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이슈가 지역 이슈 삼킨 선거, 더불어민주당 압승
야권 참패 부른 거짓 안보 프레임과 대안 부재, 당내 갈등
막말과 이슈 선정 실패, 사과 부재로 위기 자초한 한국당
불확실한 기치로 물과 기름처럼 겉돌다 흩어진 바른미래당
존재감 없었던 민주평화당, 유의미한 성과 거둔 정의당
수구적 가치와 구태 기득권 탄핵 당했지만 한국 정치 갈 길 멀어


다사다난했던 2018년, 한해를 마무리할 시점이다. 스트레이트뉴스는 보다 나은 내일과 내년을 위해 올해 국내외를 달군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10대 뉴스는 ▲남북정상회담, ▲미중무역전쟁, ▲북미정상회담, ▲6・13지방선거, ▲소득주도성장, ▲미투(Me too), ▲사법농단, ▲9・13부동산대책, ▲방탄소년단, ▲글로벌 자연재해 등이다. 희로애락으로 점철된 올해의 나날은 내일의 대한민국을 더 보람 있고 알차게 하는 잊어서는 안 될 소중한 자원이다.<편집자주>

<목차>
① [통일]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평화여 오라
② [국제] 中기술굴기 향배 가를 미중무역전쟁
③ [통일] 트럼프・김정은 세기적 북미정상회담
④ [사회] 미투, 남녀 性대결 부른 미완의 혁명
⑤ [정치] 정치지형 판도 뒤엎은 6・13지방선거
⑥ [경제] 포용성장 속도 못맞춘 소득주도성장
⑦ [사회] 상고법원 사법농단, 양승태 겨눈 칼날
⑧ [경제] 9・13부동산대책에 강남3구 집값 휘청
⑨ [문화] 세계뮤직의 핵폭탄 방탄소년단(BTS)
⑩ [환경] 폭염・산불・지진...자연재해 덮친 세계

[스트레이트뉴스=김태현 선임기자] 시도지사, 구시군의장, 시도의회의원, 구시군의회의원, 재보궐 국회의원 등 총 4,005석을 두고 9,333명의 후보들이 표심에 호소한 6・13지방선거는 역대 최악의 야권 참패 선거로 기록됐다. 말 그대로 ‘싹쓸이’ 패배였다.

더불어민주당은 71명의 후보가 나서 4.2:1의 경쟁률을 보인 17곳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서 14곳, 46명의 후보가 나서 3.8:1의 갱쟁률을 보인 12곳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11곳을 쓸어 담았다. 광역뿐 아니라 기초자치단체도 온통 민주당의 푸른 물결로 채워졌다.

60.2%의 투표율(시도지사 기준)을 기록한 6・13지방선거의 주요 정당별 획득 의석수(자료:중앙선거관리위원회) ⓒ스트레이트뉴스
60.2%의 투표율(시도지사 기준)을 기록한 6・13지방선거의 주요 정당별 획득 의석수(자료:중앙선거관리위원회) ⓒ스트레이트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1년 동안 역대 최고인 83%(평균 70%대)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민주당의 지지율 역시 대통령의 국정 수행 능력에 힘입어 50%를 상회하면서 ‘여당 압승, 야권 참패’라는 선거 결과는 이미 예견됐다.

야권이 참패한 세 가지 이유

원인이 어디에 있건, 선거 이전부터 몇몇 거시경제 수치는 위험수위로 치닫고 있었고, 중소상공인들은 살기가 힘들다며 아우성인 상황, 야권으로서는 당연히 책임론과 지역별 이슈가 필요했다.

그러나 지역 살림을 돌볼 일꾼을 뽑는 선거에서 중앙 이슈가 지역 이슈를 삼켜버렸다. 야권은 ‘북한 비핵화’가 가진 무게와 파괴력을 간과한 채, 김정은 위원장이 수차례 보낸 전향적인 메시지와 전에 없던 광폭행보에 대해 ‘양치기 소년’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특히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반세기가 넘도록 북풍을 선거에 이용해왔던 관성 그대로 ‘거짓 안보 프레임’과 ‘안보 불안감’을 동원, 대국민 경각심만 부각시키며 세계적인 관심사를 지방선거에 연동시키려는 무리수를 두고 말았다. 오죽하면 “황소개구리(지방선거)가 황소(비핵화) 잡아먹겠다고 설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종석 전 통일부장관)”라는 비아냥이 나왔을까. 정의당을 제외한 여타 야당들도 정도에 차이가 있을 뿐, 별반 다르지 않았다.

