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숙 사단법인 제주올레 이사장이 제주 바당(바다의 제주어) 올레길에서 만난 해녀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 '숨, 나와 마주 서는 순간'(사진·북하우스)을 11일 펴냈다.

서 이사장은 제주올레길을 통해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던 제주 구석구석에 올레꾼들을 불러들여, 제주 여행 패러다임을 바꾸고 제주 이주 열풍을 일으킨 주인공.

그래서 이 책에는 바닷길 '올레'에서 그가 만난 해녀의 이야기가 진지하게 그려져 있다.

아흔두 살 최고령 해녀부터 해녀 명함을 갓 찍어낸 초보 해녀 이야기, 작업 영역 침범에 대해서는 무엇보다 강하게 반응하면서도, 마을 학교 재건을 위해 얻은 소득을 기부하고, 또 초보 해녀의 빈 망사리를 자기가 잡은 물건으로 채워주고, 나이 든 해녀들을 위해 수심은 얕지만 해산물이 풍성한 바다인 ‘할망바당’을 내어주는 자매의 이야기 등이 담담하게 그려져 있다.

또 1년여를 끈 일제하 해녀항쟁, 4·3때 마을의 거의 모든 남자들을 잃고도 무남촌 마을을 재건한 북촌리, 남해안·동해안은 물론 독도·일본·블라디보스톡까지 진출해 온 가족을 먹여살린 제주판 파독 간호사 출가해녀 등 제주의 역사까지 두루 담았다.

서 이사장은 이미 제주올레길을 내게 된 사연과 제주올레 초창기 이야기를 담은 '놀멍 쉬멍 걸으멍 제주 걷기 여행'(2008년), 제주올레길을 지켜가는 사람들과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꼬닥꼬닥 걸어가는 이 길처럼'(2010년), 제주의 먹거리를 비롯한 음식에 얽힌 에피소드를 담아낸 '식탐'(2012년)을 발간해 제주의 문화와 가치를 소개하고 있다.

서 이사장은 “제주 경제의 핵심적 역할을 해온 해녀는 제주의 성격을 대표하는 제주의 원형질”이라며 “제주 해녀를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제주를 이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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