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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대뉴스]⑥포용성장 속도 못맞춘 소득주도성장
[2018년 10대뉴스]⑥포용성장 속도 못맞춘 소득주도성장
  • 김태현 선임기자 (bizlink@hanmail.net)
  • 승인 2018.12.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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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연속 두 자릿수 인상, 소득주도성장 폐기 주장 불러
혁신성장과 소득주도성장 간 속도 조절 실패한 1기 경제팀
소득주도성장의 핵심은 최저임금 아닌 경제 패러다임 대변화
포용적 성장으로 이행한 文정부, 관건은 보완정책 속도 올리기
‘한때 해본 실험’ 안 되려면 시대 관통하는 사회적 협약 필요

다사다난했던 2018년, 한해를 마무리할 시점이다. 스트레이트뉴스는 보다 나은 내일과 내년을 위해 올해 국내외를 달군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10대 뉴스는 ▲남북정상회담, ▲미중무역전쟁, ▲북미정상회담, ▲6・13지방선거, ▲소득주도성장, ▲미투(Me too), ▲사법농단, ▲9・13부동산대책, ▲방탄소년단, ▲글로벌 자연재해 등이다. 희로애락으로 점철된 올해의 나날은 내일의 대한민국을 더 보람 있고 알차게 하는 잊어서는 안 될 소중한 자원이다.<편집자주>

<목차>
① [통일]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평화여 오라
② [국제] 中기술굴기 향배 가를 미중무역전쟁
③ [통일] 트럼프・김정은 세기적 북미정상회담
④ [사회] 미투, 남녀 性대결 부른 미완의 혁명
⑤ [정치] 정치지형 판도 뒤엎은 6・13지방선거
⑥ [경제] 포용성장 속도 못맞춘 소득주도성장
⑦ [사회] 상고법원 사법농단, 양승태 겨눈 칼날
⑧ [경제] 9・13부동산대책에 강남3구 집값 휘청
⑨ [문화] 세계뮤직의 핵폭탄 방탄소년단(BTS)
⑩ [환경] 폭염・산불・지진...자연재해 덮친 세계

[스트레이트뉴스=김태현 선임기자] 문재인 정부가 출범 당시부터 ‘혁신성장’, ‘공정경제’와 함께 1기 경제정책의 핵심 축으로 설정한 ‘소득주도성장’이 속도 조절에 실패했다.

국무회의를 주재 중인 문재인 대통령(자료:청와대) ⓒ스트레이트뉴스DB
국무회의를 주재 중인 문재인 대통령(자료:청와대) ⓒ스트레이트뉴스DB

“최근 고용이 부진한 데는 최저임금의 영향이 있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속도가 맞지 않아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 됐다.” -홍종학 중기부 장관-

지난 5월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홍종학 중기부 장관이 최저임금 인상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며 한 발언들이다.

문 정부 출범 이후 최저임금은 두 차례 연속(16.4%, 10.9%) 두 자릿수 인상을 기록했다. 그런데 소득 1분위(하위 20%) 계층의 소득은 줄어든 반면, 상위 20% 가구의 소득은 오히려 높아지면서 소득분배가 더 악화됐다.

신규 일자리는 전년 대비 1/3 수준으로 줄었고, 청년실업률도 10%대를 기록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청와대 참모 간에 갈등이 노출됐고, 주52시간 근무제까지 도입되면서 최저임금에 대한 불만이 그치지 않았다. 결국 야권과 보수 언론들은 소득주도성장 폐기를 주장했다.

연도별 최저임금/인상률 ⓒ스트레이트뉴스DB
연도별 최저임금/인상률 ⓒ스트레이트뉴스DB

소득주도성장은 최저임금 아닌 변화하는 경제 패러다임

지난해부터 최저임금이 현안으로 부상한 탓에 최저임금이 소득주도성장의 핵심처럼 보이지만, 이 문제는 경제 패러다임의 대전환에 관한 문제다. 지금까지 한국경제의 토대는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와 수출을 늘리면서 성장하는 ‘이익주도성장’이었다.

IMF 외환위기 이전, 우리는 연평균 8%대 성장세를 구가했다. 이후 2007년까지 5%대로 낮아졌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2%대로 더 낮아졌다. 그 과정에 ‘저성장 불평등’ 경제구조가 고착됐다.

소득주도성장(Income-led Growth)은 임금을 중심으로 가계소득을 높이면 소비가 늘어나고 투자도 확대돼 성장의 선순환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성장이론이다. 2010년 국제노동기구(ILO)가 ‘임금주도성장’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제안했다.

이후 세계은행(World Bank)과 국제통화기금(IMF), 세계경제포럼(WEF) 등 굵직한 국제기구들의 지원을 얻어냈고, 2016년 미국 백악관 대통령 보고서에도 다뤄졌으며, 미국, 영국, 중국, 일본 등 적지 않은 국가들의 정책적 도입까지 끌어낸 대안적 성장담론이다.

ⓒ스트레이트뉴스DB
ⓒ스트레이트뉴스DB

특히 경제개발협력기구(OECD)는 “재벌기업이 주도하는 성장은 한계에 달했다”며 우리 정부에 포용성장 정책을, IMF는 소득 불평등을 완화하고 사회안전망 확충 등으로 내수를 강화하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권고했다.

속도 조절에 실패한 소득주도성장

문 정부는 OECD와 IMF의 권고를 받아들여 ▲가계의 실질가처분소득 증대 유도(최저임금 인상, 주거비와 의료비 등 핵심 생계비 경감), ▲사회안전망 확충(기초생활보장제도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 근로장려세제 확대, 실업급여 확대, 기초연금 및 아동수당 인상)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집행했다.

