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예금보험공사, 한국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서민금융진흥원의 국정감사에서 이동걸 KDB산업은행장이 지상욱 의원에 GM관련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지난달 22일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예금보험공사, 한국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서민금융진흥원의 국정감사에서 이동걸 KDB산업은행장이 지상욱 의원에 GM관련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스트레이트뉴스 김정은기자] KDB산업은행이 올해 말 한국지엠에 지급키로 한 4050억원의 지급시한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산은과 한국지엠, 노동조합간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한국지엠의 대주주인 제네럴모터스(GM)가 지난달 19일 산은을 배제한 주주총회에서 연구개발(R&D) 법인 분리를 결정하며 3자간 갈등은 더 커지고 있다. 

지난 8일 산은 이동걸 회장은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한국지엠에 사측과 노조, 산은이 참여하는 3자간 대화를 공식 제안하며 "산은이 한국지엠에 출자키로 한 8100억원 가운데 올 연말 투입될 예정인 나머지 4050억원의 집행은 '국민 다수의 요구가 있다면'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동걸 회장은 "그렇게 되면 (한국지엠이) 10년간 한국에서 생산·투자한다는 계약 자체가 무효가 되며, 당장 내일 철수할 수도 있다"며 "노조가 그것을 주장하면 정부에 가서 한국지엠의 문을 정말 닫을 것인지 협의해보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의 이러한 발언은 한국지엠과 노조를 동시에 압박해 최근 불거진 사태를 해소하고 한국지엠을 정상화시키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산은은 노조와 한국지엠을 상대로 대화와 소송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산은은 한국지엠 노조를 업무방해죄로 고소했으며, 한국지엠 GM측 이사들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업무상배임 형사고소를 검토하고 있다.

노조는 그러나 3자간 대화에 조건부로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산은은 한국지엠이 노조과 합의할 때까지 남은 지원금 4050억원 지원을 중단하라"고 주장했고, 한국지엠 사측은 노조를 제외한 산은과의 양자간 대화를 역제안했다. 산은의 제안을 그대로 수용하지 않으며, 향후 협상을 앞둔 대립 상황에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한국지엠의 대주주인 GM측은 4050억원이 지급되지 않는 상황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4050억원 미지급은 계약파기를 불러올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산업부와 GM은 지난 5월 8100억원의 세금을 투입해 한국지엠에 투입하는 대신 향후 10년간 한국을 떠날 수 없도록 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에 GM은 2023년까지 한국지엠의 지분을 매각할 수 없으며, 이후 5년도 35% 이상 1대 주주를 유지해야 한다. GM도 출자전환 8억달러(약 9000억원)와 회전대출 등 64억 달러(약 6조8000억원)를 지원할 예정이다.

산은은 지난 6월 출자키로 한 8100억원 가운데 4050억원을 집행했으며, 다음달 31일까지 나머지 절반을 집행해야 하는 입장이다.

산은 측이 연말에 약속한 4050억원을 넣지 않는다면 GM이 계약을 유지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렇게 되면 한국지엠 근로자들에 대한 정리해고 등 구조조정은 물론 상황에 따라 한국 철수도 이뤄질 수 있다. 업계는 자금지원이 철회된다면 투자자-국가간 소송(ISD)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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