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환 '세계 경제패권전쟁과 한반도의 미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9월 18일 무개차를 타고 평양시내를 퍼레이드 하며 시민들의 환영에 답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9월 18일 무개차를 타고 평양시내를 퍼레이드 하며 시민들의 환영에 답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스트레이트뉴스 김세헌기자] "일본이 백 년의 적이면, 중국은 천 년의 적이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과연 중국은 북한을 배신했을까. 미국은 북한의 구세주가 될까. 반전에 반전, 또 반전. 지금의 한반도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이렇게 말할 수 있다. 핵을 둘러싼 김정은과 트럼프의 설전 그리고 지난해 평창 동계 올림픽을 기점으로 판문점과 싱가포르, 다시 평양을 오가며 남북, 북미 정상 회담으로 이어진 극적인 평화 분위기.

한반도는 당장 내일이라도 통일이 찾아올 것만 같은 흥분된 상황이 되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북미에 이어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어쩌면 상황이 우리에게 유리해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영구적인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통일이라는 목표를 향한 첫발을 뗐을 뿐 여전히 험난한 가시밭길이 남아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올해는 세계와 동북아의 미래를 결정할 사건들이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국내외로 2개의 전쟁을 치르는 미국, G1으로 도약하려는 중국, ‘잃어버린 20년’을 극복하고 부활을 꿈꾸는 일본, 강대국의 지위를 그리워하는 러시아. 이들은 과연 한반도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으며, 왜 이해관계가 한반도 상공에서 충돌하는 걸까.

“이제 동맹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과 함께 기존 동맹 관계가 해체되고 있는 모습이다. 미국은 동맹국에게 방위비 분담과 FTA 재협상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한 반발로 유럽연합(EU)은 구글에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미국과 무역 마찰을 일으켰고, ‘유럽 독자군’을 창설하겠다며 미국에 반기를 든지 오래다.

한편 미국은 러시아와 북한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시리아에서 철군을 감행하는 등 과거의 적대국과 ‘신데탕트 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중이다. 자유주의 세계 질서가 시효를 다함과 동시에 곳곳에서 새로운 전선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국제적 관계와 구도를 재편하는 원심력으로 미중 무역 전쟁이 꼽힌다. 이른바 ‘중국몽’이라는 ‘대국굴기’를 선포해 패권에 도전장을 던진 중국에 위협을 느낀 미국은 ‘아메리카 퍼스트’를 앞세운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당선시켰다. 이때부터 시작된 패권 경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양국은 다른 국가들을 포섭하려는 경쟁을 벌였고, 이것이 세계적으로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사라 샌더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지난달 2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마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환하게 웃으며 악수하는 사진을 게제했다. 사라 샌더스 미 백악관 대변인 SNS 캡처
사라 샌더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지난달 2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마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환하게 웃으며 악수하는 사진을 게제했다. 사라 샌더스 미 백악관 대변인 SNS 캡처

‘미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미일 관계가 흔들리자 일본은 ‘미들파워 국가’로서 독자적인 안보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전쟁 가능한 국가’가 되는 헌법개정을 추진 중이다. 한편 서방 경제 제재와 유가 하락으로 경제가 무너진 러시아는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신동방 정책’을 내걸고 동아시아에서 과거 ‘유라시아 제국’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미중 무역 전쟁은 단기간에 끝나지 않고 ‘신냉전’으로 확대돼 경쟁이 심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렇지만 군사 전쟁이 아닌 경제 전쟁이라는 형태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양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에너지 물류 거점과 글로벌 공급 사슬을 사수하기 위한 경쟁을 시작했다. 4차 산업혁명 관련 첨단기술 분야에서는 인공지능 같은 신기술 개발과 더불어 ‘누가 룰rule을 결정하느냐’를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것인지, 아니면 도전자인 중국이 주도권을 가져갈 것인지가 세계 패권 구도의 핵심이다. 미국은 최첨단 기술 국가로 도약하려는 ‘중국 제조 2025’에 대해 ‘지적재산권 탈취’라고 비판하면서 중국 기업들의 수출입을 제한하고 있는 모습이다. 결국 경제를 장악하는 게 21세기 패권 전쟁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주목할 점은 신냉전 시대를 준비하는 4강이 왜 다시 한반도에 집결하냐는 것이다. 그리고 열강의 틈에서 한반도는 어떻게 평화와 번영을 이룩할 수 있는냐이다.  

한반도는 지난 한 세기 동안 강대국 패권 전쟁의 희생양이 돼왔다. 지정학적으로 열강에 둘러싸인 한반도는 서양과 동양, 자유민주주의와 사회주의, 종교와 종교, 해양 세력과 대륙 세력이 대립하는 ‘문명의 충돌’의 최전선이어서다.

다시 한반도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이 대립하는 가운데 일본과 러시아는 상황에 따라 양국과 전략적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반도를 끌어당기기 위한 4강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진행 중에 있다.

이러한 게임에서 희생양이 되지 않고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딜레마에 대한 바람직한 대안이 필요하다. 그리고 주변 국가와 분열 대신 전략적 협력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나아가 남북이 ‘신경제공동체’를 이뤄야 할 것이란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세계는 미국·유럽·일본으로 대표되는 자유주의 진영과 중국·러시아로 대변되는 사회주의 진영으로 단순하게 구분됐던 관계구도가 허물어지고 있다.

또 정체성과 가치(자유민주주의 대 사회주의), 경제(보호무역 대 자유무역), 리더십(스트롱맨 대 민주적 리더), 외교·안보(전통적 대 파괴적) 4개 전선에서 각각 아군과 적군이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오랜 기간 평화를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국제 협력 시스템이 시효를 다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세계 경제패권전쟁과 한반도의 미래」 김택환 | 김영사
「세계 경제패권전쟁과 한반도의 미래」 김택환 | 김영사

특히 4강의 리더에게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모습이다.

예측할 수 없는 그들의 돌발적인 행보가 엄청난 파급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크레이지’ 리더십, 시진핑의 ‘황제’ 리더십, 아베의 ‘애국주의 마초’ 리더십, 푸틴의 ‘차르’ 리더십. 장기 집권을 노리는 네 리더의 이해관계가 부딪히는 한반도에 그들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세계 경제패권전쟁과 한반도의 미래>는 이처럼 다가오는 신냉전 시대에 한반도가 또다시 열강의 전쟁터가 되는 것을 막고, 평화와 번영을 이루기 위한 제언을 담고 있다. 

기존 동맹 관계의 해체와 새로운 전선의 배경과 트럼프·시진핑·아베·푸틴 4대 스트롱맨의 리더십을 분석하면서 미중 무역 전쟁의 전개 양상과 중국의 미래 시나리오, 신냉전 시대가 세계 경제 지도를 어떻게 바꿀지를 전망한다.

특히 강대국이 벌이는 동북아 체스판에서 어떻게 졸卒이 되지 않고 퀸Queen이 돼 동아시아의 경제와 외교를 주도할지에 대한 원칙과 실천적 전략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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