국경을 넘어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2018.04.27)(자료:공동취재단) ⓒ스트레이트뉴스DB
국경을 넘어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2018.04.27)(자료:공동취재단) ⓒ스트레이트뉴스DB

남북정상회담 일정이 나올 때만 해도 제1야당의 사태 인식은 안이했다. 두 정상이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만났을 때도 역사가 보내는 신호를 애써 축소하기에 급급했다.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될 거라는 소식에 잠시 당황하기도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하루짜리’ 회담 취소 소식을 접하자마자 “그것 보라”는 듯 자신들에게 되돌아 올 ‘거짓 안보 프레임’과 ‘안보 불안감’의 부메랑을 던져댔다.

그러나 비밀리에 2차 남북정상회담을 갖는 등 문재인 대통령의 끈질긴 중재 노력 덕에 북미정상회담이 다시 제 길로 들어서자,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제1야당 내에서 ‘실패한 선거 전략’이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 것도 그즈음이었다. 하지만 콘크리트 지지층을 빼고는 건전 보수층마저 등을 돌린 후였다.

두 번째 이유는 ‘야권의 이합집산에 가중된 국민적 피로도’다. 불과 1년 전, 1,700만 국민들은 국정농단이라는 전대미문의 사태에 대해 책임질 것을 요구했다. 책임의 당사자는 새누리당이었다. 그러나 국민들은 전직 대통령에게서도 새누리당으로부터도 진정한 사과 한마디 들은 기억이 없다.

전직 대통령이 감옥에서 ‘역사의 판단’ 타령만 하고 있을 때, 새누리당은 자유한국당이라는 새 부대로 자신들을 포장했다. 사과하라는 국민적 요구에 직면한 ‘그나마 양심 있는 샤이파’ 의원들은 바른정당이라는 새 부대로 들어앉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망각의 정치권을 맴돌던 김무성, 김성태, 장제원 등 구태 새누리파는 사과 없는 고향으로 180도 유턴해 버렸다. 쪼그라든 샤이파들이 살아남기 위해 취할 수 있는 행동은 일단 세부터 불리는 것이었고, 그들은 ‘중도개혁’이라는 설익은 명분 아래 바른미래당이라는 또 다른 새 부대로 갈아탔다.

한편, 민주당에서 떨어져 나와 국민의당이 되었다가 거기서도 얼마 버티지 못하고 옹색한 새 부대로 이주한 이들이 있다. 민주평화당이 그들이다.

대선 이후 대통령 및 정당별 지지도 개략(2018.05.17) ⓒ스트레이트뉴스DB
대선 이후 대통령 및 정당별 지지도 개략(2018.05.17) ⓒ스트레이트뉴스DB

제1야당도, 제2야당도, 제3야당도 자신들을 마치 ‘새 술’인 것처럼 포장했지만, 결국 ‘헌 술’이었고, 헌 술을 이름만 새로운 ‘헌 부대’에 담은 꼴이었다. 야권이 제아무리 ‘보수 적통’이나 ‘합리적 보수와 개혁적 진보의 결합’을 주장해봐야 국민들의 피로도만 가중될 뿐이었다. 그 피로도는 정당지지율에 이어 선거 결과에 그대로 투영됐다.

세 번째 이유는 대안 부재와 당내 갈등이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문제의 정의에 기초한 명확한 진단이 내려져야 하고, 충분한 근거에 입각한 대안과 그 대안을 추진해 나갈 로드맵이 제시돼야 한다. 그러나 당청으로 향한 야권의 공격은 대안과 로드맵 없는 진단, 즉 비평에 머물렀다.

