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신장장애인 인천협회장
“신장장애인들의 의료 복지 누릴 수 있는 건 선배들의 목숨 건 투쟁 산물”
“장애인복지법 지체, 지적 등 외적장애 편중…내적장애인 위한 정책 긴요”
“건강보험제도 개선, 신장장애인 이송센타, 장기기증 상담지원센타 등 절실”

▲이순종 (사)한국신장장애인 인천협회장
▲이순종 (사)한국신장장애인 인천협회장

 

우리나라에 신장장애인으로서 신장이식을 받기위해 약 3만여명 이상의 대기자들이 희망을 놓지 않고 있으며 오늘도 약 8만여명이 혈액투석치료로 생명 연장을 하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인천본부>는 등록 신장장애인이 5,800여명에 달하고 있는 인천지역에서 20대 초반 신장장애인이 되어 28년 동안 이틀에 한번씩 투석치료를 받으면서도 내적장애인의 인권을 위해 왕성하게 활동하며 동료 장애인들의 권익에 앞장서온 이순종 (사)한국신장장애인 인천협회장을 만났다. 중증 장애인으로서 그의 힘든 역정과 함께 현재 신장장애인들을 위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펼치고 있는 사업 중 법적·행정적으로 부족한 것이 무엇이며 향후 어떻게 문제를 풀어가야 하는가에 대해 심도 있게 알아보았다.

다음은 이순종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20대에 신장장애인이 되어 투석을 지금까지도 계속하고 있다.

국립 철도고를 졸업하고 공무원 발령을 대기하던 중 2차에 걸친 신체검사에서 청천벽력 같이 발견된 만성 신부전으로 인한 공무원 임용 결격 사유로 발령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신장병에 대해 생소하고 무지했던 20대 초반인 90년 3월부터 혈액투석치료를 받기 시작하여 어느덧 28년이란 세월의 시간이 흘렀고, 그나마 투석치료를 받으면서 생명을 연장하며 살아갈 수 있는 건 현대의학과 의료복지 향상 때문입니다.

저는 지금 덤으로 살아가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받은 만큼 사회에 보답을 하고자 인천지역 신장장애인협회와 더불어 열심히 활동하면서 하루하루 살아 있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으로 희망을 품고 지내고 있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시절은?

투석초기에 투석장애인의 잔존 생존율이 5~10년이란 당시 의학적 소견으로 삶의 희망을 포기하고 살았던 10여년간은 청춘의 가장 아까운 시기를 보냈습니다. 사람에게 삶의 희망이란 가장 중요한 한부분인데 한순간 인생의 모든 계획을 접어야하는 절망의 시절을 보냈습니다.

무의미한 삶의 연장 치료로만 느껴졌던 혈액투석만을 위해 병원과 집에서만 생활 하던 중 병원에 다니시는 환자분들과 교류를 하면서, 10년 이상 생존하시면서 건강한 투석생활로 사회 활동을 하시는 분들을 만나면서, 저는 조심스레 신장병에 대하여 알아보기 시작을 했으며, 각종 매스컴과 당시 PC통신과 On-Off line 활동 등의 다양한 정보 매체를 통해 숨어 있던 투석환자들과의 교류를 통하여 세상 밖으로 나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인천신장장애인협회의 설립을 주도한 후 활동은? 

신장장애는 2000년 내부 장애인으로 인정 되면서 장애인 복지의 혜택을 접할 수 있었고, 당시 이를 위한 선배 환자분들의 목숨을 건 투쟁의 산물로 지금 신장장애인들의 의료 혜택과 복지를 누릴 수 있는 것입니다.

2006년 인천지역에 협회의 존재의 필요성을 느끼고 몇몇 환자분들과 인천지부를 설립하여 당시 열악한 상황에서 지부설립을 마치고 자체 지도부를 구성하여 신장장애인 전문소식지 ‘인천신장저널’ 창간과 ‘메아리산악회’ 결성했습니다.

그해 ‘제1회 인천신장인의 밤’을 개최하고 인천장애인단체 총 연합회에 회원단체 가입으로 인천지역의 정식 장애인단체로 등록하여 ‘장기기증 인식개선 캠페인’과 건강증진을 위한 건강 산행 및 등산로 청소를 시작으로 공익활동을 전개하면서 회원 배가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현재 인천지역의 등록 신장장애인수는 약 5,800여명에 달하며 그중 투석회원과 이식회원 및 후원회원을 확보하고 신장장애인 주간보호센타와 자립주택운영, 고충처리상담실, 이식검사의료비 지원사업, 혈관수술 지원사업, 건강공개강좌, 장기기증 인식개선 캠페인과 장기기증 상담지원센터 설립추진 등 회원들의 복지와 권익증진을 위한 다양한 정책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협회를 운영하면서 애로점이 많을텐데요.

장애인단체의 어려움을 비단 우리 협회만의 애로점은 아닌 것 같습니다. 장애인단체를 구성하고 운영함에 있어 특히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국가 보조금 지원사업은 자부담을 일정부분 확보해야 하고, 재원은 결국 후원금으로 충당하거나 수익사업을 통해 마련을 해야 하나, 우리 협회 재정과 중앙회의 어려움으로 수익사업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서 후원과 지인을 통한 지원을 받아 각종 보조금 사업 및 행사를 치루고 있는 실정입니다.

