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후반 전국에 있는 대본소를 점령하고 시대를 풍미했던 만화 <공포의 외인구단>을 기억할 것이다.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주인공 오혜성은 프로야구 투수로 성장한다. 그러나 혜성의 어깨는 이미 투수라는 보직을 수행하기에는 형편없이 망가진 상태였다. 결국 어깨수술을 받고 타자로 전향한다. 여기에서 비극이 시작된다. 마지막 경기에서 '수비수'로 나선 혜성은 마통탁의 타구를 맞고 실명한다. 사랑하는 엄지의 얼굴도 보지못하는 장님이 된 혜성을 본 엄지는 결국 미쳐서 요양원 신세가 된다. 주인공들의 광기에 가까운 집착과 욕망이 이끌어낸 이 만화의 결말은 결국 비극, 새드엔딩이었다.

류현진 선수가 '드디어' 홈런을 쳤다. 만화같은 홈런이다. 아무리 투수라지만 그래도 남들은 한 두개 치는 홈런이거늘 그게 그토록 어려웠나보다. 몇 년 전 류현진의 어깨수술 소식이 들렸을 때,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소 회의적이었다. 선수생명이 달려있는 어려운 결단이었지만 류현진은 멋지게 돌아왔다. 팬들은 남은 포스트시즌과 자유계약에서의 신경전에서도 선전하기를 기원한다. 류현진의 스토리는 해피엔딩을 향해 무섭게 질주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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