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세포, 다른 기관에 비해 많은 에너지・산소・필수영양소 소비
건강하지 않은 뇌는 마음과 다른 신호 송출해 병적상태 이끌어
‘변질적 힐링’에 물든 부정의 정치인, 마음 힐링에 혼신 다해야
논리 깨지 못해 ‘변형사회의 틀’에 스스로를 가둔 지식인
광주 학살의 장본인, 분열된 뇌 탈출해 국민 앞에 용서 구해야
소뇌 유약해 골격 근육 긴장도 조절 못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

전직 대통령, 장・차관을 비롯한 고위공직자들과 정치인들, 검・판사들 중 일부가 역사의식이나 죄책감을 잊은 채 막말을 내뱉는 사례가 적지 않다. 성범죄 등 각종 범죄의 주범으로 언론을 장식하기도 한다. 그 이유를 뇌세포와 뇌의 생태 및 뇌질환 메커니즘으로 풀어내는 이가 있다. 세계 최초로 나트륨 채널(sodium channel)을 해명해 ‘세계 200인 과학자’에 선정되면서 노벨화학상 후보로 거론됐고, 국내외 유수 대학 및 병원에서 숱한 제자를 배출했으며, ‘뇌의 세계’ 등 교양도서 50여 권의 저자이기도 한 생화학자이자 기초의학자 천병수 박사다. 그를 통해 지식인들이 부지불식간에 저지르는 그릇된 행태 및 부적격 인간 뇌의 생태적 원인을 4회에 걸쳐 짚어본다.<편집자주>

<기획순서>

① 뇌의 생태와 변질적 부정(不正)의 지식인
② 정신질환 및 스트레스와 변질적 힐링
③ 면역력과 노화, 장수, 마음의 노망
④ 100시대, 수명 연장 의료시스템

[스트레이트뉴스=천병수 박사] 인간의 뇌세포 수는 약 1,000억 개 정도이며, 매일 진화하고 쇠퇴한다. 뇌는 지극히 세밀하고 복잡하다. 뇌 구조는 수시로 바뀌면서 자아인지 능력에 따라 자신을 규정한다.

무게가 고기 두 근 정도인 뇌는 통상 인간이 들이마시는 산소의 20%를 소비한다. 이는 인체가 필요로 하는 전체 필수 영양소 중 20% 정도를 소비한다는 의미이다. 뇌세포가 다른 신체기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얼마나 많은 에너지와 산소, 필수 영양소를 소비하는지 알 수 있다.

(자료:medicalnewtoday) ⓒ스트레이트뉴스
(자료:medicalnewtoday) ⓒ스트레이트뉴스

흔히 신경 쓰이는 일, 두뇌 노동, 정신적 스트레스는 뇌세포의 산소 소비를 증가시킨다. 뇌세포는 어떤 이물질도 원치 않는데, 건강한 뇌는 작은 고장이 났을 때 산소와 물과 영양소를 균형 있게 공급해주면 스스로 알아서 그 고장을 처리한다. 반복된 근육 운동으로 근육을 강하게 만드는 것처럼, 영양소 공급과 심리적 훈련으로 뇌세포를 보다 튼튼하게 발달시킬 수 있다.

그러나 건강하지 않은 뇌는 그렇지 않다. 마음과 뇌는 한마음으로 호르몬을 분비하지만, 건강하지 않은 뇌는 이따금 마음과 다른 신호를 보낸다. 양극성 정동장애와 강박사고 및 강박행동, 스트레스, 자아도취에 찌든 뇌세포는 뇌 구조의 변형을 가져오고, 뇌의 주인을 현실 외면이나 망상 등 병적 상태로 이끈다. 뇌 구조 변형에 이어 딱딱하게 굳어버린 뇌세포는 주인으로 하여금 마음의 세계를 잊은 채 허구의 세상으로 들어서게 한다.

뇌간(brain stem)과 부정(不正)의 정치인

얼마 전, 차명진, 정진석 전・현직 의원들이 세월호 유가족들을 향해 있어서는 안 될 망발을 내뱉었다. 불과 1년 전에 했던 말을 손바닥 뒤집듯 바꿔버리는 정치인이 있는가 하면, 권력을 사적으로 이용해 자신의 잘못을 끝까지 부정하는 정치인도 있다.

