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 밴드 U2가 한국을 찾았다. 데뷔 43년만의 내한공연이라고 하니 팬들의 입장에선 늦었다 싶기도 하지만, '폴 메카트니(비틀스)'가 다녀가고 '퀸'의 내한공연이 예정된 지금, 역대급 록밴드가 이렇게 방문해준 정도만 해도 차라리 감사할 일이다.

8일 고척 돔구장에서 펼쳐진 이 역사적인 내한공연에서 그들이 던진 메시지는 '평등'이었다. 여성 인권과 평등에 기여한 인물들이 무대 배경화면에 펼쳐지고 “우리 모두가 평등해질 때까지는 우리 중 누구도 평등하지 않다”는 글씨가 새겨졌다. '유 투'의 밴드명에서 '미 투'까지 연상 시키는 기획을 해냈으니, 지구촌 곳곳에 만연한 기아와 빈곤, 기만과 위선을 노래에 담아 불러왔던 그들답다.

U2가 공연한 8일은 공교롭게도 존 레논이 사망한 날이다. 존 레논이 생전 노래에 담아 외쳤던 '평화'는 불멸의 명곡으로 남아 아직도 불리우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가 남긴 무수히 많은 업적을 먹칠하는 유산이 있었으니 '션 레논'이라는 아들이다. 여자친구의 '일본 전범기' 문양을 옹호하면서 불거졌던 논란 이후 이 철부지 아들이 정신을 차렸다는 소식은 아직 들려오지 않고 있다.

U2의 내한공연이 있기 며칠 전, 이번에는 또 다른 살아있는 전설 '메탈리카'가 '전범기' 논란에 휩싸였다. 공식 SNS에 일본 전범기 디자인이 담긴 사진을 올렸다. 작고한 유명 서핑 챔피언을 추모하는 제품기획이라고 하지만, 세 번의 내한공연에서 받은 한국 팬들의 열렬한 환영과 그동안 앨범에 담아왔던 전쟁 반대의 주제를 배반하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션 레논과 메탈리카의 전범기 논란의 기저에는 논란 당사자들의 '무지'와 '편견'이  잠재하고 있다. '하켄 크로이츠'가 2차 대전 전범국의 상징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으면서도, '욱일기'가 같은 시대 아시아에서 만행을 저지른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이라는 것까지는 인식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건 달라"와 "그건 너희 사정"이라는 편견의 심리도 작용하지 않았을까.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다. 유명 뮤지션의 아들이라면, U2 못지 않은 관록의 록밴드라면 드러내지 않아야 할 '무지'다. U2 만큼 너희들도 배우길 바란다. You T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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