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이트뉴스 이준혁 기자] 사업비로도 가구수로도 대규모라서 '단군 이래 최대 재개발 사업'으로 불렸던 총 사업비 7조원 규모의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은 현대건설이 시공을 하게 됐다. 이에 따라 한남3구역은 향후 '한남 디에이치 더 로얄'로 탈바꿈하게 된다.

한남3재정비촉진구역(이하 한남3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은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남쪽 1층 A홀서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임시총회를 개최했다. 시공사가 되고자 응찰한 건설사는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이상 기호순)이다.

이날 총회는 한남3구역 조합원 총원 3842명 중에 72.9%에 해당되는 2801명이 투표 절차에 참여했다. 2801명 중에는 사전 의사표현을 마친 66명도 포함된다. 코엑스에서의 현장 투표에는 정식 절차를 밟아 대리인의 형태로 참석한 68명을 포함해 2735명이 참석했다.

◇한남3구역재개발촉진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이수우 조합장이 결선투표서 현대건설이 시공사로 최종 선정됐음을 선언 중이다. (사진=이준혁 기자)
◇한남3구역재개발촉진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이수우 조합장이 결선투표서 현대건설이 시공사로 최종 선정됐음을 선언 중이다. (사진=이준혁 기자)

◇1차투표로 고배를 마신 후보는 GS건설

시공사 선정 안건에 대한 투표는 1차투표와 2차투표를 함께 행하는 형태가 됐다. 1차투표는 자신이 선호하는 건설사를 투표하는 형태로, 개표 후 과반 득표한 건설사가 있다면 시공사 선정은 종료된다.

2차투표는 하긴 하되 1차투표로 과반을 득표한 건설사가 없다면 1·2위 건설사를 확인한 후 개표하며 세 장(현대건설과 대림산업중 1개사 선택, 현대건설과 GS건설중 1개사 선택, 대림산업과 GS건설 중 1개사 선택)의 용지에 두 건설사 중에 더욱 선호하는 건설사를 골라 투표를 하는 방식이다.

이에 대해 조합은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고 참석 인원이 2500명이 초과된 수라 안전 및 시간 단축 등 사유를 이날 1·2차투표 동시 진행의 이유로 들었다.

오후 6시20분 무렵 1차투표 결과가 나왔다. 과반 득표사 없어 2차투표를 해야 하며, 1차투표로 고배를 마신 건설사는 GS건설이 됐다. 현대건설 1167표, 대림산업 1060표, GS건설 497표가 나왔다. GS건설이 다른 두 건설사에 비해 꽤 처지는 가운데,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은 박빙 구도가 됐다.

◇한남3구역재개발촉진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관계자가 개표 중간에 나와 개표 진행 상황을 설명 중이다. (사진=이준혁 기자)
◇한남3구역재개발촉진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관계자가 개표 중간에 나와 개표 진행 상황을 설명 중이다. (사진=이준혁 기자)

◇2차투표 결과 현대건설이 수주…대림산업과 득표 차이는 적어

1차투표 용지는 흰색이고 2차투표 용지는 청색이다. 1차투표 후 개표 과정 중 조합 관계자는 종종 마이크를 잡고 "하얀 종이(1차투표 용지)를 열심히 개표 중인데 파란 종이(2차투표 용지)를 개표해야 할지 애매하다"고 말했다. 다만 개표 완료 결과 결국 과반 득표 건설사는 없었고 2차투표 용지의 한 종류인 '현대건설 Vs 대림산업' 용지가 개표됐다. 