세월호 유가족을 향해 부적절한 발언을 해 (사)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로부터 모욕죄로 고소당한 차명진 전 의원(자유한국당)(자료:MBN화면갈무리)
세월호 유가족을 향해 부적절한 발언을 해 (사)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로부터 모욕죄로 고소당한 차명진 전 의원(자유한국당)(자료:MBN화면갈무리)

또 자아를 잃어버린 채 역사를 부인, 부정하면서 국민을 우롱하고 거짓 합리화의 최고 경영자로 등극하는 정치인도 있다. 1,700만 명이 참여한 역사적 촛불혁명마저 부인할 수밖에 없는 이들도 그런 정치인 부류에 포함된다.

이들의 공통점은 딱딱하게 굳어버린 뇌에서 느닷없이 튀어나오는 ‘막말’과 그 막말에 이은 ‘거짓 선동’이다. 이들은 자신의 허물을 반성하는 대신 우리 사회를 변형사회로 만들고, 자신을 그 ‘자아도취형 변형사회의 틀’에 묻어버리려는 미필적 고의의 대가들이다. 이들의 뇌는 이미 구조가 변형된 채 폭력적 무상의 경지에 도취돼 있어 고치기가 매우 어렵다.

인간의 뇌를 구성하는 뇌간(brain stem)과 대뇌변연계(limbic system), 대뇌(cerebrum) 중 뇌간은 생명 유지에 가장 기본적인 심장운동과 호흡중추를 담당한다. 심장 박동과 폐의 자율적 기능을 조절하고, 청반핵은 비상 신호를 전달받아 명령을 전달한다.

공황장애를 비롯, 돌출성 막말과 거짓 선동에 찌들어 구조가 변형된 뇌는 이 신경 회로망의 이상과 관련이 있다. 건강하지 않은 뇌다. 이를 고치려면 변형된 뇌 구조를 원상대로 돌려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마음과 뇌가 한마음으로 호르몬을 분비하도록 스스로를 다스려야 한다.

동맥 경화증이 있는 사람은 알츠하이머병의 특징인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beta-amyloid plaques)를 뇌에 더 많이 가지고 있다(자료:nutritionreview.org/의학전문잡지 Neurology by Timothy M. Hughes, PhD, of the University of Pittsburgh)
동맥 경화증이 있는 사람은 알츠하이머병의 특징인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beta-amyloid plaques)를 뇌에 더 많이 가지고 있다(자료:nutritionreview.org/의학전문잡지 Neurology by Timothy M. Hughes, PhD, of the University of Pittsburgh)

그러나 마음처럼 쉽지 않다. 이미 자신이 속한 조직에 의한 ‘변질적 힐링’에 물들어 있기 때문이다. “저 사람 처음에는 괜찮아 보였는데, 거기 들어가더니 사람이 완전히 망가졌다”는 말을 듣는 정치인들, 그들이 바로 변질적 힐링에 물든 이들이다.

그런 정치인들이 부정(不正)의 정치에서 벗어나려면 조직에서 빠져나와 마음 힐링에 혼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다면 설령 젊은이의 혈액에서 추출한 깨끗한 혈장을 수혈 받는다 해도, 변형된 뇌 구조와 더러워진 인지능력을 고치기는 요원하다.

대뇌변연계(limbic system)와 검・판사

양승태 대법원장 사태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 접대 사건, 뻔뻔함으로 전 국민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는 버닝썬 사건에서 보듯, ‘기능적으로 뛰어난 두뇌’와 ‘온전히 감당키 어려운 권력’에 힘입어 일부 적폐를 일삼는 이들이 있다. 최고 엘리트 집단의 꽃이라 불리는 검사들과 판사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기능적으로 뛰어난 두뇌를 동원한 ‘정교한 변명’과 부패한 권력의 잔상에 기댄 ‘모르쇠’다. 이들 역시 자신들이 만들어 낸 ‘변형사회의 틀’에 스스로를 묻어버리려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뇌는 정교한 논리와 자기합리화로 무장돼 있어 고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의 성접대 의혹 사건을 다룬 보도(자료:KBS2화면갈무리)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의 성접대 의혹 사건을 다룬 보도(자료:KBS2화면갈무리)