야권이 겪은 심각한 당내 갈등 역시 자신들의 발목을 잡았다. 제1야당의 중진들은 당 대표의 독선적인 당 운영에 손을 놓은 지 오래였다. 제2야당은 출범 100일도 되지 않아 창업주들끼리 티격태격하더니, 제살 깎아먹는 치졸한 싸움을 선거판까지 끌어들였다.

대안 없는 비난이 국민의 신망을 얻을 리 없었다. 여론조사 탓을 하건 괴벨스의 망령 탓을 하건, 여당의 압승이 현실로 굳어지고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유기적 선거운동

민주당의 유세 활동은 ‘싹쓸이 유세’로 요약된다. 선거운동 초반부터 문재인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율과 정당지지도에 힘입어 17곳 광역자치단체장 선거 중 14곳, 12개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중 11곳 승리를 목표로 했고, 동일한 결과를 얻었다. 특히 25개 자리가 걸린 서울 구청장 선거에서는 24곳을 쓸어 담으며 전례 없는 대승을 거뒀다.

출구조사를 지켜보며 환호하는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자료:KBS 화면 갈무리) ⓒ스트레이트뉴스DB
출구조사를 지켜보며 환호하는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자료:KBS 화면 갈무리) ⓒ스트레이트뉴스DB

선거운동 초반, 드루킹 댓글조작사건이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를 위협했지만, 무사히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막판에 이재명 경기도지사 후보의 여배우 스캔들 문제도 터졌지만, 이재명 당선에 영향을 줄 수는 없었다.

두 사안 외에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 더군다나 유세전의 대미를 북미정상회담이 장식한 터였다. 치밀한 전략에 따라 당 지도부와 각 지역 후보들이 유기적으로 연계된 선거운동이었고, 역대 최대 당선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자유한국당: 최악의 선거운동

① 당 대표의 막말

제1야당이 힘을 쓰지 못한 첫 번째 이유다. 홍준표 대표의 거침없는 막말은 대선 후보 당시부터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그의 막말은 대표에 당선된 이후에도 멈추지 않았으며, ‘바퀴벌레’니 ‘연탄가스’니 해가며 당 중진들과 유치한 입씨름을 연출하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 ⓒ스트레이트뉴스DB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 ⓒ스트레이트뉴스DB

② 이슈 선점 및 갈아타기 실패

올해 1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신년사에서 북한 노동당 창건 기념일과 함께 남한의 ‘겨울 올림픽’이 개최되는 해임을 강조하며 남북화해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후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의 방남에 이어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참가하면서 남북이 급속한 해빙무드로 들어섰지만, 이슈 선점에 실패한 제1야당은 비하와 비난, 평가절하로 일관했다. 밑도 끝도 없는 비하와 비난, 평가절하의 전초부대 역할을 수행한 것은 홍 대표의 입이었다.

패착은 4・27남북정상회담 당시에도 그치지 않았다. 보수층에게마저 외면당한 ‘위장평화쇼’라는 폄하가 대표적이다. 이슈 선점에 실패했다면 새로운 이슈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했어야 하지만, 근거 없는 ‘대북 퍼주기’ 공세에만 열심이었다. 급기야 홍 대표는 정부의 공식 입장과 다른 북핵 관련 서한을 백악관에 보내기도 했다.

안보 문제와 관련, 한국당은 “나라를 통째로 넘기겠습니까?”라는 위협성 슬로건까지 동원해가며 무조건적인 반대로 일관했다. 슬로건에 대한 원성이 높아지자, 당 지도부는 “경제를 통째로 포기하겠습니까?”라는 슬로건을 뜬금포처럼 추가했지만, 별 효력이 없었다.

자유한국당의 6・13지방선거 슬로건(2018.04.25) ⓒ스트레이트뉴스DB
자유한국당의 6・13지방선거 슬로건(2018.04.25) ⓒ스트레이트뉴스DB

③ 파괴력 부족한 이슈 선정

드루킹 특검 이야기다. 여론이 불리하게 돌아가자, 한국당은 존재감 부각을 위해 드루킹 특검에 목을 맨 채 장외투쟁에 나섰다. 그러나 스스로 국회 장기파행 책임이라는 올가미를 덮어쓰고 말았다.

