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단지, 출산 기피 고소득 맞벌이 신혼부부 재산 증식 수단
저소득 신혼부부 '강건너 불구경'에 소득 양극화 심화

[스트레이트뉴스=한승수 기자] 유망단지 특별공급 아파트가 자녀 출산에 소극적인 중산층 이상 신혼부부들의 주력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하는 데 반해 저소득 신혼부부에게는 '강건너 불구경'으로 위화감과 소득의 양극화를 심화시킨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따라서 소득주도 성장차원에서 저소득 신혼부부에 대한 특별공급분의 당첨 접근성을 제고, 소득 증대의 기회 확대를 통해 출산을 장려토록 하는 청약제도의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 신혼부부 대상 특별공급에서 '힐스테이트 녹번역'이 평균 37.09 대 1을 기록한 데 비청약과열지구인 '부천 래미안 어반비스타'와 '대구 복현 아이파크'는 각각 7.04 대 1과 11.09 대 1로 당첨 경쟁이 뜨거웠다.

지난달 인천의 '루원 SK리더스뷰', '의정부 탑석 센트럴자이'도 신혼부부 특별공급의 경쟁률이 각각 3.98 대 1, 6.58 대 1을 기록했다.

반면 다자녀 특별공급의 경쟁률은 '힐스테이트 녹번역과 '래미안 어반비스타'가 각각 3.41과 2.05 대 1을 기록하고 '루원시티 SK리더스뷰'는 0.79 대 1로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민영 분양단지별 신혼부부와 다자녀 무주택자의 특별공급의 평균 청약경쟁률 (자료 : 아파트투유) [그래픽 : 스트레이트뉴스]
민영 분양단지별 신혼부부와 다자녀 무주택자의 특별공급의 평균 청약경쟁률 (자료 : 아파트투유) [그래픽 : 스트레이트뉴스]

'힐스테이트 녹번역'과 '루원시티 SK리더스뷰'의 시세차익은 각각 2~3억, 5,000만원이라는 입소문을 돌면서  입주경쟁이 뜨거운 단지다. 다자녀 특별공급의 경쟁이 신혼부부에 비해 평균 7분의 1 수준에 머문 배경은 다둥이 무주택자들이 갈수록 줄어들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주택의 분양가는 고가에 속한다. ‘힐스테이트 녹번역’에서 신혼부부 특별공급분의 당첨경쟁률이 가장 높은 전용 74㎡형(114.75 대 1)은 기준층의 분양가가 5억7200만원으로 발코니 확장비를 합칠 경우 3.3㎡ 당 2000만원이 넘는다.

특별공급분의 물량이 가장 많은 전용 84㎡형은 1층을 제외하고 모두 6억원을 웃돈다. 이들 주택은 신혼부부 보금자리 대출의 상한선을 초과, 일반대출에 의존해야 한다. 전용 84㎡형에 신혼부부 특별공급 신청자는 1325명으로 신혼부부 특별공급 전체 청약자의 53%를 차지한다.

규제지역에 무주택자의 첫 대출이 분양가의 60%에 그치는 점을 감안할 때 이들 주택에 저소득 신혼부부의 청약은 언감생심이다.

전문가들은 특별공급에서 다자녀 신혼부부의 당첨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특히 신혼부부 특별공급분 입주가 재산 증식에 크게 일조하는 수단이라고 지목, 소득주도 성장차원에서 이들 주택에 저소득 다자녀 신혼부부가 입주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힐스테이트 녹번역'의 견본주택은 전용 84㎡가 주력형으로 분양가는 5억8100~7억1300만원이다, 평균 분양가는 1995만원이라고 분양사측은 밝혔다. 녹번동 임정희 으뜸 공인중개사는 "녹번역 일대에 힐스테이트와 래미안, e편한세상캐슬 등 브랜드 대단지가 들어서면서 도심에 근무하는 고소득 맞벌이 부부들이 대거 유입 중이다"며"녹번역 일대 '힐스테이트 녹번'과 '래미안 베라힐즈','e편한세상캐슬' 등의 실거래가가 9~10억원 형성중인 점을 감안할 때 '힐스테이트 녹번역'에 당첨됐을 때 시세 차익이 2억원 정도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스트레이트뉴스]
'힐스테이트 녹번역'의 주력형인 전용 84㎡의 분양가는 5억8100~7억1300만원이다, 평균 분양가는 1995만원이라고 분양사측은 밝혔다.  [스트레이트뉴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 교수는 “정부가 신혼부부 특별공급물량을 2배로 확대하고 소득과 신혼 기간을 완화하며 다자녀자와 노부모부양 등에서 특별공급 미달분을 신혼부부들에게 돌아가도록 하는 등 결혼을 장려하는 조치를 지난 5월 취했다"며"경제적인 이유로 결혼과 자녀 출산을 기피하는 사회적인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다자녀 신혼부부들이 우선 당첨되도록 하는 등 주거정책차원의 보완이 긴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자녀의 수인 합계 출산율이 올해 1명 이하로 하락, 인구유지를 위한 합계 출산율(2.1명)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며"국가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인구유지를 위한 전반적인 주택정책의 손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문도 숭실사이버대 교수는 "정부는 아파트 분양시장에 소득의 양극화 심화가 없는지를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며" 유망단지 특별공급에서 고소득 신혼부부가 대거 당첨되는 데 반해 저소득 신혼부부는 주거비용 저감을 위한 임대주택 공급물량의 확대만을 기다리는 현실은 '빈익빈 부익부'를 심화시킨다"라고 지적했다.

소득주도 성장차원에서 저소득 신혼부부에 대한 아파트 특별공급분의 당첨 접근성을 제고, 소득 증대의 기회 확대를 통해 출산을 장려하는 청약제도의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소득주도 성장차원에서 저소득 신혼부부에 대한 아파트 특별공급분의 당첨 접근성을 제고, 소득 증대의 기회 확대를 통해 출산을 장려하는 청약제도의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는 "자녀를 갖지 않는 성향이 강한 고소득 맞벌이 신혼부부가 재산증식을 위해 특별공급 아파트 청약에 대거 나서고 있다는 반면 연간 소득이 3000만원에 미치지 못하는 신혼부부의 3분의 1에게 이들 특별공급 아파트분양은 '강건너 불구경식'이다"며"저소득 신혼부부가 자녀도 출산하고 재산도 증식할 수 있도록 소형 특별공급분과 내집 마련 대출규모도 확대하는 등 특별공급부문의 수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때맞춰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7일 의료비와 양육비의 부담을 최대한 낮춰 각 가정이 2자녀를 낳아 키울 수 있는 국민 삶의 질 환경 조성을 골자로 한 '저출산·고령사회 정책 로드맵'을 확정, 발표했다.

여기에는 안심 보육교육과 신혼부부 맞춤형 임대주택공급 확대, 등 모두 194개 정책과제 등이 망라됐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로드맵 상에는 소득주도 성장 차원에서 저출산 저소득층의 소득향상을 위한 주택대책은 담겨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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