대뇌변연계(limbic system)는 신체의 화학작용 및 감정 상태를 제어하는 역할을 하며, 신경 흥분 및 화학적 신호인 호르몬의 작용을 통해 식욕, 성욕, 수면 등 포유류의 본능적 신호를 전달해 활동을 조절한다.

이 신호들은 대개 발달된 대뇌(cerebrum)에서 이성적으로 제어한다. 그러나 변연계가 변질되면서 그 회로망이 고장 날 때가 있다. ‘그릇된 마음’이라는 핵과 인지능력 부족으로 자신을 합리화하는 것이 주범이다. 일종의 ‘가벼운’ 정신분열로 볼 수 있다.

본능적 신호를 발생시키는 부분과 그 신호를 제어하는 신경 회로망이 고장 나는 것도 정신분열의 한 형태이다. 또한 이 펄스를 지나치게 억제할 경우 우울증, 조증을 포함한 양극성 정동장애 등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현상은 한 곳 또는 한 직업군에서 몇 년이고 지정된 일만 수행하는 반복작업에 지친 화이트 컬러들의 뇌에서 대표적으로 나타난다. 부정의 현장이 다가왔을 때, 이들이 거기 숨겨진 위선을 깨닫기는 어렵다. 더 나아가 이들은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사실을 자신의 뇌 속 어딘가에 숨겨두려는 도착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스트레이트뉴스
ⓒ스트레이트뉴스

이들이 정교한 논리로 거짓을 말하고 그 책임을 전가하며 변형사회의 틀 속으로 숨어들려는 배경에는 ‘변연계 이상형질의 뇌 구조’가 있다. 그 결과는 “대한민국 법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라는 말로 대중의 마음에 각인돼 있다.

이들이 부정의 현장에서 벗어나려면 정교한 논리와 변형사회의 틀 속에서 벌떡 일어나 걸어 나와야 한다. 하지만 이들은 이미 잃고 싶지 않은 것들을 너무 많이 소유하고 있다. 그래서 용케 정교한 논리와 변형사회의 틀에서 빠져나온다 해도 다시 ‘소유의 틀’에 갇히기 십상이다. 이들에게 독선과 거짓의 달인이기를 포기하기란, 왕에게 평민이 되라는 주문과 다를 바 없다.

그런데 변형사회의 틀에서 걸어 나왔지만, 마음을 다스리는 대신 정치권으로 향하는 경우는 특히 위험하다. 왕이 진짜 평민이 아닌 ‘평민 코스프레’를 하는 격이기 때문이다. 우리 역사는 그런 경우를 많이 감당해오지 않았던가.

뒤틀린 뇌로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 변형사회의 틀로부터 파생된 잔꾀를 동원해 국민을 소떼로 몰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바로잡으려면 변형사회라는 우물에서 나온 뒤 정치에 입문하기 전에 충분한 사회생활을 경험하도록 제도화하는 것이다.

대뇌와 5・18 광주 영령

역사의 비가 내리는 밤, 광주 땅속에서는 오늘도 아픔을 이기지 못한 영혼들이 몸부림친다. 백주대낮이면 억울한 불귀의 객들이 빛의 도시 광주(光州)에서 아지랑이로 울부짖는다.

그 학살을 디자인한 장본인의 기억에는 5・18 영령들이 개미떼로밖에 보이지 않았을까. 그는 패륜과 아집의 연속성을 유지한 채 반성이 무엇인지 도통 모른다. 부정(不正)의 수괴라 할 만하다.

(자료: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자료: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일국의 대통령이었던 그에게서 책임지는 모습은 발견할 수 없다. 오히려 지우고 덮기 위해, 또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파렴치한 역공세를 펼친다. 살아갈 세월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았음에도, 평형감각을 상실한 채 울부짖는 말(馬)처럼, 자신의 인지 및 능력의 한계를 분산하기 위해 노력한다. 5・18이 이른바 ‘빨갱이’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모두 인지능력 상실이다.

