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화웨이에 시스템 반도체 공급 차단나서며 제재
화웨이, 삼성·SK의 주요 고객사…매출 타격 가능성↑
신한금투 "화웨이 제재에 삼성전자 반사이익 예상"

미국 정부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시스템 반도체 공급을 차단하는 강도 높은 제재에 나섰다. 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시스템 반도체 공급을 차단하는 강도 높은 제재에 나섰다. 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시스템 반도체 공급을 차단하는 강도 높은 제재에 나섰다. 화웨이가 국내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요 고객사이며 경쟁사인 상황에서 우리기업에 끼칠 영향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3일(현지시간) 화웨이 등 중국 통신장비업체와 미국 기업 간 거래를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2021년 5월까지로 1년 추가 연장했다.

미국 상무부는 화웨이 생산품이 국가안보상 위협이 된다는 명분을 들며 화웨이가 미국 이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회사에 반도체 제작을 의뢰할 수 없도록 했다. 여기에 화웨이가 미국의 특정 소프트웨어와 기술도 취득할 수 없도록 막으면서 중국 내수 시장에서 화웨이의 입지가 크게 위축될 것이란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5월에도 화웨이와 화웨이 계열사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린 바 있다. 이에 화웨이는 하드웨어 공급에 차질을 빚자 대만의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인 TSMC에 위탁 생산을 맡기는 방식으로 미국의 반도체를 공급받아 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번 미국의 조치는 지난해보다 더욱 강화돼 TSMC를 비롯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화웨이에 더 이상 반도체 공급을 할 수 없게 됐다고 보고 있다. 미국 정부가 우리나라 공장에서도 미국 기술을 활용해 생산한 반도체 칩과 소프트웨어 판매를 허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자사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낸드플래시(전원이 꺼져도 저장한 정보가 사라지지 않는 메모리 반도체)를 탑재해 왔다. 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 26조9900억원 가운데 12조5700억원(약 50%)이 중국에서 나오기도 했다.

삼성전자도 화웨이가 주요 고객사중 한 곳인만큼 매출의 여파가 클 것이란 예상도 있다.

다만 이와 관련해 신한금융투자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반사이익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8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화웨이 제재 초기에 반사이익을 경험했다"며 "화웨이와 애플의 판매 차질 시 삼성전자가 이에 따른 수혜를 볼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 2018~2019년 미중 무역분쟁 당시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시장 점유율은 2018년 4분기 18%에서 2019년 2분기 22%까지 늘어났다.

최 연구원은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 때 삼성전자 스마트폰 부품주는 IT 섹터에서 홀로 주가가 상승했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삼성전자가 화웨이의 시장점유율을 뺏을 수 있는 기회라는 주장도 있다.

실제로 미국의 화웨이 1차 규제 이후, 올해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삼성이 1등, 화웨이가 2등을 차지했다. 특히 삼성은 그 사이에 유럽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소폭 상승하기도 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화웨이 제재로 인한 반사이익을 확실하게 누리기 위해서는 중국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야 하는데, 이번 제재가 중국의 애국 소비심리를 부추길 가능성이 있어 점유율 확대가 바로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장 화웨이 제재가 국내 기업에 반사이익으로 돌아올 수는 있다”면서도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더 심화될 경우 장기적으로 국내 기업에 미칠 악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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