장애인 단체 중 생소한 내부장애로 분류되는 신장장애인협회는 아직도 비장애인들에게는 낯설은 단체이기도 합니다. 또한 우리나라 장애인 관련 복지법이 지체, 지적, 등 외적장애에 편중 제정되어 내적 장애인에 대한 복지법의 개정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생애주기별 장애 특성에 맞는 세부적인 장애인 복지법 개정이 이루어져서 지원관련 조항이 없어서 관계 공무원들도 상황을 인식하면서도 관계법에 의해 지원이 힘들다는 소리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내적장애인들을 위한 관계법률 개정이 조속히 이루어지기를 소원합니다. 예를 들어 장애인 주간보호센타나 자립주택에 관한 규정이 너무 지적장애인 위주로 편성되어 실제 내적 장애인들에게 적용함으로 장애유형별 분리 규정이 시급합니다.

-협회 발전을 위해 추진한 사업 중 보람은?

초창기 인천협회는 2006년 지부로 활동할 당시 도화동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 구석을 지부사무실로 사용하였습니다. 인천에 없던 지부를 창립하고 협회로 승격 후 인천사회복지회관 710호에 협회 사무실을 이전한 것을 첫 번째로 꼽고 싶습니다. 제도권 안으로 진입을 위한 첫발을 딛었고 회원 단체 간 교류와 정보교류를 위한 노력의 결과라 생각합니다.

이후 보조금을 신청하고 국고 보조금을 받으며 복지사업을 운영 할 수 있는 인력도 지원 받음으로써 인천지역에 신장장애인협회의 존재와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두 번째로는 미추홀구에 신장장애인 전용 주간보호센타 설립을 추진한 것이며, 이로 인해 투석과 집만을 오가던 회원들에게 다양한 프로그램과 주간보호를 통해 회원간 교류 활성화로 회원 배가에 많은 역할과 사랑방 공간이 되었습니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신장장애인들을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해 줬으면 하는 것이 무엇인가?

첫 번째 신장장애인의 산정특례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은데, 유독이 합병증과 투석후유증으로 병원을 수시로 이용하는 신장장애인들은 현재 투석일에만 타 진료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이 되고 있어 투석당일 힘든 상황에서 종합병원을 가서 진료를 봐야하는 어려운 현실입니다. 산정특례 적용 제외로 분류하여 투석 다음날 컨디션 조절 후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로 조혈제 투여 단위에 대한 건의를 하고 싶다. 혈액투석으로 인한 혈액 내 손실되는 헤모글로빈 수치가 저하됨으로 인한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필수 재제인 조혈제의 단위를 현재 11g/dl에서 12g/dl로 상향하여 질 좋은 건강한 삶을 영위 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입니다.

세 번째는 현재 장애인콜택시나 시각장애인을 위한 이송센타와 같은 신장장애인 이송센타 사업이 절실히 필요하며 이틀에 한 번씩 정해진 새벽시간에 투석을 위해 통원하는 신장장애인들의 경우 투석 후 귀가하는 도중 저혈압 쇼크로 쓰러지거나 독거중인 회원님들의 경우 병원에 오시지 않아 방문해 보면 심장마비나 뇌출혈로 돌아가시는 분들이 자주 발생하여 통원에 관한 이동권 보장과 생존권 보장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기국회가 개원 중인데 혹 신장장애인들이 이런 것은 법이 미비해 불편하다든지 아니면 반드시 개정되어야 한다고 요구하는 법이 있다면?

서두에서 말씀 드린바와 같이 내적 장애인에 대한 유형별 장애인 복지법 개정이 이루어져서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 현 복지제도보다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제도가 논의 되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유형별 장애인단체 회원 중 특히 신장장애인의 생존율이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회원 증가가 두드러지고 있으며, 이와 더불어 신장장애발생 빈도도 폭발적인 신장장애인 등록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실정입니다.

장기이식을 기다리다 돌아가시는 회원님들이 상당합니다. 현재 이식을 위해 약 3만여명 이상의 대기자들이 이식의 희망을 놓지 않으며 오늘도 전국에서 약 8만여명이 투석치료로 생명 연장을 하고 있습니다.

단일 질병군으로 투석으로 인한 건강보험공단의 의료비가 년 약 1조8천억원에 육박하여 재정 지출을 초래하는 희귀 난치성 질환으로 확산을 막아야 하며, 이는 뇌사자 장기기증을 통해 신장이식이 원활히 이루어져 새 삶과 사회로의 복귀로 자연스럽게 이어져야 할 것입니다.

본 인천협회가 추진하고 있는 ‘장기기증 상담지원센타’ 설립을 통해 헌혈의 집처럼 장기기증에 관한 상담과 기증서약을 불편함 없이 접수 할 수 있고, 일반 시민과 장기기증 인식관련 학교교육을 통해 학생들에게 장기기증의 필요성과 생명 나눔의 고귀함을 일깨우는 순기능의 장기기증 인식개선 사업이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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