설사 드루킹 특검 결과 정치지형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문제가 불거진다 해도, 그건 지방선거 한참 후에나 맞닥뜨릴 일이었다. 전략적 실패였다.

④ 대국민 사과 부재

이상의 모든 실패의 뒤에서 지지율의 발목을 붙들고 늘어진 것은 ‘대국민 사과 부재’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직후부터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재판 및 ‘각종 적폐 파헤치기’로 지지율 고공행진을 거듭한 문재인 정부였다. 사과할 것 없다며 외면만 할 것이 아니라, 우호적인 여론 형성을 위해 없는 사과도 만들어 냈어야 할 한국당이었다.

국회 로텐더홀에서 ‘무릎 꿇기’ 퍼포먼스를 벌였지만, “툭 하면 무릎만 꿇는다”는 비난만 가중됐다.

선거 전후로 무릎을 꿇은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의원들(무릎을 꿇는 행위에는 통렬한 반성의 의미가 담겨있지만, 정국이 불리해질 때마다 무릎부터 꿇고 보는 통에 진정성을 상실, 코미디로 전락해버린 한국 보수의 위장무릎쇼) ⓒ스트레이트뉴스DB
선거 전후로 무릎을 꿇은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의원들(무릎을 꿇는 행위에는 통렬한 반성의 의미가 담겨있지만, 정국이 불리해질 때마다 무릎부터 꿇고 보는 통에 진정성을 상실, 코미디로 전락해버린 한국 보수의 위장무릎쇼) ⓒ스트레이트뉴스DB

바른미래당: 지도부 흩어진 선거운동

바른미래당은 출발부터 위약조로(危若朝露, 아침 햇살에 곧 말라버릴 것처럼 위태로움)였다. 올해 1월 18일, 국민의당 창업주 안철수 대표와 바른정당 창업주 유승민 대표가 “바르게 미래에 희망을 주겠다”며 국회 정론관에서 통합 공동선언을 할 때만 해도, 양당의 지지자들은 우려 속에서도 영호남을 아우르는 제3정당과 다당제의 출현을 반겼다.

통합추진위원회 회의에서 만난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2018.02.01)(자료:한겨레) ⓒ스트레이트뉴스DB
통합추진위원회 회의에서 만난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2018.02.01)(자료:한겨레) ⓒ스트레이트뉴스DB

그러나 결국 물과 기름이었다. 자유한국당 탈당파가 모인 바른정당과 더불어민주당 탈당파가 모인 국민의당은 출범 100일도 지나지 않아 유승민계와 안철수계로 나뉘어 따로 놀면서 계파 갈등을 비롯한 내홍에 휩싸이는 등 다당제 위기의 진앙으로 떠올랐다.

안철수계와 유승민계가 갈등을 일으킨 원인은 경기 고양시장, 노원병・송파을 재보궐 후보공천 절차 무시였다.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 김문수, 안철수 두 후보의 ‘3등 안 하기’ 경쟁 와중에 터져 나온 ‘당대당 통합’을 두고도 박주선 공동대표, 김동철 원내대표, 권은희 최고위원, 김관영 의원, 주승용 의원 등 호남 지역 기반 의원들이 들고 일어나면서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 간에도 친안계와 호남파로 또 한 번 갈라지는 모양새까지 연출했다.

정치적 기반이 영남과 호남으로 흩어져 있고, 안철수 후보마저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탓에, 당 지도부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각 지역으로 흩어져 선거전을 치렀다. 유승민 공동대표는 주로 대구, 경북을, 박주선 공동대표는 광주를, 손학규 선대위장은 서울과 수원을 맡았다.

그러나 대구, 경북 지역은 한국당에, 광주를 비롯한 호남지역은 민주당에 절대 열세를 면치 못했다. 서울과 수원 역시 마찬가지였다.