대뇌(cerebrum)는 의식적인 사고, 기억 등 매우 정교한 기능을 조절하고, 언어와 시각, 청각, 미각, 후각 등 감각을 담당한다. 의식적인 사고와 기억에 대한 기능이 제어되지 못하는 현상 역시 일종의 ‘정신분열’ 현상으로 볼 수 있다.

국민을 등진 채 ‘분열의 방’ 뒤에 숨어서 ‘뇌 속 IPC리셉터의 단백질 변형자’로 남아 있지 말고, 분열된 뇌로부터 탈출해 국민 앞에 용서를 구해야 한다. 하지만 이는 한때 왕처럼 군림했던 그에게 반성하는 평민이 되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는 “사람은 죽지 않는다”는 거짓 명제를 믿으라는 것과 같다. 죽어 광주 선열들 앞에서 무엇이라 변명할지, 섬뜩하지만 최소한 그 궁리라도 해 놓기를 바랄 뿐이다.

끝으로 소뇌와 ‘맥없는 오피니언 리더(opinion leader)들’의 운동기능에 대해서도 빼놓을 수 없다.

소뇌와 ‘맥없는’ 오피니언 리더

필자의 기억에는 휠체어를 타고 검찰에 들락거리던 정태수 한보그룹 회장이 선명히 남아 있다. 우리 국민들의 기억에도 휠체어나 119응급침대에 실린 채 검찰에 출두하는 경제인, 정치인의 모습이 뚜렷이 새겨져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사건이 해결되거나 감옥에서 출소할 때면 휠체어도 응급침대도 사라진다. 모두 팔랑팔랑 잘도 걸어 나온다. 그런 점에서 교도소는 교정 장소가 아닌 치유와 힐링(healing)의 장소인 듯싶다.

교도소 호송차에서 내려 벽을 짚고 걷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휠체어에 탄 채 검찰에 출두하는 이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의원(자료:연합뉴스TV화면갈무리) ⓒ스트레이트뉴스/디자인:김현숙
교도소 호송차에서 내려 벽을 짚고 걷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휠체어에 탄 채 검찰에 출두하는 이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의원(자료:연합뉴스TV화면갈무리) ⓒ스트레이트뉴스/디자인:김현숙

이른바 ‘사자방(4대강, 자원비리, 방산비리)’과 다스로 얼룩진 국민적 앙숙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는 그런 모습이 유독 확실하게 포착됐다. “교도소 나올 때는 어깨 펴고 잘도 걷더니, 검찰에 다시 출두할 때 보니까 또 비틀대네. 저번에 교도소 이송차량에서 나올 때도 그러더니...” 주변에서 흘러나오는 말이다.

왜 그럴까? 정말로 힘이 들어 그러는 것일까? 물론, 그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뇌의 세계는 이에 대한 답도 가지고 있다.

소뇌(celebellum)는 정밀 운동기능, 즉 ‘잘 운동하게 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신체의 평형과 자세를 정밀하게 조정하는 동시에 수의운동을 조정하며, 골격 근육의 긴장도를 상황에 따라 조절해 준다.

위급한 상황이나 긴장 상황에 처해 대중 앞에 나서야 할 때, 인간의 소뇌는 크게 두 가지 행태를 보인다. 하나는 골격 근육에 힘을 주어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골격 근육에 맥이 빠진 채 몸의 균형을 잃는 것이다. 두 번째 경우, 통상 휠체어나 119응급침대가 동원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 정말로 힘이 들거나 두 번째 경우다. 어느 쪽일까?

소뇌가 너무 유약해 검찰 출두할 때와 출소할 때 행동이 현격히 다른 부정의 오피니언 리더들, 특히 유독 카메라에 확실히 포착됐던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심심한 동정의 감을 보낸다. 설령 그 행동이 진정이거나 작위적이라 하더라도 말이다.
bscheun@hanmail.net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