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수출 전년 동월비 3.3% 감소...코로나19 영향 가시화

1일 새벽 1시 5분 반도체와 전자장비 관련 화물을 포함해 총 60여t의 화물을 실은 아시아나항공 OZ987편(보잉747)이 인천공항을 출발해 중국 상하이에 도착한 모습. 아시아나항공 제공
지난 1월 반도체와 전자장비 관련 화물을 포함해 총 60여t의 화물을 실은 아시아나항공 OZ987편(보잉747)이 인천공항을 출발해 중국 상하이에 도착한 모습. 

코로나19 사태에도 올해 1분기까지 경상수지는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다. 다만 세계교역량이 둔화하고 있고, 반도체·석유제품 단가가 하락하면서 1분기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7년만에 최소 수준을 나타냈다. 무역적자와 배당금 지급 영향이 겹치면서 4월 경상수지는 적자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치 통계에 따르면 3월 경상수지는 62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흑자 폭은 지난해 3월(50억4000만달러)와 비교해 11억9000만달러 증가했다.

상품 수출입 차이인 상품수지 흑자가 작년 대비 축소됐지만 서비스수지 적자가 감소하고 본원소득수지가 흑자로 전환한 영향에 따른 것이다. 상품수지 흑자는 70억달러로 1년 전(83억4000만달러)보다 13억4000만달러 줄었다.

수출이 464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3.3% 줄어 코로나19에 따른 영향이 일부 가시화했다. 통관 기준으로 대중국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6.2% 줄어든 반면 미국(16.8%), 유럽연합(9.5%) 등 다른 주요국으로의 수출은 늘어났다. 대중 수출을 빼고는 3월까지는 코로나19에 따른 수출 타격이 본격화하지 않았다.

반도체·석유제품 등 주요 수출품목의 수출단가가 떨어진 것도 3월 수출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은 394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0.6% 줄었다. 반도체 제조장비 등 자본재 수입이 증가했지만 원유 등 원재자와 소비재 수입이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

서비스수지는 14억6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지만 적자 폭은 1년 전보다 6억4000만달러 감소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여행 수입과 지출이 모두 급감하면서, 여행수입 감소폭이 지급 감소폭보다 여행수지 적자가 3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2억달러 증가했다.

반대로 임금·배당·이자의 움직임인 본원소득수지는 전년 동기 6억1000만달러 적자에서 올해 3월 9억3000만달러 흑자전환했다. 외국인 투자기업의 수익성이 나빠지고 환율이 올라 배당금을 지급할 유인이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아울러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도 5억5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지만 적자폭은 지난해보다 4억1000만달러 감소했다.

올해 1분기를 기준으로 한 경상수지 흑자는 136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121억9000만달러)보다 14억2000만달러 증가했다.

그러나 4월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상수지가 적자로 전환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외국인 배당 지급으로 본원소득수지 적자 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미 집계된 4월 무역수지가 9억5000만달러 적자로 99개월 만에 흑자 행진을 멈춘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4월 경상수지는 외국인 배당 지급 확대와 수출 악화로 3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한은 측은 "코로나19는 3월 중 대중 수출을 중심으로 상품수지에 제한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4월 들어선 미국, 유럽연합 수출이 모두 감소해 상품수지에 미치는 영향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4월 무역수지 적자로 경상수지도 적자를 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3월 중 57억7000만달러 늘었다. 직접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34억6000만달러, 외국인 국내투자는 9억9000만달러 증가했다.

증권투자는 글로벌 주가 하락에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가 13억3000만달러 줄었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89억6000만달러 급감해 1980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코로나19에 글로벌 경기침체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에 외국인이 국내에서 주식자금을 빼간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은 "외국인 주식투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감소폭이 확대됐으나, 외국인 채권투자는 공공자금 유입을 중심으로 증가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 파생상품 거래 관련 증거금을 납입하며 3월 내국인의 해외 기타투자는 169억8000만달러 증가했다. 은행의 단기차입이 늘어난 탓에 해외 투자자의 국내 기타투자도 147억4000만달러 늘어났다. 파생금융상품은 23억3000만달러 증가했다. 외환보유액에서 환율 등 비거래요인을 제거한 준비자산은 89억2000만달러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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