출구조사 결과에 침통한 표정을 짓는 바른미래당 지도부(왼쪽부터 박주선 공동대표, 손학규 선대위장, 유승민 공동대표, 주승용 의원)(자료:KBS 화면 갈무리) ⓒ스트레이트뉴스DB
출구조사 결과에 침통한 표정을 짓는 바른미래당 지도부(왼쪽부터 박주선 공동대표, 손학규 선대위장, 유승민 공동대표, 주승용 의원)(자료:KBS 화면 갈무리) ⓒ스트레이트뉴스DB

민주평화당: 존재감 부재 선거운동

국회의원 14명을 보유한 민주평화당은 지방선거 기간 내내 6석의 정의당에도 미치지 못하는 지지율을 보였다. 주요 기반 지역인 호남을 집중 공략했지만, 호남 민심은 민주평화당을 더불어민주당의 ‘2중대’ 정도로 인식했다.

유세 기간 동안 지지 기반인 호남을 집중 공략했지만, 광주・전남 지역의 정당지지도가 12% 안팎에 불과해 선거 후 지지 기반이 사라질 위기에까지 몰렸다.

정의당: 유의미한 성과 노린 선거운동

정의당의 전략은 후보 개인의 당선보다는 유의미한 정당득표율을 얻는 것이었다. 수도권 및 창원, 울산 등지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정당득표율에서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을 제치고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지방선거 홍보 자료(자료:뉴스코리아텍사스) ⓒ스트레이트뉴스DB
지방선거 홍보 자료(자료:뉴스코리아텍사스) ⓒ스트레이트뉴스DB

풀뿌리 3,993석과 국회의원 12석 등 4,005석을 두고 총 9,333명의 후보들이 경합한 6・13지방선거는 여당의 압승으로 막을 내렸다.

민주당은 당내 계획에 따라 대표와 원내대표가 바뀌었다. 정의당 역시 내홍은 없었다. 그러나 다른 정당은 심한 내홍에 휩싸였다.

자유한국당을 참패로 이끈 ‘사과 부재’, ‘혁신 실패’, ‘선거전략 실패’, ‘사라진 당내 결속’, ‘막말’과 같은 원인은 2018년 말 현재에도 한국 정치에 여전히 살아 꿈틀거리는 악재다. 바른미래당을 패배로 이끈 ‘제3정당 실험 실패’, ‘불명확한 중도개혁 기치’, 그리고 전혀 먹히지 않았던 민주평화당의 ‘존재감’ 또한 다당제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자유한국당의 죄목을 ▲계파의 이익을 챙기느라 국민 전체의 이익을 돌보지 않은 죄, ▲권력의 사유화에 침묵한 죄, ▲그럼에도 반성하지 않고 누구도 책임지지 않은 죄, ▲막말과 품격 없는 행동으로 국민을 짜증나게 한 죄, ▲여당에 제대로 대응하지도 못하고, 대안 제시도 못한 죄, ▲희망과 비전을 등한시한 죄, ▲새로운 인물을 키우지 못한 죄 등 7가지를 들었다. 이중 몇 가지는 자유한국당뿐 아니라,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에도 들어맞는 말이다.

6・13지방선거는 ‘낡은 수구적 가치관 및 세계관’, ‘구태에 안주하는 기득권 보수’, ‘안보 위협에 기댄 수구 냉전 세력’, ‘국정농단 세력’에 대한 탄핵이었다. ‘입술 정치’, ‘세력 정치’, ‘안보팔이 정치’가 종말을 고했음을 알리는 서막이라는 평가, 대구와 경북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지역에 기대는 정치가 끝나가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또한 ‘다당제 실험 실패’라는 퇴행적 결과로 귀결된 선거이기도 했다.

그러나 정치는 생물이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탄핵당한 수구적 가치와 기득권 보수, 입술 정치, 세력 정치, 안보팔이 정치, 지역에 기대는 정치는 언제든 부활할 수 있다. 아니, “아직까지는 변한 것이 아무것도 없어 보인다”는 한 시민의 말대로, 정치적폐는 사망하지 않았다. 문 정부 3년차에 접어드는 2019년 정치의 벽두가 흐릿해 보이는 이유다.
bizlink@straigh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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