그러나 문 정부 1기 경제팀의 정책 집행 결과는 성공과 거리가 멀었다. 경제정책의 핵심 축을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로 잡은 이유는 소득주도성장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긴 했지만, 혁신 없는 성장 없고, 기울어진 운동장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는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방향은 옳았다. 그런데 세 가지 씨줄 중 어떤 정책부터 집행할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렸다. 경제관료 출신인 김동연 경제부총리의 방점은 혁신성장에, 교수 출신인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홍장표 경제수석의 방점은 소득주도성장에 찍혀 있었던 것이다. 1기 경제팀의 조율 실패는 정책 실패로 이어졌다.

文정부 1기 경제팀의 투톱,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 ⓒ스트레이트뉴스DB
文정부 1기 경제팀의 투톱,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 ⓒ스트레이트뉴스DB

두 번째 이유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기본정책(노동정책, 임금정책), 보완정책(경제민주화정책, 복지정책, 일자리정책, 총수요정책), 공급정책(전통적인 성장정책) 등과 맞물려 돌아가도록 배열해야 함에도 최저임금만 먼저 치고나가면서 사회적 갈등이 증폭된 것이다. 소상공인들을 중심으로 최저임금 과부하(over-burdening) 현상도 나타났다.

그런 점에서, 문 정부 1기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실패다. 정책의 방향은 옳았지만, 속도 조절에서 쓴맛을 봤기에 그렇다. 공정경제 측면에서도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성과가 크지 않았고, 혁신성장 역시 지지부진했다.

물론, 지금까지 불거진 각종 문제에도 불구하고, 경제 패러다임 전환의 실패를 거론할 단계는 아니다. 소득주도성장은 패러다임 대전환 정책 중 일부일 뿐이기 때문이다.

(자료:isuauthor by Atanas Kostov) ⓒ스트레이트뉴스DB
(자료:isuauthor by Atanas Kostov) ⓒ스트레이트뉴스DB

지난 7월 이후, 청와대는 홍장표 경제수석을 관료 출신인 윤종원 주OECD 대사로 교체한 데 이어 경제부총리와 정책실장까지 교체하면서 2기 경제팀을 꾸렸다. 문 정부 2기 경제팀이 풀어야 할 숙제는 보완정책들의 속도를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높일 수 있느냐다.

포용적 성장으로의 이행

“포용적 성장은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을 합친 말의 또 다른 표현이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한 국제컨퍼런스에서 한 발언이다. 포용적 성장이란, 분배 불평등과 같은 시장경제의 부작용에 정부가 개입해 임금 인상뿐 아니라, 소득 재분배, 사회안전망 확충, 복지 확대 등의 정책으로 불평등을 완화하고 균등한 경제활동 참여 기회를 갖게 하면, 그것이 경제성장으로 이어진다는 이론이다.

포용적 성장은 소득주도성장의 여타 보완정책들은 물론, 혁신성장과 공정경제까지 아우른다. 그런 점에서, 몇 가지 문제를 노출한 소득주도성장과는 결이 다르며, 문 정부 2기 경제정책을 한마디로 압축할 수 있는 용어다.

새로운 사회적 협약으로 가는 길

최저임금을 두 차례 큰 폭으로 인상하면서 패러다임 변화의 항해를 시작했지만, 선체가 좌우로, 앞뒤로 기우뚱거린다. 이제는 보완정책들로 선체를 바로 잡아야 할 때다. 혁신성장과 공정경제 부문도 성과를 내야 한다.

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기업-기업 간 분배, 노동-노동 간 분배를 조정해야 하고, 보혁 간 대립을 불러올 수 있는 규제개혁과 사회적 저항을 견뎌내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모호했던 소득주도성장-혁신성장 간 관계 및 소득주도성장-공정경제 간 관계도 포용적 성장 아래에서 치밀하고 단단하게 재정립돼야 한다. 소득주도성장의 발목을 잡아끌었던 소극적 재정정책 또한 국가 채무비율과 조세 부담률, 재정여력에 대한 대국민 설득을 통해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바꿔내야 한다.

OECD 주요국의 국가채무 비율(자료:OECD경제통계정보시스템,2017) ⓒ스트레이트뉴스DB
OECD 주요국의 국가채무 비율(자료:OECD경제통계정보시스템,2017) ⓒ스트레이트뉴스DB
OECD 주요국의 조세부담률(자료:OECD경제통계정보시스템,2016) ⓒ스트레이트뉴스DB
OECD 주요국의 조세부담률(자료:OECD경제통계정보시스템,2016) ⓒ스트레이트뉴스DB
주요 국가별 재정여력(2016년 기준)(자료:OECD) ⓒ스트레이트뉴스DB
주요 국가별 재정여력(2016년 기준)(자료:OECD) ⓒ스트레이트뉴스DB

한계에 다다른 성장 위주의 이익주도성장에서 분배 위주의 소득주도성장으로 눈을 돌린 이상, 다시 돌이키기는 어렵다.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다양한 경제주체들 간의 이해를 조정해 타협을 이뤄내야 한다. 한국경제를 시대를 관통하는 새로운 사회적 협약(new social contract) 위에 올려놓아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직접 밝혔듯이, 이제는 성과가 필요하다. 그러나 국내 정치・경제적 상황은 아직도 경제적 불평등의 주역인 ‘이익주도성장’ 편에 서 있다. 내년 3/4 분기쯤 보완정책들의 속도가 여전히 더디다면, 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은 “한때 우리도 해봤던 실험”으로 전락할 수 있고, 문 대통령과 민주당, 포용적 성장은 심각한 사회적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
bizlink@straigh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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