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판화가 이철수(61)가 21일부터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1관에서 대규모 판화전을 연다. '네가 그 봄꽃 소식 해라'를 타이틀로 205점을 내놓는다.

"지난 3년간 혼신의 힘으로 온 마음을 다해 새겨낸 오롯한 신작전"으로 '대종경 판화 연작'전으로 선보인다. 원불교 100주년 기념성업회가 주최하는 전시다. 원불교 경전인 '대종경'의 뜻을 새긴 신작들과 함께 원불교 대종경 사료도 전시한다. 대종경 초기 필사본과 영인본 8권을 만나볼 수 있다.

이씨는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원불교의 가장 핵심적인 가르침과 말을 각기 다르게 그려냈다"며 "종교적 메시지를 예술적 서사로 재구성한 이 전시는 종교와 예술의 융합으로 21세기의 새로운 정신성을 공유하는 자리"라고 소개했다.

1980년대 민중미술 흐름 속에 두각을 드러난 이씨는 대중판화를 개척했다. 1981년 첫 개인전을 통해 현실변혁운동에 동참한 그는 1988년 생명의 본질에 대한 관심으로 판화영역을 확대했다.

'이철수 판화'는 따뜻하고 정겹고 진지하고 때로 초월적이기도 하면서 쓸쓸하다. 또 간결하고 단아한 그림과 선가의 언어방식을 끌어온 촌철살인의 화제들, 시정이 넘치는 짧은 글이 어우러져 '판화로 시를 쓴다'는 평판을 듣고 있다.

거친 목판화처럼 굵고 강직하게 소리를 내온 그는 이제 낮은 목소리로 존재의 경이와 삶의 긍정을 말하고 있다.

이철수씨는 "제천 외곽의 농촌마을에서 아내와 함께 농사를 짓고 판화를 새기고 책을 읽으면서 조용히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전시는 11월3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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