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초청으로 지난 중국을 방문한 모습. 김정은 위원장은 방중 기간동안 시진핑 주석과 회담, 만찬, 오찬 등을 했으며 중국전통약품생산 공장을 둘러봤다.출처=노동신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초청으로 지난 중국을 방문한 모습. 김정은 위원장은 방중 기간동안 시진핑 주석과 회담, 만찬, 오찬 등을 했으며 중국전통약품생산 공장을 둘러봤다. 출처=노동신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 후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한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초청으로 20~21일 이틀간 북한을 국빈 방문하는 시진핑 주석의 행보애 대해 미중 무역전쟁 담판을 앞두고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 주석은 방북을 하루 앞두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기고문에서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대화와 협상에서 진전을 이루도록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최고지도자가 G20 정상회의를 불과 9일 앞두고 전격 방북에 나서고 북한 매체 기고를 통해 한반도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다분히 미국을 겨냥한 행보란 분석이다.
 
그는 "중국 측은 조선 측이 조선반도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올바른 방향을 견지하는 것을 지지하며, 대화를 통해 조선 측의 합리적인 관심사를 해결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조선 측 및 해당 측들과 함께 의사소통과 조율을 강화하고, 조선반도 문제와 관련한 대화와 협상에서 진전이 이룩되도록 공동으로 추동함으로써 지역의 평화와 안정, 발전과 번영을 위해 적극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시 주석과 전화통화를 했다고 밝힌 뒤 "우리는 일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확대된 회담(extended meeting)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담에 앞서 양국의 팀이 협상을 시작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28~29일 오사카(大阪)에서 개최되는 G20정상회의에서 양국의 무역 분쟁과 북한 비핵화 문제 등이 주요 의제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미중간 정상회담에서의 무역협상 타결을 기회가 마련되면서 미중 양측은 G20정상회의를 앞두고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는 분위기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국면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시 주석은 이번 방북을 통해 북핵 문제를 미중 갈등 해결의 지렛대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중국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내 한반도 문제의 중재자 역할을 과시하며, 미국과의 무역 갈등 속에 돌파구를 마련하고 자신들의 입지를 높이기 위한 다목적 포석이 깔려있다는 평가다.

시 주석은 기고문에서 '북핵 대화 재개'라는 미국의 입장을 지지하면서도 비핵화 방법론에서는 북한 편을 들고 있다. 

아울러 이번 시진핑 주석의 방북에서 북미대화 재개와 3차 북미 정상회담으로 가는 긍정적인 모멘텀이 마련될 수 있을 지는 북한의 향후 행보에 달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북중 정상이 접경지역 경제 협력 구상을 얼마나 구체화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신의주시를 '국경관문도시'로 탈바꿈하기 위한 건설총계획 추진을 지시하면서 "몇해 안에 반드시 결실을 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신의주시 철도역과 의주비행장의 현대화 개건, 호텔과 백화점 건설 등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김 위원장이 가장 관심을 쏟고 있는 지역은 삼지연군으로, 삼지연군건설 현장을 시찰하며 사업 진행 상황을 챙기고 있다. 지난 4월 시찰에서는 "당 창건 75돌(2020년 10월10일)까지 삼지연군건설을 결속해 삼지연군을 현대문명이 응축된 산간도시로 내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신의주를 첨단산업과 무역, 관광산업 등이 결합된 복합경제개발구로 건설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중국 단동을 거쳐 연 평균 약 1000만명이 방문하는 신의주를 국제도시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지연군을 비롯한 백두산 인근 역시 북한이 핵심 관광도시로 개발하고 있는 곳이다. 특히 삼지연과 연관성이 큰 무봉국제관광특구의 경우 중국과 합장하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관광특구는 이처럼 북중 간 협력이 가장 손쉽게 이뤄질 수 있는 지역이다. 
 
김 위원장은 이달 초 자강도 일대를 시찰하며 강계시와 만포시 건설총계획 추진을 지시했다. 또 강계정밀기계종합공장, 장자강공작기계공장, 2·8기계종합공장, 강계뜨락또르(트랙터)종합공장, 평남기계종합공장 등을 연이어 시찰하며 시설 현대화와 노력 동원을 독려한 바 있다.

자강도는 공업 밀집 지역 가운데 하나로 북한은 이곳에 위원공업개발구와 만포경제개발구 등의 개발구 건설을 계획 중이다.  

하지만 이같은 계획은 국제사회의 포괄적 대북제재가 시행되면서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삼지연과 원산 등 일부 지역에서만 당 창건 75주년에 맞춰 체제 선전에 활용하려는 목적으로 역량을 총동원해 추진하고 있다.

시 주석은 이번 방북에 북한의 경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구체적 계획을 전달할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중국도 동참하고 있는 만큼 직접적인 경제 지원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수교 70주년이 되는 해에 처음으로 방문하는 만큼 예상 밖의 지원책을 내놓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중 정상이 당장 가시적인 협력 방안을 밝히지 못하더라도 신의주, 삼지연, 자강도 등 북중 접경을 중심으로 포진한 특구·개발구 개발 협력 등에 대한 의견을 심도 있게 논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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