 도입돼야 합니다. 제2국제여객터미널 나간다면 주민들은 대안이 뭐냐고 물었지만 답이 지금까지 없습니다.

저희들이 원하는 것은 카페리가 신남항으로 나간다면 쾌속선을 내항으로 도입하여 중국여객선을 대체하자는 것입니다. 3~4시간이면 갈수 있고, 오전에 중국에서 일을 보고 오후에 올 수 있습니다. 쾌속선이 투입되고 일일 생활권으로 만들어지면 수많은 부가가치가 만들어질 것입니다.

국민소득이 3만불이 되면 해양문화시대가 온다고 합니다. 마리나 산업이 활성화 할 수 있는 시기입니다. 이 기회를 인천이 잘 활용한다면 또다른 성장동력이 될 겁니다.

내항은 해양문화복합항만, 북성포구부터 소월미도는 마리나산업으로 가고, 내항 북성포구와 소월미도를 해양산업 클러스터단지 만들면 좋겠습니다. 신남항 골든하버는 15만톤 대형크루즈와 카페리가 이용하는 부두가 되었으면 합니다.

골든하버 뒷부분이 항만배후부지이고 준공업지역입니다. 잘못된 도시계획입니다. 여객선을 이용하는 고객의 입장은 준공업지역으로 접안하는 것 보다는 역사문화가 있고 경인선과 수인선이 있는 교통이 잘 발달된 내항으로 오고 싶어 할 겁니다. 9공구 준설토는 남항의 배후부지인데 공사판 벌여 용도변경하고 땅장사하려는 기관은 먼 훗날 규탄의 대상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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