1차투표와 비교하면 상당히 빠른 개표가 진행됐고 6시55분쯤 대망의 최종 결과가 나왔다. 1409표를 득표한 현대건설이 1258표를 득표한 대림산업을 제치고 한남3구역 시공권 수주에 성공한 것이다. 134표는 무효표다. 무효표를 포함해도 현대건설 득표율은 50.30%로 과반이었다. 한남3구역 일대의 '한남 디에이치 더 로얄' 변신이 확정되는 순간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수주 이후 "북확실한 대외 환경 속에서도 차별화된 설계와 공사비, 마감재, 사업비, 이주비, 분담금, 상업시설, 그리고 대물변제까지 모든 면에서 완벽하고 차별화된 사업조건을 제안했다"며 "향후 대한민국 대표 랜드마크로 거듭날 한남3구역 사업 성공 완수를 위해 글로벌 건설명가 현대건설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조합의 권고 마감 수준을 100% 동등 이상으로 지키면서 조합 예정가격 대비 1500억원 가량 절감되는 1조7377억원을 제안했다. 또한 기본 이주비 LTV(주택담보대출) 40% 이외에 추가 이주비 LTV 60%의 책임 조달 공약을 걸었다. 사업촉진비 5000억 원과 '분담금 입주 1년 후 100% 납부' 등의 조건도 제시했다. 환급금이 발생하면 일반분양 계약 시 해당 금액의 50%를 선지급한다는 제안도 추가했다.

​​​​​​​◇21일 오후 코엑스 남쪽 1층 A홀 입구. 한남3구역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임시 총회가 진행 중인 가운데, 입장자들은 코로나19 관련 질의에 답해야 하고 조합 측에서 마련한 절차의 소독 등을 마치고 입장을 해야 한다. (사진=이준혁 기자)
◇21일 오후 코엑스 남쪽 1층 A홀 입구. 한남3구역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임시 총회가 진행 중인 가운데, 입장자들은 코로나19 관련 질의에 답해야 하고 조합 측에서 마련한 절차의 소독 등을 마치고 입장을 해야 한다. (사진=이준혁 기자)

◇많은 우여곡절 접고 현대건설 시공으로

한남3구역은 지난 2003년 뉴타운에 지정된 이후 2009년 정비구역 지정, 2012년 조합설립인가, 2017년 서울시 건축심의 통과, 올해 3월 말 사업시행 인가 등의 기나긴 절차를 거쳤다.

시공사 선정은 10개월이 걸렸다. 지난 8월말 처음 공고를 냈지만, 국토교통부와 서울특별시가 당시 수주전이 과열되고 있는 상황을 이유료 입찰 무효를 택했기 때문이다. 이후 한남3구역 시공사 선정은 재입찰 준비, 검찰 수사, 재입찰 진행, 이에 더해 코로나19 확산 사태 등으로 계속 시일이 늦춰졌다.

이날 시공사 선정 총회도 열리기 어려울 뻔했다. 

당초 조합은 이날 용산구 효창운동장서 총회를 열려 했지만,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른 공공시설 휴장으로 대관이 취소됐다. 이에 코엑스로 옮겨 총회를 열려 했지만, 코엑스의 소재지 관청인 강남구도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라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고, 이에 코엑스는 대관계약 취소를 통보했다.

다만 조합은 코엑스에 이날 행사 주최자로 문제가 생길 경우 어떤 책임도 지겠다는 각서를 쓰고 밤새 설득했고, 결국 우여곡절 끝에 당초 사용하려던 공간 대관을 최종 승락받았다.

그러나 강남구는 이날의 임시총회 개최와 관련해 "(조합에 부과한) 집합금지 명령 후 입장 바꾼 적 없다"며 "총회가 강행된 만큼 법규상 벌금이 부과된다"고 말했다. 강남구는 총회가 시작되기 전에 총회 현장의 입구에서 소속 공무원들이 직접 배회하는 모습을 짧게 보이기도 했다. 

한편 국내의 관심이 모인 한남3구역 재개발 정비사업은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39만3815㎡ 부지에 지하 6층∼지상 최고 22층, 총 197개 동, 5816가구(임대 876가구 포함)와 근린생활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공사 예정 가격은 1조8880억원, 총 사업비는 7조원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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