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민주화 시위에 이어 중국정부의 홍콩 보안법이 구체화 되면서 제2의 홍콩 엑소더스가 시작되는 모양이다.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면서 1차 엑소더스가 일어나 캐나다 부동산값이 들썩들썩했던 일을 기억하는 분들은 이번 2차 엑소더스가 왜 시작되었는지 직관적으로 짐작하실 것이다.

현재 중국이 추진하는 홍콩보안법이 실제 시행되면 홍콩은 우선 심리적으로 자유로운 땅이 아니다.

애초 영국이 실험하던 '무세금의 섬, 자유의 땅' 홍콩의 환상은 사실상 끝이라고 보는게 현실에 부합할 것 같다. 일국양제의 약속을 중국이 어겼느니 하는 문제는 영국이나 미국이 할 얘기니 우리까지 이러쿵 저러쿵 말을 보탤 것은 없다. 핵심은 홍콩의 금융허브 기능이 과연 어디로 옮길까 하는 점이다.

당장 미국이 홍콩의 특별지위를 없애면 당장 미중무역의 중간지대에서 과실을 따먹던 홍콩의 특혜는 모두 사라진다. 미국은 이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50년 넘도록 홍콩은 페이퍼 컴퍼니 자유설립을 비롯해서 금융의 허브로서 아시아 중심이었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가 이를 따라잡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 했지만 홍콩의 지위는 막강했다. 세계 100대 은행중 70개 은행이 홍콩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는 것이 이를 보여준다.

이제 홍콩은 어디로 갈까?

정확히 말하면 홍콩이 감당했던 아시아 금융허브의 기능은 어디로 갈까? 이것이 우리들의 관심을 사는 일이다.

도쿄에서 열의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미 싱가폴로 기울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우리나라에서는 부산시에서 벌써부터 제2의 홍콩이 되겠다고 각종 당근을 제시하고 있다. 25년간 사무소 무상임대는 물론 3년간 세금면제 등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는데, 세계 제1의 공항을 보유한 인천은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필자가 잘 몰라 이런 걱정을 하는 것이면 참 좋겠지만 아직까지 인천시가 뭔가를 추진한다는 얘기를 들어보지 못했다.

홍콩 증시에는 2018년 기준으로 2315개 기업이 상장됐다고 한다. 시가총액이 자그마치 3조9000억달러로 우리나라 전체 GDP의 두배가 넘는다. 해지펀드도 400개가 넘게 운영된다고 한다. 이들이 핵심적으로 보는 것은 자본의 이동에 대한 자유와 편리한 입출국이다.

인천은 제2의 홍콩이 되기에 충분

인천보다 더 뛰어난 국제공항을 아시아에서 찾아볼 수 없는 것처럼 몇가지만 생각하면 인천은 제2의 홍콩이 되기에 충분하다. 중국으로 통하는 금융관문의 근접성, 송도의 채드윅, 청라의 달튼, 중구에 위치한 화교중산학교 등의 국제학교와 송도의 아메리칸 타운 아파트 단지, 청라와 영종신도시는 투자유치를 위한 기본적인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여기에 남북의 영구적 평화가 장착된다면 세계 금융허브로써도 최고의 입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수도권 인구과밀 억제라는 규제부터 각종 금융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문제는 발빠르게 선결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정부도 이러한 홍콩의 변화에 적극 대처했으면 좋겠다. 특정한 어느 지역을 도와주는 방식이 아니라 '경쟁해서 선택되면 정부도 돕겠다'는 정도의 메시지는 주어야 지역들도 분발해서 거기에 부응하지 않겠는가.

대한민국 신성장 동력이 될 먹거리인 홍콩 금융자본유치, 인천의 부흥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남 영 희
-더불어민주당 인천 동‧미추홀구(을) 지역위원장-
-UN해비타트 수석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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